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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신종플루가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17일 인천공항은 해외여행객들로 붐비는 등 여전히 활기찬 분위기다.
 국내 첫 신종플루가 사망자가 발생했지만 17일 인천공항은 해외여행객들로 붐비는 등 여전히 활기찬 분위기다.
ⓒ 서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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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국내 첫 신종플루 사망자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인천공항은 여전히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17일 인천공항 3층 출국장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해외여행객으로 붐볐고, 1층 입국장엔 여행을 위해 단체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의 입국이 끊이지 않았다. 예상과 달리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걱정되지만 위험 체감 안 된다"

기자가 만나 본 인천공항 이용객들은 대부분 신종플루를 큰 위협으로 여기지 않고 있었다. 사망자 발생 이후 위기감이 생기기는 했지만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반응이다.

보름간 유럽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딸을 마중하러 인천공항에 나온 이미순(48, 거제도)씨는 "걱정을 많이 했다. 전화로 괜찮다는 말을 들어서 이제 겨우 안심이 된다"면서도 "외국에 간 사람이나 안 간 사람이나 위험한 건 마찬가지라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동방항공에서 스튜어디스로 일하는 A(29, 김포)씨는 "자주 왔다갔다 하는 중국이 위험지역이라 조금은 걱정이 된다"며 "손을 자주 씻고 손 청결제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주변에 발병한 사람이 없으니까 위험을 체감하기는 힘들다. 신종플루가 한창 발병하던 시기에도 여행객들은 여전히 많았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 곳곳에는 신종플루 대비 안전수칙이 적힌 알림판이 배치되어 있었다. 사진은 국립인천공항 검역소 민원실 입구.
 인천공항 곳곳에는 신종플루 대비 안전수칙이 적힌 알림판이 배치되어 있었다. 사진은 국립인천공항 검역소 민원실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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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부 인천공항 이용객들은 신종플루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드러냈다.

인천공항 2층에 있는 국립인천공항 검역소 민원실에는 신종플루 의심 증세를 말하며 감염 여부를 문의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천공항 곳곳에 배치된 신종플루 대비 안전수칙 알림판을 유심히 살펴보는 사람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두 자녀와 함께 터키 여행을 하고 돌아온 윤아무개(51, 서초구)씨는 "콧물과 재채기 두 가지 증상 때문에 민원실을 찾았는데 신종플루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인 발열감이 없어서 괜찮다고 한다"며 "하지만 잠복기가 7일인 만큼 사람 접촉을 삼가고, 혹시라도 열감기 증상이 있으면 보건소를 방문하라는 지침을 들었다"고 말했다.

하루 동안 마스크 500개 판매

보름간 이집트를 여행한 후 마스크를 쓴 채 입국한 C(31, 마산)씨 역시 신종 플루를 깊이 우려하고 있었다. 

"직업이 교사다. 만약 내가 감염이 되었다면 학생들에게 전염될지 몰라 우려스럽다. 컨디션을 살피기 위해 개학 일주일 전에 들어왔다. 외국에 다녀온 만큼 나도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확진을 받아야 약을 투여받을 수 있다는데 그 과정에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이 생길까봐 우려된다. 만약의 경우 (보건 당국이) 빨리 대처해 주었으면 좋겠다."

인천공항 3층에 있는 한 약국은 신종플루 대비 마스크를 한데 모아 꺼내놓은 채 팔고 있었다. 약국관계자는 "일요일인 어제 하루 동안 팔린 마스크가 500개에 달한다"며 "신종플루 유행 이후 주말에는 마스크가 300~400개 정도씩 팔리는 등 판매 개수가 많이 증가했는데, 사망 소식 이후 더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국내 사망자 발생 이후 인천공항 내 약국에서는 마스크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신종플루 국내 사망자 발생 이후 인천공항 내 약국에서는 마스크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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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로 마스크 착용하는 일본인"

외국인들은 소속 국가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였다.

한국에 막 도착한 네덜란드인 Jaap. Jan Boor(36)씨는 "한국에서 신종플루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모르고 왔다"면서도 "네덜란드에서도 신종플루 사망자가 2명 있었기 때문에 한국 상황을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마스크 등 신종플루에 대비하기 위한 물품을 챙겨왔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Boor씨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비타민을 챙겨왔을 뿐 마스크를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신종플루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큰 듯 보였다.

일본인을 대상으로 여행가이드를 하고 있는 김아무개(42)씨는 "일본인들은 바이러스 등 위생에 민감해 단체로 마스크를 끼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며 "출국하는 여행객들에게 일본 공항 측이 마스크를 끼고 나가라고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 역시 신종플루 안전국가는 아닌 만큼 가이드 일을 하는 나 역시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외국인들과는 거리를 두는 등 조심하며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국자들 "위험 감수하고 떠난다"

여행을 위해 싱가포르로 출국하는 박아무개(26, 인천)씨는 "사망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긴 했지만 그것 때문에 이미 잡힌 일정을 취소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바이러스는 이미 퍼져 있고 한국에서도 전염될 수 있는 만큼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로 출장을 떠나는 한아무개(55, 강동구)씨는 "많이 걱정되지만 회사 업무 때문에 가는 것이므로 안 갈 수 없다"며 "주변에서도 많이 걱정하고 있지만 국내에 있어도 위험은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공항 검역소는 국내 첫 사망자 발생 이후 검역을 한층 강화하는 등 신종플루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검역행정팀 관계자는 "사망자 발생 이후 신종플루 관련 문의전화가 많이 걸려온다"며 "인천공항에서는 열 감지를 철저히 하고 있으며, 신종플루 양성반응이 나오면 타미플루 처방을 하는 등 바로바로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인천공항 곳곳을 돌아다니며 신종플루 예방수칙이 적힌 안내문과 물티슈를 나눠주고 있다.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인천공항 곳곳을 돌아다니며 신종플루 예방수칙이 적힌 안내문과 물티슈를 나눠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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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서유진 기자는 오마이뉴스 10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신종플루, #인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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