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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진구의 장애인 삶 자립생활센터에서는 회원 중 휠체어 장애인 정모씨가 부산 L 극장에서 황당한 일을 당한 것에 대해 인권위에 재소를 준비하고 있다.

 

삶 회원 XX씨는 친구들과 함께 지난 8월 9시에 영화 <해운대>를 관람하기 위해 부산 XX구에 있는 극장에 찾아 갔다. 저녁 8시 30분에 시작하는 영화라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영화를 관람하였다고 한다. 10시 30분쯤 영화를 다 관람하고 극장을 나가려고 하는데 승강기가 정지되어서 휄체어를 탄 정씨는 나갈 수가 없게 되었다고 했다.

 

정씨는 나머지 친구들은 비장애인과 휠체어를 타지 않는 경증 장애인이라 먼저 내려가서 관계자를 불러오라고 했다. 아르바이트생이 와서 정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알바생 - "죄송합니다. 밤 10시만 되면 우리 건물에는 승강기 운행을 중단 합니다. 다음에는 10시 이전에 영화를 관람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씨 - "알바생의 사과는 정중히 받겠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애기 하시면 장애인은 심야 영화를 볼 수 없게 되지 않겠습니까?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같이 심야 영화를 볼 권리는 있답니다."

 

정씨가 강하게 항의하자 알바생은 급히 관계자에게 연락을 하더니 잠깐 기다려 달라고 하며 어디론가 갔다. 10분 넘게 기다렸지만 관계자를 볼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승강기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고 무사히 집으로 귀가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정씨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10분 동안 승강기를 기다려 귀가를 한 것에 대해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장애인도 심야에 영화 관람을 할 수도 있는데 밤 10시만 되면 승강기를 중지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것은 장애인들의 문화생활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씁슬했고, 앞으로는 말로만 배려하는 사회가 아닌 실질적으로 장애인의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씨는 작년에도 이 극장에서 10시 이후 승강기가 안 되는 일이 있었다고 했다. 당시 관계자에게 문제를 제기 했지만 이후에 시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정씨는  L 극장에 전화 문의를 해서 사태에 대해 관계자의 사과를 받으려고 했으나 수십 차례의 전화에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확실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인권위에 제소 하겠다고 했다.

 

"이건 제가 사는 곳에 있는 극장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승강기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이 문화생활을 하는데 겪는 어려움은 셀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계기를 통해서 이런 사소한 문제로 장애인들이 차별 받는 것이 해결되기를 바래 인권위에 이 문제를 제소 했습니다."

 

"장애인은 왜 극장 맨 앞좌석에서만 영화를 봐야 하는가?"

 

승강기 문제뿐만 아니라 장애인이 극장에 가면 또 다른 문제들도 많았다. 삶 자립생활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김씨는 극장에 장애인 화장실이 없는 곳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김씨 :  "극장마다 다르긴 한데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없는 곳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휠체어가 들어가지 못해 화장실을 못 가게 되죠."

 

나 : "그럼 영화 중간에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김씨 : "중간에 화장실을 가고 싶으면 영화 다 본 거죠. 중도에 영화 보는 걸 중단하고 밖에 나와서 다른 건물에 있는 화장실에 가야 해요. 다시 돌아가면 영화는 끝이 나 있죠."

 

화장실 문제뿐만 아니라 삶 자립생활 센터 소장 조씨는 장애인은 왜 영화를 맨 앞에서만 봐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조씨 : "장애인은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면 매번 제일 앞에서 봐야 해요. 기자님도 알다 시피 맨 앞에서 영화를 보면 목이 정말 아프잖아요?"

 

나 : "당연하죠. 그래서 저는 매일 제일 뒷좌석 아니면 그 바로 앞 좌석에서 봐요. 그럼 뒷좌석에는 휠체어 장애인들이 갈 수 없나요?"

 

조씨 : "휠체어가 갈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뒷좌석에서 보면 영화가 제대로 안 보여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매번 갈 때마다 목이 아프지만 제일 앞 좌석에서 보고 있죠."

 

장애인이 편한 세상은 우리 모두가 편한 세상

 

삶 자립생활 센터 회원들과 인터뷰를 마치고 밥을 같이 먹는데 조 소장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이 이야기를 꼭 실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비장애인분들은 장애인이 자신의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하면 눈살을 찌푸리는 분들이 많잖아요. 그렇게 생각 안 해주셨으면 좋겠고, 장애인도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이야기 한다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장애인이 편한 세상은 우리 모두 편안한 세상이 되잖아요. 조금만 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의 문제에 대해 비장애인도 같이 고민하면 서로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산 진구의 삶 자립생활 센터는 심야영화 시간에 승강기를 끄는 부산 모 극장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를 한 상황이다. 그 답변은 2개월 후 직접 인권위가 극장을 시찰한 이후에 나온다고 한다.


태그:#장애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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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부산본부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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