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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방송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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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며느리, 아들, 딸 모두 애들 과외 문제 때문에 걱정이 많아요. 교육문제는 이명박 정부의 친서민정책이라기보다 친국민정책이에요. EBS만 봐도 진학하는 데 문제 없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정치적 고려 없이, 권력과 행정에도 구애받지 않는, 식견 있고 능력 있고 교육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는 사람을 뽑아서 EBS다운 EBS를 만들 것입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27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례적으로 EBS문제를 강조하고 나섰다. 한국사회에서 교육문제는 아주 심각하지만 그에 비해 EBS의 중요성은 별로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따라서 새로 선임될 EBS 사장과 이사진들은 정상적이고 비전 있는 팀으로 구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EBS는 학교교육의 정상화, 사교육비 문제에 대한 활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저렴한 가격에 수준 높은 교육 컨텐츠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국민이 교육전문가가 될 정도로 교육문제가 심각하고 풀리지 않고 있는데 EBS가 눈밖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 위원장은 "EBS 사장을 (선임할 때) 정치적 편향이나 직업적 편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겠다"며 "공개적인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현재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방송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뽑겠다"고 천명했다.

EBS만 봐도 진학하는 데 문제 없게 만들겠다?

특히 최 위원장은 작년 기준으로 한국의 사교육비가 21조원이나 된다면서, EBS를 통해 기대되는 올해 사교육비 절감비용이 8000억원 정도 되는데 내년에는 1조원까지, 그리고 이명박 정부 임기말인 2012년엔 20%까지 절감한다는 목표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BS의 교육내용이 정말 알차서 어느 지역에서든, 또 어떤 소득계층이든 EBS 프로그램에만 열중하면 진학문제에서 차별받거나 불리한 여건이 결코 되지 않는다는 확신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달 4일까지 후보접수를 완료하는 EBS 사장 지원자 가운데 최 위원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방향에 맞는 인물이 없을 때에는 다시 공모해서 심사를 통해 선발할 것이라고 천명하기도 했다.

특히 최 위원장은 "현재 KBS 시청자 수신료 가운데 EBS 배당 몫이 2.8%(152억원)인 것으로 아는데 이 부분도 인상이 필요하다면 인상문제를 고려하겠다"며 "훌륭한 강사가 필요한데 강사급료가 너무 적어서 구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면 이것도 해결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EBS 문제가 마치 부차적으로 취급되는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최 위원장은 "EBS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인 것처럼 인식돼 있다"며 "KBS와 MBC의 정상화 못지 않게 EBS의 선진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BS.MBC와 다른 EBS 접근법

지난 7월 방송법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는 최시중 위원장.
 지난 7월 방송법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는 최시중 위원장.
ⓒ 이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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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최 위원장의 이례적인 EBS 강조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 드라이브'와 연관성을 뗄 수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EBS는 정치보도를 하지 않는 방송이기 때문에 KBS와 MBC와는 다른 방법으로 '방송장악'을 하려는 의도라고 보았다.

KBS와 MBC에 대해서는 정치적 굴복을 받아내는 대신, EBS에 대해서는 친서민 교육 판타지를 만들어내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속으로는 특목고와 자사고, 국제중학교 등등 사교육비를 유발하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놓고, 겉으로는 누구나 EBS만 보고 공부해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서민적 판타지'를 만들어내려는 술수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KBS와 MBC와 달리 EBS를 탈정치적, 친서민적 이미지로 포장해 전 국민적 관심사인 교육문제에 대해 이명박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일종의 '선전도구'로 만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창현 국민대 교수는 "KBS와 MBC는 이명박 정부가 꼭 장악해야 할 정치적 이유가 있지만 EBS는 그렇지 않다"며 "친서민정책의 일환으로 교육문제로 서민 판타지를 만들려는 의도가 보이는데, 요즘 세월에 전두환식으로 교육문제 푼다고 풀릴 리 있겠느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도 "EBS는 중고교생의 과외방송이 아니다"며 "사교육비에 대한 국민불안을 완화해 선전용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교육방송은 1981년 전두환 정권 시절 태동한 방송인데, 인식 수준이 그 시절에 머물러서야 되겠느냐고 거세게 질타하기도 했다.

"KBS, MBC, EBS 정상화가 중요"...구체적 내용은 함구

한편, 최 위원장은 이날 방송 관련 현안문제에 대해서도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했다. 우선 전날 선임된 KBS 신임 이사진들에게는 "좌와 우에 기울어지지 않는 방송정상화에 적극 나서라"며 "이사회에 부여된 책임과 권한으로 방송의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와 일할 수 있도록 정상화를 위한 진전에 노력하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KBS는 일본의 NHK나 영국의 BBC처럼 국민적 신뢰를 받는 방송이 돼야 한다며 KSB가 신뢰받는 미디어로 자리매김하도록 하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신뢰도 조사에서 KBS가 하락하고 있는 점과 관련해서는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면서 "여론조사는 사람의 체온과 같아서 오늘 내일 또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넘어갔다. 

MBC 방문진 김우룡 이사장의 '민영화', '경영진 교체' 등 강공 드라이브와 관련해서는 "MBC는 정명을 찾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며 "MBC가 국민의 전파로서 합당한 일을 하도록 경영쇄신, 인적 구성의 효율 등을 책임지고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최 위원장은 KBS와 MBC, EBS의 정상화를 강조했다. 모든 방송이 자기 자리로 돌아가 일을 하는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정상화의 구체적 내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고 함구했다.

"처음 시작하는 종편, 정부가 나 몰라라 안 한다"... 적극 지원 의사 밝혀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종합편성보도채널(PP) 문제는 "유효경쟁체제를 유지하는 게 좋겠다"는 기존 태도를 되풀이했다. 최 위원장은 "종합편성채널은 시험적 단계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3개 채널이 부여되면 혼란스럽고 유효경쟁체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심사규정을 만들어서 토의를 계속해 구체적으로 논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융단폭격 같은 비판과 돌팔매를 맞는다 하더라도 원칙을 벗어나거나 어떤 편견을 갖고 일을 하지 않겠다며 종합편성채널과 관련된 정책결정은 적절한 시기에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날 <동아일보> 기자가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그랜드플랜을 묻는 질문을 던지자, 최 위원장은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세제지원 논의, 채널지정문제 등 처음 시작하는 방송을 나 몰라라 하면서 팽개치는 일은 없을 것이니 걱정 말라"고 당부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지원은 아끼지 않을 것이지만, 구체적인 지원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전했다. 


태그:#최시중, #서민 판타지,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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