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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은 매력적인 학문이다. 옛 사람들이 쓰던 물건이나 생활의 흔적을 보고 그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복원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밝혀진 사실보다 그렇지 않은 사실들이 많고, 작은 단서 하나하나가 그 시대에 대한 인식을 바꿀수 있는, 그러한 학문이기에 고고학은 매력적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고고학은 단순히 보물찾기에 불과하다는 인식도 있다. 고고학은 절대 보물찾기가 아니며, 유물들을 단순히 몇 푼의 돈으로만 환산하긴 어렵다. 하지만 언론에서 관심을 끌기 위하여 단순히 값비싸고 귀중한 유물들만 비추거나, 문화 콘텐츠에서도 주로 그러한 대상들만 주목하여 더 중요한 것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고고학을 공부하려면 고고학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가 필요하다. 그럼 이러한 이해는 어디를 통하여 이룰 수 있을까? 바로 고고학을 소개하는 여러 입문서적을 통해 가능하다. 재미있고 신기한 고고학의 세계, 그 세계를 초대하는 책 4권을 소개한다.

[이선복 교수의 고고학 이야기] 선사고고학의 세계로 초대 합니다

이선복교수가 쓴 책으로 주로 선사고고학에 대해 다뤘다
▲ 이선복교수의 고고학 이야기 이선복교수가 쓴 책으로 주로 선사고고학에 대해 다뤘다
ⓒ 송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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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복 교수의 고고학 이야기>는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의 이선복 교수가 쓴 책이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책은 개정판으로서, 본래는 1996년에도 같은 제목으로 출간되었었다. 그로부터 약 10년 뒤인 2005년에 다시 개정판으로 출간하였다. 이선복 교수는 국립중앙박물관 임시이전이라는 엉터리 짓에 분노하여 다시 글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을 통하여 이선복 교수는 발굴 현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들을 걸출한 입담으로 서술하고 있다. 주로 다루고 있는 분야는 선사고고학으로서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와 철기시대 등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구석기와 신석기의 사이도 별개로 다루고 있어 크게 보면 5개의 부분으로 나눠 글을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은 주로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쓰고 있으며, 독자들이 읽기에 흥미를 끌만한 내용이 충분하다. 고고학과 관련한 수많은 에피소드를 통하여 일반인들이 고고학을 흥미롭게 접근 할 수 있게 해 놓았는데, 동시에 현재 벌어지고 있는 여러 부정적인 일들에 대한 비판도 서슴없이 쓰고 있다.

그러면서 일반 상식으로 알려졌던 몇몇 명제에 대해서도 반박을 하고 있다. 한국판 신석기혁명이 정말 있었는지, 고인돌이 과연 당시 부족장의 무덤으로만 봐야하는지 등 교과서에서는 막연하게 적혀 있던 여러 사실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그 허구성을 지적하고 있다. 고고학을 처음 접근하는 이, 특히 선사고고학에 관심이 많다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책제목 : 이선복 교수의 고고학 이야기
저자 : 이선복
출판사 : 뿌리와이파리
발행일 : 2005년 3월 30일 초판
가격 : 15,000원

[박정근의 고고학 박물관] 선사시대를 이해하는 42가지 열쇠

선사고고학을 42가지 주제를 가지고 다룬 책이다
▲ 박정근의 고고학 박물관 선사고고학을 42가지 주제를 가지고 다룬 책이다
ⓒ 송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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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근의 고고학 박물관>은 <이선복 교수의 고고학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선사고고학에 대해 다룬 책이다. 박정근 박사는 선사고고학을 전공한 이로서, 고고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딱딱하지 않고 일반인들도 읽기 쉽게 하려는 목적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고고학의 일반화'에 일조해야겠다는 일념으로 편하고 부담 없이 보기 좋게 써 놓았다.

구성은 크게 3장으로 되어 있는데, 구석기시대, 신석기시대, 그리고 청동기시대를 다루고 있다. 각 장은 10편 이상의 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분량이 많은 대신 이야기를 짤막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부담 없이 보기에 좋은 책이다.

내용은 우리가 가장 궁금증을 가지는 것들이 주로 다뤄지고 있다. 그 대상은 주로 생활사로서, 당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삶을 영위해 나갔고 어떠한 신앙이 있었는지에 대해 간단하게 다루고 있다.

