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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국립 서울 현충원 앞에서 벌어진 보수단체의 '김대중 묘 파헤치기' 퍼포먼스 현장(www.mongu.net/554)
지난 10일 국립 서울 현충원 앞에서 벌어진 보수단체의 '김대중 묘 파헤치기' 퍼포먼스 현장(www.mongu.net/554) ⓒ 미디어 몽구

보수단체가 국립 현충원 앞에서 "김대중의 묘를 파겠다"며 벌인 퍼포먼스와 이를 수수방관한 경찰에 대해 한명숙 전 총리가 분노를 표시하면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한 전 총리는 13일 오후 자신의 블로그(www.hanms.net)에 올린 글에서 "무덤을 파헤치다니, 기가 차서 억장이 무너진다"고 한탄했다.

 

한 전 총리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무슨 이유로 낫과 곡괭이를 들어 돌아가신 분의 묘를 욕보이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라며 "돌아가신 분에 대한 예절은 시공간을 막론한 동서고금의 미덕"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생토록 빨갱이라는 거짓 허울에 아픔을 당하신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이제 마지막 영면의 자리마저 능욕을 당하시니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 원통하고 노여움에 눈물이 난다"며 "노무현 대통령님의 분향소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님이 누워 계신 국립 현충원에서도 보수라는 이름의 단체가 망자를 욕보였다"고 개탄했다.

 

한 전 총리는 "그 망동의 현장에는 말끝마다 법치를 앞세워온 이명박 정부의 경찰력이 언제나처럼 함께 있었다"며 비난의 화살을 경찰쪽으로 돌렸다.  

 

한 전 총리는 경찰을 향해 ▲법적 절차를 마친 합법적 집회였는지 여부 조사 ▲현충원을 참배한 시민이 폭행을 당할 때 수수방관한 경찰의 직무유기 사유 조사 ▲집단 폭행을 가한 단체에 대한 철저한 수사 등을 촉구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의 국장을 앞두고 "예우를 받으실 만한 업적을 갖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남은 사람들의 도리'다, 라고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고 한 말을 인용한 한 전 총리는 "'남은 사람들의 도리'란 것이 결국 이것이냐, 대통령이 말한 '예우'를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거냐"고 따졌다.

 

가짜 묘 파헤치기 퍼포먼스... 참배객 집단구타

 

문제가 된 보수단체의 시위는 블로거 기자 '미디어 몽구(www.mongu.net)의 보도로 인터넷에 알려졌다.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보수국민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150여 명은 지난 10일 국립 서울 현충원 앞에 가짜 묘를 만들고 낫과 곡괭이로 이를 부수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를 파헤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당초 국립현충원 안으로 진입하려 했으나 제지당했다. 이들은 김 전 대통령이 현충원에 안장된 것을 '친북세력의 알박기'라고 비난하면서 김 전 대통령 묘를 광주 망월동 묘역으로 옮기라고 요구했다.

 

'미디어 몽구'에 따르면, 이날 시위 참가자들은 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나오는 한 시민을 아무 이유 없이 집단 폭행해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현충원#김대중 묘소#한명숙#보수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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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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