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원미구에 자리한 석왕사 일주문을 들어서면, 육화전 앞 팔각구층석탑이 눈에 들어옵니다. 석탑에는 스리랑카 라만냐종 원로회의 의장인 바데가마 위말라완샤 스님이 모시고 온 진신사리 3과와 정통 정법 계승을 위한 사경대법회에서 금자, 은자, 먹자로 사경한 금강반야바라밀경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석탑을 보기 위해 일주문을 내려서니 우측으로 주차장이 있어, 타고 온 자전거를 세워두려다 보니 커다란 백구가 2마리가 집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게 보이더군요. 불법을 지키는 사천왕처럼 듬직한 백구는 무더위에 지쳤는지 낯선 방문객이 가까이 다가가도 꿈쩍하지 않았습니다.
손녀와 함께 일주문을 들어선 한 불자가 다가오자, 백구들은 그제야 일어서 꼬리를 치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 불자는 "풍순아 잘 있었니?"하며 정겹게 인사를 건넸고, 백구는 꼬리를 흔들며 손녀에게 다가가 냄새를 맡더군요.
불자의 말에 따르면, '풍순이'란 이름을 가진 백구는 암컷으로 얼마전 고양이 새끼를 돌보고 있었다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달은 나한처럼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같은 순한 백구에게, 우리밀건빵을 꺼내 내어주었더니 별 관심이 없는 척하다 받아먹더군요.
사찰을 오가는 불자들의 친구이자 수호신인 백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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