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개발한 최초의 국산 헬기인 '수리온'이 31일 한국항공우주산업(주) 본사(경남 사천)에서 출고기념식을 열고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11번째로 헬기 개발 국가가 됐다.

이날 오전 11시에 시작된 출고기념식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KAI 김홍경 사장 등 임직원과 군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지역에서는 김수영 사천시장과 시의회 의원들 그리고 사천시민 200여 명이 참석해 최초 국산헬기 탄생을 축하했다.

이 대통령은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개발을 끝낸 것은 대단히 놀라운 결과"라며 KAI를 비롯한 개발에 참여한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은 현재 군이 운용 중인 UH-1H 계열과 500MD 등 노후 헬기를 교체하고, 독자 헬기 개발 능력을 갖추기 위해 1조3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것이다.

2006년 6월에 개발에 들어가 38개월 만에 조립을 마친 셈이다. 앞으로 각종 비행시험을 거쳐 2012년 6월에 개발을 끝낼 예정이다. 개발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헬기 개발에 통상 10년 정도 걸리는 것에 비하면 4년 정도 기간을 단축하는 셈이다.

개발이 끝나면 '수리온'은 곧 육군에 공급되며 한 해 20여 대씩 생산될 예정이라고 KAI 관계자는 밝혔다. 나아가 유로콥터사와 공동마케팅을 통해 향후 25년간 300대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방위사업청과 KAI는 '수리온'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술로 다양한 후속 헬기 제조 개발에 나설 예정이며, 이로써 13조 8000억 원의 산업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형 기동헬기 이름인 '수리온(SURION)'은 독수리의 용맹함과 기동성을 나타내는 '수리'에 숫자 100을 의미하는 '온'을 붙여 만들어졌다.

'수리온'은 공중강습작전, 의무후송, 탐색과 구조, 전술 수송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으며, 조종사 2명, 승무원 2명, 무장병력 9명 등 총 13명까지 탑승 가능하다. 총 기체 길이는 19m이고, 동체 길이 15m, 높이 4.5m, 너비 2m로 이루어져 있다.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기념식이 끝난 뒤 한국형 기동헬기(KUH) 시제2호기와 고등훈련기 생산 공장을 둘러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