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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역에서 충남도청 방면으로 약 100여 미터를 가면 목척교와 만난다.

여기엔 작년까지 중앙데파트와 홍명상가가 있었다.

 

그러다가 작년에 먼저 중앙데파트가 발파공법으로 철거되었는데

어제는 그 중앙데파트와 함께 쌍벽을 이뤘던 홍명상가마저 역사 속으로 그 모습을 감췄다.

 

요즘 들어 더욱 부쩍 쉬 눈에 띄는 매장이 바로 이통통신사 대리점이다.

얼추 우후죽순 모양으로 급증하고 있는 이통통신사 대리점들을 보자면

과연 마진이 얼마나 되기에 저처럼 많이 생기는 것일까란 의문에 생각이 정박하게도 된다.

 

어떤 이통통신사 대리점의 창문엔 이런 문구가 붙어있기까지 했다.

'홍명상가보다 더 싸게 드립니다!'.

 

홍명상가엔 그만큼 이동통신 대리점들이 우글우글했다.

그러다보니 고객을 잡기 위한 가격 경쟁이 치열했는데

그 반증이 우리 가족들 모두가 거기서 휴대전화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홍명상가엔 또한 각종의 학원들이 많았는데

공무원 양성학원에서부터 요리학원까지 실로 다양했다.

딸은 고교 3학년 당시에 잠깐 홍명상가 안에 있던 영어학원을 다닌 적도 있다.

 

그러니 나와 홍명상가의 인연도 따지고 보면 우연이 아님은 자명하다고 하겠다.

홍명상가는 철거되기 전 그 앞에 공원이 조성된 바 있었으며

노인들도 자주 찾아 점심 내기 바둑을 두는 분들도 많았다.

 

예전의 대전시민들에겐 그 앞이 추억서린 만남의 장소로도 가슴에 간직돼 있으리라.

아무튼 지난 1974년에 세워져 무려 35년간이나

대전 시민들과 동고동락한 홍명상가가 어제 (9월 9일) 역사 속으로

그 모습을 숨겼는데 그러자니 새삼 아쉬움과 함께 또 다른 기대감이 너울댔다.

 

그건 이제 사라진 홍명상가의 위로는 대전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인 <목척교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 2의 청계천 복원에 버금가는 '푸른 대전천 되찾기'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까닭이다.

 

올 여름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워 피서라곤 언감생심이었다.

하여 어서 빨리 대전천이 과거의 명성을 되찾아

푸른 하천으로 변모하였음 하는 바람이 컸다.

 

그럼 구태여 돈 들이며 멀리 피서를 가지 않아도 되는 때문이다.

흐르는 맑은 물소리에 더하여 물고기와 새들까지 지저귀는

대전천에 가서 돗자리를 펴 놓고 집에서 가져간 김밥을 먹으며

누워서 책을 읽는다는 건 그 얼마나 대단한 피서의 정점이겠는가!

 

이제는 사라진 홍명상가, 그러나 그 건물이 담고 있던 건

상인들의 장삿속만이 아니라 숱한 사람들의 추억과 희노애락, 그리고

오늘날의 자신(그 건물의 학원서 공부해 뜻을 이룬 사람)이 있게도

해 준 어떤 으뜸공신도 되는 셈이다.

덧붙이는 글 | 대전시청에도 송고했습니다


태그:#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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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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