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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법원이 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나라당 박종희 의원의 의원직 상실형(벌금 300만 원)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박 의원의 지역구인 수원 장안에서도 10.28 재보선이 치러지게 됐다.

 

박 의원의 의원직 상실은 10월 재보선 지역구가 3곳(안산 상록을, 강원 강릉, 경남 양산)에서 4곳으로 한 곳 늘어난다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선다. '민심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수도권 지역이 두 곳으로 늘어나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미니 총선'이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여야는 사활을 걸고 선거전에 임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특히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참패를 면치 못한 한나라당으로선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선거전이 돼 버렸다. 정치권 안팎에서 '거물들의 귀환'이 점쳐지는 이유도 여기 있다.

 

그래서 벌써부터 여야 모두 필승 카드로 대선후보급 주자를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에선 '대룡' 손학규 전 대표가, 한나라당에선 '잠룡' 강재섭 전 대표의 이름이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민주당] '대룡' 손학규 복귀 여부 주목... "판이 커질 것"

 

박종희 의원의 의원직 상실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민주당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후 당무위원회에서 "이제부터는 재보선 준비에 열심히 나서야 할 타이밍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10월 재보선은) 정치보복으로 인한 노 대통령의 서거, 언론악법 날치기 등 악법 밀어붙이기, 민생악화에 대한 심판의 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10월 재보선에서 민심이 그대로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고, 청와대가 친서민-중도실용을 표방하며 민생행보를 강화하고 있어 쉽지 않은 선거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주요당직자는 "수원 장안이 재보선에 포함되면 선거판 전체가 달라지게 된다"며 "한마디로 판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10월 재보선 필승 전략으로 '은둔한 거물급'을 모셔와야 한다는 얘기가 벌써 나돌고 있다. 1순위는 단연 손학규 전 대표가 꼽힌다.

 

손 전 대표는 대선패배 후 강원도 춘천 인근 대룡산 기슭으로 내려가 14개월째 칩거하며 와신상담하는 중이다. 경기도지사를 지낸 그가 돌아와 수원 선거전에 나선다면 승산이 매우 높다는 게 민주당 안팎의 시각이다.

 

완전한 정계은퇴를 선언하지 않은 손 전 대표로서도 10월 재보선은 하늘이 준 기회다. '백의종군'하다가 전장에 나가 민주당 승리에 기여한다면, 단번에 '장수급' 지위를 회복할 수도 있다. 이처럼 민주당과 손 전 대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손학규 출마설'은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 

 

[한나라당] '잠룡' 강재섭 전 대표 출마설... "전략공천 할 수도"

 

한나라당도 신경을 곧추세우고 있다. 민주당에서 손학규 전 대표 등 거물급이 출마할 경우 '체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오는 인물이 여권의 '잠룡' 강재섭 전 대표다.

 

강 전 대표는 전국구로 정계에 입문해 대구 서구에서 내리 네 번 당선한 5선 의원 출신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불출마선언을 한 뒤 정중동 행보를 하다 지난 2월 여의도 연구재단 '동행' 사무실을 내고 정치활동을 사실상 재개했다.

 

'친이'의 한 핵심 의원은 "오래 전부터 강 전 대표의 주변에서 지역구를 대구에서 수도권으로 옮길 것을 강하게 설득해왔다"고 말해 강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에서도 강 전 대표에게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보선 공천심사위원장인 장광근 사무총장은 말을 아꼈다. 장 사무총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박종희 전 의원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당으로선 또 하나의 짐이 지워졌다"며 "(공심위에서) 논의해서 바로 공천 신청 공고를 내겠다"고 말했다.

 

강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상대 당의 흐름을 살펴보겠지만, 거기(민주당 출마 후보)에 맞춰서 공천을 한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경우에 따라선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당내에선 강 전 대표 외에 수원 영통에서 출마했던 박찬숙 전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안산 상록을'도 영향 받을 듯... '메이저리그' 이뤄질까

 

한편 수원 장안 지역구가 '거물들의 귀환장'으로 주목받으면서 바로 옆 안산 상록을 지역구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의 '마이너리그' 선거구도가 '메이저리그' 구도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초 민주당에선 수도권 선거구의 중요성 때문에 김근태 전 장관, 안희정 최고위원을 앞세운 '전략 공천설'이 떠돌았다. 하지만 당사자들이 '이적'을 고사하는 가운데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당내에서는 김재목 지역위원장과 윤석규 전 청와대 행정관,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 등이 공천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2곳을 모두 이기기 위해서는 '필승 후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다시 나올 수 있다. '손학규'에 이어 '지명대타'로 김근태 혹은 안희정의 '차출'도 원점에서 거론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다. 현재 안산 상록을은 이진동 전 한나라당 상록을 당협위원장, 송진섭 전 안산시장, 김교환 전 안산시의회 의원, 김석훈 전 안산시의회 의장, 김진옥 대한장애인역도연맹 회장, 윤문원씨, 임종응 전 박순자 최고위원 보좌관과 비공개 신청자 1명 등 모두 8명이 공천신청을 했다.

 

그러나 이곳 역시 전략공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공천을 마치면 그 결과에 따라 이 지역 후보를 확정하기로 사실상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사무총장도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안산 상록을의 경우, 민주당의 후보가 (빨리) 확정 되지 않는다면 공심위 토의를 거쳐 15일 후로 (공천을) 늦출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0월 재보선#박종희#수원 장안#손학규#강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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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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