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3월 31일 고교 교사가 중학생·초등학생이 떠난 체험학습에 동참, 울산시교육청으로부터 해임을 당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오마이뉴스 7월 16일자 '일제고사와 관계 없는 고교 교사가 웬 해임?')해임된 조용식 교사의 부인이 자신의 심정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비유하면서 시민들에게 호소하고 있어 애잔함을 전해주고 있다.

 

조 교사의 부인은 울산시교육청과 전교조 울산지부 게시판에 '감히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며'라는 글을 올려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고, 이들 부부와 동료 교사들이 연일 시민들에게 징계 부당성을 알리는 호소문에도 이 글을 적어 놓았다.

 

그는 호소문에서 "겨우 이 정도 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운운한다고 너무 노여워 않기를 바란다"며 "저의 아픔과 속상함, 노여움이 (노 전 대통령과) 말도 안되는 비교를 하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전교조 교사인 것이 이렇게 큰 죄가 되는지 요즘 새삼느끼게 된다"면서 "정말 속상하고 억울해 살 수가 없다, 가정 파괴가 별거 아니다, 당사자 대신 아내인 제가 문수산(울산의 유명한 산) 어느 바위 위에서 뛰어내려야 하나?"라고 토로했다.

 

부인은 24일 통화에서 "단란했던 가정이 요즘은 우울하게 변했다"면서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 해임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걱정 하실가봐 친정 부모님께는 남편이 해임됐다는 말도 못했다"며 "억울함이 해소될 때가지 시민들에게 호소하겠다"고 전했다.

 

남편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유

 

 체험학습에 동행했다는 이유로 해임돼 지난 7월 15일 교정을 떠나는 조용식 교사
체험학습에 동행했다는 이유로 해임돼 지난 7월 15일 교정을 떠나는 조용식 교사 ⓒ 시사울산

남편인 조용식 교사는 지난 3월 연가를 내고 일제고사 때 체험학습을 갔다는 이유로 7월 13일 해임통지서를 받았지만 보복성 징계 논란이 일었다.

 

그는 지난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울산에 부활된 관리자에 대한 방과후 관리수당 문제를 두고 한 학교의 편법 사례를 자신의 학교 메신저에 올렸다.

 

하지만 해당 학교 학부모들로부터 명예훼손 고소를 당했고 맞고소를 했다. 검찰은 교사들만 약식기소 했고, 조용식 교사 등은 정식재판을 청구해 놨다. 하지만 울산교육청은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교사들을 징계했다.

 

또한 지난해 근무하던 학교에서는 학교운영위원회 감표위원으로 참여해 금성출판사 역사교과서가 채택되는 과정을 감표했다. 하지만 최근 울산교육청이 이 학교에 감표가 잘못됐다며 감사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2008년 11월 울산 H여고는 학교 운영위원회를 열고 심의된 역사교과서 선정건에 대해 격론을 벌인 끝에 학교운영위원 11명이 투표, 6대5로 금성출판사 교과서를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울산시교육청이 1년이 지난 지난 6월 "투·감표 과정 등에 문제가 있었다"며 감사를 벌였고,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조용식 교사의 부인은 "억울하다"는 심정을 호소하고 있는 것.

 

부인은 "체험학습에 상관 없는 남편이 연가를 내고 참여한 것은,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심정에 가장 관계가 적은 고교 교사로서 참여하게 된 것"이라면서 "그동안 아이들과 항상 함께 하라고 '사제동행'을 강조하던 그들은 어디갔나"고 되물었다.

 

이어 "이 일로 징계 대상이 되고 일제고사 반대 서명은 검찰 수사 대상까지 됐다"면서 "검찰과 교육청이 하는 행동을 보면 자꾸 (노 전 댇통령에 대한)편파적인 표적 수사가 생각난다"고 밝혔다.

 

또한 "그 동안의 일로 괘씸죄가 추가된 듯 하지만 남편은 잘못된 일은 하지 않았다"며 "역사교과서 문제로 감사를 하는 것은 명목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누명을 쓰게 되면 남편은 어떤 생각을 하겠나"면서 "관리수당 문제를 학교 내 메신저로 알린 것이 이렇게 큰 죄가 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체험학습 해임 교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