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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 차를 폐차시킨 후 걷기와 자전거 및 버스 등 녹색교통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시내버스가 너무 불편하다. 시내버스는 기다리는 시간, 삥 돌아가는 시간, 몇 번 버스를 타야 하는지 등 정보가 부족해 불편이 여간 아니다.

 

제가 직접 겪었던 불편한 시내버스 일례 중 거스름돈 시비를 예로 살펴보자.

 

어제 아침, 예약된 치과 시간에 맞추기 위해 시내버스를 탔다. 교통 카드를 아이들에게 준 후라 현금을 내야 했다. 집에서부터 주머니를 뒤적였더니 5천원 권밖에 없었다. 할 수 없이 5천원을 버스 요금함에 넣어야 했다. 거스름돈이 나오질 않았다.

 

"기사님 거스름돈 안 줘요?"

"바꿔 줄 돈이 어딨어. 요금 내기 전에 말을 했어야지. 거스름돈 몽땅 100원짜리 줘."

 

"지폐는 없어요?"

"지폐는 없으니 손님 타면 앞에 서서 직접 받아."

 

그러면서 "버스 타려면 잔돈을 들고 타야지…"하고 주절주절. 불친절도 불친절이지만 손님이 내는 요금을 거스름돈으로 받고 있자니 안내양도 아니고 어처구니없었다. 결국 받기를 그만두고 말았다.

 

이날 오후, 시내버스 회사에 전화했더니 계좌번호를 불러주라고 했다. 어찌됐건, 교통 약자의 설움(?)을 톡톡히 당해야 했다.

 

"아저씨가 갚을 테니 버스비 좀 빌려주라?"

 

이번에는 친절했던 경우다. 한 지인은 만 원 권밖에 없고, 교통카드도 살 수 없어, 체면 불구 옆에 있던 학생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아저씨가 다음에 갚을 테니 버스비 좀 빌려주라."

"저도 시내버스 요금밖에 없어요."

 

이렇게 몇 사람에게 구걸(?)했는데 '멀쩡하게 생긴 사람이 왜 그래?'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더란다. 하는 수 없이 시내버스에 올라 기사님에게 부탁했단다.

 

"기사님 잔돈이 없어 그러는데 버스 외상으로 타면 안 될까요? 내일 버스 탈 때 꼭 낼게요."

 

마음 넉넉한 분이었는지, 무사히 목적지에 갈 수 있었단다. 다음 날 버스를 타 기사님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더니, 앞자리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맞아요. 어제 그랬어요"라고 맞장구를 치더란다. 지인은 "사람 눈이 무섭다"며 무용담을 말한 것이다. 이렇듯 교통 약자들은 여의치 않은 현금 사용 등으로 인한 불편이 많다.

 

잔돈 시비 불식 등 위해 '현금인식요금함' 도입해야

 

요즘 대부분 자방자치단체에서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 중이거나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는 공적자금으로 시내버스 적자를 보전해 주는 제도다. 예산도 수십억 원에서 수백 원에 이른다.

 

실제 여수시는 "2008년 유가보조, 학생할인요금, 교통카드 지원 등 일반 재정지원금이 57억원"이나 된다. 시 관계자는 "올해에도 이 수준으로 지원될 예정이다"고 한다.

 

공적자금이 투입될 경우 버스회사 재정 공개는 필수다. 교통카드 수익은 노출 되는데, 현금 수익은 노출이 안 되기 때문이다. 하여, 시내버스 회사의 적자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현금 수익 투명성은 제고돼야 한다. 그러나 회사는 공개를 꺼린다.

 

재정지원을 하면서 투명성 확보를 못하는 지역이 많다. 지자체는 '깨진 독에 물 붓기'를 방지하기 위해 현금인식요금함 설치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쉽지 않다. 대중교통을 담보로 버스회사가 버티는 것이다.

 

현금인식요금함은 승객이 현금을 요금함에 투입하면 계수와 거스름돈 지급을 자동 처리한다. 교통카드와 현금 운송수입금을 실시간으로 통합 처리하는 시스템이다. 이게 도입되면 거스름돈 시비 자체가 사라지는 거다.

 

각 지역에서 하루 빨리 현금인식요금함을 도입해 재정 투명성 확보와 거스름돈 시비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시내버스, #거스름돈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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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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