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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오는 10월 재·보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대통령은 반대하지 않았다. 11일 오후 있었던 정례회동에서다.

 

박 대표, 대통령에 양산 출마 결심 밝혀... MB "잘 알았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청와대에서 열린 당·청 회동 중 대통령과 독대한 자리에서 오는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 결심을 밝혔다고 김효재 대표 비서실장이 전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잘 알았다"며 "당에서 상의해서 잘 해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이 뚜렷한 격려 표시 없이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한 셈이다. 공천 여부도 당에서 결정할 일이니 자신은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지도체제 개편과 맞물려있는 대표직 사퇴 여부에 대해선 회동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친이' "MB 뜻은 'Not bad'"

 

대통령의 의중을 두고 당에서는 해석이 분분했다. '친이' 진영에서는 "대통령이 박 대표의 의중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한 의원은 "양산 출마 여부나 대표직 사퇴 여부 모두 박 대표의 뜻대로 하라는 말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또다른 중진도 "대통령이 박 대표의 출마에 대해 'Not bad'(나쁘지 않다)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의 관심은 박 대표의 사퇴 여부에 쏠리게 됐다. 측근들의 말을 들어보면, 박 대표는 사퇴를 하더라도 시기를 가능한 한 늦출 것으로 보인다. '여당 대표'라는 이점을 선거에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김효재 대표비서실장은 "지도체제 개편 여부나 시기에 대해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현재 논의중이고 머잖아 결론 날 것으로 안다"고 말해 조만간 박 대표가 사퇴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임을 시사했다.

 

박 대표는 이밖에도 이날 대통령에게 개각 때 의원입각을 제안했다. 김 실장은 "박 대표가 의원입각을 포함해 개각과 관련한 당의 광범위한 의견을 전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개각과 관련한 문제는 내게 시기와 방식을 맡겨달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날 당·청 회동은 오후 4시부터 이뤄졌다. 처음 40분간은 대통령과 박 대표, 정정길 대통령실장, 맹형규 정무수석, 장광근 사무총장이 당 안팎의 현안을 논의한 뒤 약 30분간 대통령과 박 대표가 단둘이 얘기를 나눴다.

 

민주당 "당 대표 출마 여부까지 대통령에게 사전 보고 하나"

 

한편, 이날 당·청회동에 대해 민주당은 "당 대표의 출마 여부도 대통령에게 미리 보고해야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출마와 관련한 대통령의 의중에 안절부절못하는 듯한 박 대표의 모습을 비판한 말이다.

 

노영민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당 대표의 국회의원 출마도 대통령에 보고하고 하느냐. 대통령 격려 없으면 출마도 못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어 노 대변인은 "그럴 바에야 한나라당을 해체하고 청와대의 한 부처로 편입되는 것이 옳다"며 "참으로 한심하고 부끄러운 정당"이라고 비꼬았다.


태그:#당청회동, #박희태, #양산출마,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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