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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관곡지에는 3만여 평이 넘는 연꽃단지가 있습니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낮에는 홍련, 황련, 백련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옵니다. 입소문을 통해 이제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시흥시 관계자들도 많은 정성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중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연꽃이 있습니다. 빅토리아 연꽃입니다. 빅토리아 연꽃은 관리하고 키우는데 많은 정성을 기울여야 하기에 재배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고 합니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모습에 감동했는지  드디어 장대비가 내리던날 도도했던 빅토리아연꽃이 왕관을 보여 주었습니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모습에 감동했는지 드디어 장대비가 내리던날 도도했던 빅토리아연꽃이 왕관을 보여 주었습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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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은 물위에 떠 있고 원 모양이며 지름이 90∼180cm로 어린아이가 잎 위에 앉아 있을 정도로 크고 가장자리가 약 15cm 높이로 위를 향해 거의 직각으로 구부러져 있습니다. 잎 표면은 광택이 있는 녹색이고 뒷면은 짙은 붉은 색이며 가시 같은 털이 있습니다.

꽃은 여름철 저녁에 물위에서 피는데, 처음에는 흰색 또는 엷은 붉은 색이지만 2일째 저녁때에는 차츰 변하여 짙은 붉은 색이 됩니다. 꽃의 지름은 25∼40cm이고 꽃잎이 많으며 향기가 은은하다고 합니다. 아쉬운 것은 꽃이 연못 한 가운데 피어 있기 때문에 향은 직접 맡아볼 수가 없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가이아나와 브라질의 아마존 강 유역이 원산지이고 1801년경 남아메리카의 볼리비아에서 처음으로 식물학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합니다. 그 이후에 아르헨티나와 아마존 강 유역에서도 발견되었고, 1836년에 영국의 식물학자 존 린들리가 빅토리아여왕을 기념하여 학명을 'Victoria regia'로 명명하였다고 합니다.

빅토리아연꽃이 피기직전의 모습입니다.
 빅토리아연꽃이 피기직전의 모습입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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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연꽃이 조금씩 개화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연꽃이 조금씩 개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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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정도가 지나자 좀더 활짝 피어나고 있습니다.
 2시간 정도가 지나자 좀더 활짝 피어나고 있습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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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에서 8월 1일부터 빅토리아연꽃의 아름다운 왕관을 담기위해 거의 매일같이 이곳에 출근한다는 최정호(47)씨는 밤마다 모기와 전쟁을 하는 것도 힘들지만 며칠 밤을 새우는데 보여줄 듯 하면서도 애간장만 태우고 이내 소리 없이 물속으로 사라지는 빅토리아 연꽃을 보면서 푸념을 합니다. 나쁜 蓮이라고 말입니다.

이곳 관곡지에는 빅토리아 패밀리가 생겼습니다. 밤만 되면 모이는 사람들이 매일 밤을 만나다보니 서로 인사를 나누고 차를 나누고 연락처도 알려 줍니다. 어쩌다 급한 일이 생기면 가야하기에 왕관을 보여줄 때 연락해달라고 말입니다.

이제는 꽃의 모양을 보기만 해도 박사들이 다 되었습니다. 왕관을 보여줄 것인지 아닌지 말입니다. 밤에만 피는 꽃이기에 첫날밤은 밤을 새워 서서히 하얀색으로, 다음날 낮에는 꽃 모양을 닫아 버리고 밤이 되면 다시 붉은색으로 개화하기 시작합니다.

아침에 닫았던 연꽃이 오후 3시가 넘어가자 조금씩 꽃잎이 벌어집니다. 오늘은 일찍 왕관을 보여줄 수가 있을것 같습니다. 지나가던 잠자리도 쉬어갑니다.기대가 됩니다.
 아침에 닫았던 연꽃이 오후 3시가 넘어가자 조금씩 꽃잎이 벌어집니다. 오늘은 일찍 왕관을 보여줄 수가 있을것 같습니다. 지나가던 잠자리도 쉬어갑니다.기대가 됩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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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붉은색의 연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붉은색의 연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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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개화하는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밤 10시~새벽 3시 사이에 왕관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왕관을 보여주지 않고 물속으로 잠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럴 때면 허탈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갑니다. 다음날을 기약하면서...

장대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날 밤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빅토리아 연꽃이 왕관을 펼쳐 보여주고 있다고, 집에서 그리 먼 곳이 아니기에 한달음에 달려갔습니다.

아! 환상적입니다. 감동의 눈물이 납니다. 그동안 고생했던 시간들이 씻은 듯이 사라집니다. 장대비가 쏟아지니 카메라에 왕관을 담는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꿈에도 그리던 빅토리아 왕관을 보았습니다.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못하면 어떻습니까? 그리도 그리던 왕관을 보았는데요.

거의 매일같이 밤마다 관곡지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빅토리아왕관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거의 매일같이 밤마다 관곡지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빅토리아왕관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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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곳에는 왕관을 만나지 못한 수십 명의 사진가들이 밤마다 찾아옵니다. 아예 이곳으로 퇴근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가족들의 언성을 뒤로하고 왕관을 만나야겠다는 한가지 이유로 말입니다. 서로의 안부를 묻습니다. 좋은 자리에 삼각대를 펼치기 위해 오후 2·~3시부터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왕관을 담아야한다는 일념으로 말입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말을 합니다.

"깜깜한 밤에 뭘 그리 보고 있대요?"

도도하고 우아한 빅토리아 여왕님 애타는 사진가들에게 애간장 그만 태우고 이제는 멋진 왕관을 보여주기를...


태그:#빅토리아연꽃, #빅토리아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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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세상을 오늘도 나는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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