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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야면 가평리의 계서당을 둘러보면서, 종부와 춘향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최근 봉화군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고택의 수리 보수는 물론 상당수의 관광객들이 다녀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담장을 다시 만들어야 하고, 행랑채를 보수하고, 집 주변을 새롭게 단장하지 않으면 관광객들이 찾아오는데 불편이 많아 다시 오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속히 길을 넓히고 주차장도 크게 마련하는 것이 절실할 것 같아 보인다.

또한 영주에 있는 계서초당과 계서의 묘, 부친 부용당의 묘소 등과도 연계하여 관광 상품화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 보였다.

계서당을 둘러본 일행은 서울로 가기 위해 길을 잡았다. 중간에 풍기읍에 들러 인삼, 인견, 한우고기를 사야 하기에 서둘러야 할 것 같다. 시간은 벌써 오후 4시를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의상대사 창건한 고찰 축서사 가는 길인 물야면 사무소 방향으로 길을 잡아 나아간다. 축서사 가는 길목을 지나 물야면 사무소를 조금 못미처서 좌회전을 하면 부석사로 가는 소백로다. 당초 부석사를 가려는 계획도 있었지만, 다들 가본 곳이라 다음으로 미루고 부석면 사무소 방향으로 곧장 간다.
                
풍기읍의 명품, 생강 도너츠
▲ 영주시 풍기읍의 명품, 생강 도너츠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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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농협이 직영하는 주유소가 가서 휘발유를 충분히 넣는다. 하루 반나절을 돌아다녔더니 서울에서 가득 채워왔음에도 거의 바닥이 보이기 때문이다. 주유를 마치고 부석면소를 지나 단산면, 순흥면을 지난다. 어제 왔던 소수서원, 선비촌 등이 보인다. 참 좋았다.

이내 길을 내지르니 풍기읍에 닿는다. 동양대학 구내를 지나 좌우측에 있는 본관과 부속건물도 보고, 좌측 끝에 있는 대한광복단 기념관을 본다.
               
풍기읍 동양대학 옆에 있는 대한광복단 기념관
▲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학 옆에 있는 대한광복단 기념관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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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조선을 무단 점령한 초기인 1913년에 경상도 산골의 소도읍 풍기에서 설립된 대한광복단은 교통요지에 정감록을 보고 찾아온 외지인이 많아 독립 운동가들이 활동하기 편했고, 물산이 넘쳐 자금 확보도 쉬웠으며, 풍기지역의 반골정신과 충절의식이 쉽게 결합한 연유에서 유래한 것 같다.
           
풍기읍 금계리에 있는 정감록 제일의 명당이라고 알리는 표식
▲ 영주시 풍기읍 금계리에 있는 정감록 제일의 명당이라고 알리는 표식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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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역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풍기인삼을 살까 고민을 한다, 영주에서 가장 유명한 특산품인 풍기인삼은 조직이 치밀해서 무게가 많이 나가고 향이 진하며 사포닌 함량이 높은 것을 유명하다. 나는 인삼을 즐겨먹기에 살 생각이 있었지만, 모두가 시큰둥하여 포기를 하고 만다. 다음에 혼자 오면 조금 사야겠다.
            
풍기인삼의 시배지를 알리는 표식
▲ 영주시 풍기인삼의 시배지를 알리는 표식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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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감록에 나오는 한국 최고의 길지 중 으뜸이라고 하는 풍기는 길지가 가지고 있는 좋은 조건을 전부 가지고 있다. 3봉 2수의 길지 조건인 소백산의 도솔봉, 비로봉, 연화봉 아래에 위치하고 있으며, 남원천과 금계천이 풍기읍을 관통한다.
           
풍기읍의 삼가저수지, 최근 펜션과 별장지로 인기가 높다
▲ 영주시 풍기읍의 삼가저수지, 최근 펜션과 별장지로 인기가 높다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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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래에 살면 가뭄, 홍수, 전쟁, 기근 등의 피해를 피할 수 있다고 하여 구한말부터 정감록을 보고 찾아온 이들이 많은 곳이다. 길지라서 그런지 외지인도 많다. 현재도 풍기읍 인구의 1/4 정도는 그들의 후손이다. 특히 그들은 후손은 풍기읍 금계리에 터를 잡고 풍기인삼재배와 풍기인견을 만드는 일을 주로 했다.
             
풍기인견매장을 3곳 둘러 보았다.
▲ 영주시 풍기인견매장을 3곳 둘러 보았다.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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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에서 추출한 순수 천연섬유로 땀 흡수력이 탁월해 최고의 여름옷이라 불리는 풍기인견은 공장과 판매장이 100여 곳에 이르며, 블리스, 풍기인견백화점, 홍승애 풍기인견, 동명인견, 금풍인견 등 유명 판매점도 여러 곳 있다.