식인풍속에 대해 설명하거나,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생애를 글로 복원하기, 밥이 먼저인지 떡이 먼저인지에 대한 궁금증이나 최초의 직업병 환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세계 최고의 고래잡이 교육장이 우리나라에 있었다는 등 흥미를 끌만한 이야기들을 박물관에 진열하듯이 책 속에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선사고고학에 관심 있고 간편하게 읽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책제목 : 박정근의 고고학 박물관
저자 : 박정근
출판사 : 다른세상
발행일 : 2002년 4월 15일 초판
가격 : 9,000원

[고고학자 조유전의 한국사 미스터리] 고고학자가 들려주는 흥미진진한 발굴이야기

조유전원장이 발굴에 얽힌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쓴 책이다
▲ 고고학자 조유전의 한국사 미스터리 조유전원장이 발굴에 얽힌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쓴 책이다
ⓒ 송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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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발굴이라는 용어는 자주 듣고, 문화 컨텐츠를 통하여 종종 접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발굴에 대해서는 낭만적이고, 또한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고고학자 조유전의 한국사 미스터리>는 그러한 발굴들에 대하여 고고학자의 시선으로 여러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저자인 조유전 원장은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나와 여러 기관들의 소장을 역임하다가 지금은 경기문화재연구원 원장으로 있다.

본래 이 책은 1년간 경향신문에 <고고학자 조유전이 푸는 한국사 미스터리>를 바탕으로 보완해서 내 놓은 책이다. 내용은 총 30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에서 3편을 제외하고 다수가 역사고고학과 관련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책과 차별되는 이 책의 특징은 발굴 현장과 그 에피소드를 다뤘다는 점이다. 막연하게 다가오는 발굴이라는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또한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이를 통하여 독자들의 깊은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게 큰 장점이라 하겠다. 동시에 발굴된 유물들이나 당시 역사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

또 하나의 장점은 풍부한 사진과 칼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이야기만 읽으면 그에 대한 이해가 얕거나 상상에 맡기는 경우가 많은데, 구체적으로 여러 사진들로 일례를 들어 독자들을 배려해주고 있다. 또한 고려나 조선시대처럼 고고학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시대들의 이야기도 더러 다루어 전체적으로 고루 구성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책제목 : 고고학자 조유전의 한국사 미스터리
저자 : 조유전
출판사 : 황금부엉이
발행일 : 2004년 7월 23일 초판
가격 : 14,500원

[유물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기록 없는 역사 발굴기

김병모교수 송수 기념으로 25인의 고고학자가 쓴 책이다
▲ 유물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김병모교수 송수 기념으로 25인의 고고학자가 쓴 책이다
ⓒ 송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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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책들과는 달리 <유물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라는 책은 25명의 고고학자가 쓴 책이다. 각자 하나의 주제를 잡아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풀어 놓은 책으로서, 발굴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나 그 유적이나 유물, 역사에 얽힌 이야기들을 알기 쉽게 써 놓았다.

본디 이 책은 김병모 교수 송수 기념행사를 준비 하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보통 이런 경우엔 학술논문집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지식을 갈구하는 독자들에게 교양서를 만드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렇게 책으로 엮에 되었다고 한다.

책은 총 4가지 큰 주제로 구성되어있다. '역사의 편린을 발굴한다', '시간의 무덤 밖으로 걸어나온 유물들', '발굴의 무대는 세계다', '발굴하는 발굴 이야기'가 그것이다. <고고학자 조유전의 한국사 미스터리>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이 책은 다양한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 색다르게 다가온다.

특히 '발굴의 무대는 세계다'에서는 그동안 잘 다뤄지지 않았던 해외의 발굴 이야기나 경험담이 적혀 있어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국내 발굴에 관련된 에피소드도 재밌지만, 아무래도 쉽게 접하기 힘든 해외에서의 경험은 더욱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저자들이 모두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뛰어난 고고학자들이기 때문에 내용의 풍부함과 전문성이 큰 장점이라 하겠다.

책제목 : 유물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저자 : 임효택 ․ 이인숙 외 고고학자 23인 씀
출판사 : 푸른역사
발행일 : 2000년 9월 30일 초판
가격 : 10,000원

덧붙이는 글 | 고고학 입문서적을 4권 뽑아 간단히 소개해 보았습니다.



이선복 교수의 고고학 이야기

이선복 지음, 뿌리와이파리(2005)


태그:#이선복교수의 고고학 이야기, #고고학 입문서적, #박정근의 고고학 박물관, #고고학자 조유전의 한국사 미스터리, #유물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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