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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일찍이 자기계발의 필요성을 깨닫고, 전 사원들을 대상으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다는 사실은 그의 자서전을 통하여 익히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사원들에게 하루에 자기계발서를 한권씩 읽으라 하고, 하루에 한 강의씩 자기계발 특강을 들으라고 하고, 출근할 때나 일을 할 때나 그것을 손에 떼지 말고 수시로 읽기를 권했다.

 

그뿐 아니라 그는 자기계발의 내용을 담고 있는 CD를 손수 그의 육성으로 녹음하여 사원들에게 전달해주면서  "내가 말한 것 100번쯤 비디오를 틀어놓고 들으면 귀가 뚫리고 행동으로 옮겨질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삼성그룹의 전 사원들이 성공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의 정보에 끊임없이 노출됨으로써 기업 내에 긍정적인 분위기와 열정만이 존재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시사하는 것일까? 아마도 자기계발서의 내용이 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왜 이건희 회장은 비슷한 내용이 담긴 성공학 서적들을 수십 차례 읽고 100번이나 들어야 귀가 뚫리고 행동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했을까? 

 

무의식의 단련

 

그것의 비밀은 바로 '무의식'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리셋>의 저자 김필수씨는 나에게 '무의식'이라는 것의 또 다른 사용의 예를 보여주었다. 핵심은 우리가 학습을 하면서 의식적으로 자기계발서를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숙달되지 못한 '무의식'이라는 것이 마음속에서 두려움이나 거부감을 유발시켜 우리가 당연히 옳다고 여겨지는 행동이나 생각들을 막아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건희 회장은 사원들이 옳은 감정들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더 나아가 개개인의 내면에 고착화시키기 위해서 그토록 철저하게 자기계발서를 몸에서 떼지 말라고 주문했던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러한 행위는 '반복학습'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실제로 우리들은 이와 같은 반복학습을 통해서 여러 가지의 것들을 몸으로 체득했다고 설명한다.

 

"말하기, 읽기, 쓰기부터 시작해서 걷기, 줄넘기, 자전거, 운전, 젓가락질, 타자, 수영, 스키, 노래, 피아노, 춤, 게임 등 우리가 당연히 여기고 자연스럽게 하는 행동들 중 어느 것 하나 반복하지 않고 익힌 것은 없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바라는 멋진 삶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되게 하려면 멋진 생각을 반복하여 최고의 정서를 지속적으로 일으키고 그것이 무의식에 녹아들게 하면 된다."(253쪽)

 

리셋은 어떻게 하는가?

 

이렇게 긍정적인 생각들을 반복하여 저절로 내면에 긍정적인 감정이 흘러넘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은 100권의 책을 읽어서 누구나 다 되는 것처럼 간단한 것은 아님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윽……. 나는 "간단한 것은 아님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바로 이것이 내 안에 머물러 있는 부정적인 감정이요, 저자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꾸짖는 바로 그것이다.

 

정말로 저자의 말처럼 리셋을 하길 바란다면 나는 100권을 읽으면 긍정적인 감정이 흘러넘칠 것이라고 미리 확신을 가지면서 책을 읽어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일이든 간에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나는 성공한다는 마음을 가슴에 품고 그것을 확인해 나간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일을 진행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지각을 했더라도 '나는 지각을 좀 하지 않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하는 대신에 '나는 시간을 잘 지켜.', '나는 늘 약속 시간에 여유 있게 도착해'라고 생각하길 바란다. 그 이유는 지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 속에 부정적인 상황이 떠오르고 그 감정이 무의식에 각인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나는 좋은 남편이 되고 싶다.', '나는 좋은 남편이 되겠다'라고 말하는 대신에 '나는 좋은 남편이야. 나는 아내를 사랑하고, 언제나 아내를 배려해!'라고 선언해야 한다고 되풀이해서 말한다.

 

그렇게 그는 우리들이 긍정적인 생각과 미래의 성공한 자신의 모습을 머릿속에 가득 채워나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것을 도울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웃음과 명상을 추천한다. 저자는 시험을 치를 때 볼펜을 옆으로 물고 치르면 웃을 때 움직이는 근육이 같이 움직이는 현상을 일으켜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궁금증이 동하여 한번 해보았으나 흘러넘치는 침 때문에 오래 유지할 수 없어서 얼마 못 가 그만두었다.

 

더 높은 차원에서의 삶이란?

 

저자는 우리의 미시세계를 설명하는 양자물리학을 토대로 우리의 세상도 전부 양자물리학이 지배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무슨 소린가 하면 우리는 고전물리학이 만들어낸 고정된 3차원의 시각으로 모든 사물을 바라보는데, 이것을 양자물리학의 불확정성이론을 바탕으로 모든 것이 정해지지 않은 세상으로 새롭게 바라보라고 설명하는 것이다.

 

저자는 3차원은 눈으로 보는 물질세계라고 하고, 정해지지 않은 세계는 마음으로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 자신을 비추는 마음을 통해서 우리에겐 무한대의 상상력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기꺼이 그 힘을 받아들이기를 권한다. 즉, 우리는 육체의 한정된 힘에 의존하는 인간이 되는 것을 초월하여 명상을 통하여 전 우주까지 생각의 힘을 떨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인간으로 변화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도 우리의 미래는 돈이나 물질의 소유욕에 얽매여 좀 더 좋은 차를 원하고, 좀 더 멋진 물건을 계속적으로 추구하는 쾌락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진정으로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미래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솔직히 지금 현재의 나는 이 책이 이야기하는 너무나도 광활한 가능성에 마주앉아 혼란스러움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쉽게 얘기해서 무한한 가능성이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이지 그가 이야기하는 우주를 초월하고 신과 같은 위치에서 바라보라는 주장에 지금껏 머릿속에 존재하고 있는 절대자에 대한 무의식적인 경외심과 자신을 그것에 동일시하라는 저자의 요구사항은 그렇게 쉽게 융합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일을 하겠다는 마음가짐에서 나는 앞으로 무엇이 되어야겠다는 다짐보다는 나는 이미 그것이 되었다는 마음가짐으로 즐기면서 일을 하라는 저자의 가르침은 감사히 받을 것이다. 그리고 무의식에 존재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차츰 줄여나갈 것이다. 왠지 나는 정말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앞으로 계속해서 조금씩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네이버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리셋! : 눈부신 탄생 - 새로운 나로 재부팅하라

김필수 지음, 살림Biz(2009)


태그:#리셋! 눈부신 탄생, #김필수, #살림BIZ, #단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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