영주의 명품 농 특산물인 풍기인삼과 영주한우, 영주사과는 한국능률협회에서 전국 최초로 '웰빙인증'을 받았고, 풍기인견의 경우에도 국내 최초로 공산품 '웰빙인증'을 받은 바 있다. 
           
영주시 풍기읍의 명품, 생강 도너츠
▲ 풍기읍 영주시 풍기읍의 명품, 생강 도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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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기인삼 사는 것을 포기한 나는 일행과 함께 생강, 인삼, 허브, 커피 도너츠를 만드는 정 도너츠로 가서 생강 도너츠를 4통 정도 샀다. 워낙 전국적으로 유명한 상품이라 모두가 한통씩 산 것이다. 오랜 만에 먹으니 맛도 좋아 사자마자 하나씩 시식을 하고 나왔다.  

도너츠를 산 다음 쇠고기를 파는 곳으로 이동했다. 인구 1만 5천 명 정도의 소읍인 풍기를 인삼과 도너츠, 쇠고기, 인견 등을 사기 위해 이동하다 보니 모두가 같은 곳을 몇 번씩 도는 것 같다며 투덜댄다.

하기야 바닥이 좁은 곳이니 그럴 수밖에, 인견을 살 때도 3곳의 매장을 순례했는데 앞전 매장에 만나 사람을 다시 만나기 일쑤였다.

쇠고기를 사기위해 자친(慈親)과 늘 다니던 성내리 영주소백산한우집으로 갔다. 주인장과 인사를 나누고 차를 한잔 마시면서 각자 2근씩 구이와 국거리를 샀다. 서울로 가는 길이라 얼음포장을 부탁하여 시원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준비해 주었다.

이번에는 최고의 여름옷이라 불리는 풍기인견을 사기 위해 이동한다. 이미 여름이 거의 다 지나가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을 느끼지만, 아직 여름이라 필요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풍기에서만 살 수 있는 인견이기에 모두들 좋아했다.

매장에 따라서 약간씩 디자인과 상품의 종류가 다른 관계로 우선 이불을 주로 파는 곳에 가서 까는 이불과 덮는 이불을 산 다음, 속옷과 남방, 원피스 등을 파는 곳으로 갔다. 속옷도 여러 개 사고, 원피스며 남방도 샀다. 또 다른 곳을 구경하고 싶어서 다른 곳도 가보았다.

디자인이 이쁜 곳도 있고, 실용성에 가격에 만족스러운 곳도 있다. 생각보다 싸지 않은 인견에 모두가 놀란다. 나는 풍기에서만 나는 특산품이고 여름이라 아무래도 비쌀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애써 설명했다.
           
최공의 여름옷 풍기인견, 펄프로 만든 천연 섬유로 시원하며, 아토피 예방에 도움을 주는 옷감으로 특히 속옷과 이불이 인기가 높다
▲ 풍기인견 최공의 여름옷 풍기인견, 펄프로 만든 천연 섬유로 시원하며, 아토피 예방에 도움을 주는 옷감으로 특히 속옷과 이불이 인기가 높다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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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모두가 만족을 하는 편이다. 서울에서는 좀처럼 구경하기 어렵고 인터넷으로 구매를 한다고 해도 색감이나 디자인은 직접 보는 것이 제일이기 때문이다.

인견을 사고서 잠시 차를 한잔 마시면서 매장 안에서 쉬다가 서울로 출발한다. 오후 6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라 저녁식사를 하기는 일러 중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어제 산 떡과 음료로 간단하게 하고 부족하면 다른 것으로 보충하는 것으로 하고 출발한다.

중앙고속도로 풍기 나들목을 들어서서 1시간 정도는 아주 편하게 나아갔지만, 원주를 지나 문막에 닿으니 차가 상당히 밀린다. 휴게소 안으로 들어가 어렵게 주차를 하고서 식사도 하고 세수도 하고 차도 한잔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다가 지겹다는 생각이 들 정도가 들어 다시 출발을 한다.

너무 많이 쉬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참을 쉬고 나니 피로도 풀리고 길도 어느 정도 숨통을 트고 있는 것 같다. 정말 다행스럽다. 중간 중간 약간씩 밀리기는 했지만, 서울까지 크게 정체되지 않고 4시간 만에 도착했다.

내일은 연우랑 영주에서 가져온 쇠고기로 국을 준비하고 생강 도너츠로 야식을 해야겠다. 즐거웠던 1박 2일의 영주, 봉화 여행이었다. 이제 늦더위는 조금 사그라들 것 같아 보인다.


태그:#풍기인삼, #풍기인견, #소백산, #영주시 , #영주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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榴林 김수종입니다. 사람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으며, 간혹 독후감(서평), 여행기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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