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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주식투자 열풍이 일던 그 시절. 각종 범람하는 재테크 서적들에게는 불문율로 받아들여지던 하나의 공식이 있었다.

 

아마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음직한 말이 아닌가 생각한다. "20대나 30대는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안정자산을 구축하라"는 공식이다.

 

사실 나는 왜 젊을수록 고수익을 추구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그들이 하는 이유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단지 젊으니까? 우리에겐 나중에 다시 올라갈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까?

 

주식 값은 무조건 좋아질 것이라는 예상. 손실이 조금 나도 그것을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불어넣은 뒤 금융계에 근무하시는 많은 분들은 대학생, 사회초년생들을 투자라는 구덩이로 밀어넣었다.

 

그런데 그렇게 주식이라는 것을 처음 접했던 사람들 중에서 수익을 냈다는 사람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 서로 반토막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다시는 주식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생겨났다. 하지만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시기를 겪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그 반토막을 만회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는 악마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면서 일어나려고 하고 있다.

 

움츠러 들었던 지난 금융위기 속에서 세계 각국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해 긴축 완화 정책을 통해서 금리 인하와 함께 시장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 부었다. 그 결과 상대적으로 원화약세에 있었던 우리나라의 수출 시장 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뉴스에서 떠들어대는 실적 하나만 믿고 다시금 주식시장에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과연 이러한 성과가 그대로 주식시장에 반영될까? 기업의 주식가격이 상승하는 만큼 투자자도 그와 동등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이러한 물음에 대하여 <마크 스쿠젠의 주식투자 레슨>의 저자인 마크 스쿠젠은 단호하게 NO라고 대답한다.

 

그가 이야기하고 싶은 핵심은 기업과 주식은 결혼한 부부가 각방을 쓰는 것과 같이 둘 사이는 생각보다 매끄럽지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때문에 주식시장이 겉으로 그리고 세월이 흘러 나중에 봤을 때는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매 시간마다의 변동 폭과 하루하루의 변동 폭과 같은 단기적인 간격으로 봤을 때 계속적으로 이득을 가져가기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의 수 많은 변수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테크니컬 트레이더들이 호시탐탐 이득을 취할 기회를 노리고 주가를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면서 시장을 흔들어 놓기 때문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성장의 덫에 따른 평균으로의 회귀현상이 일어나면서 실적이 양호한 기업의 주가가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기대치보다 낮은 성적을 거두면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켜 단숨에 주가가 급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한 갑작스러운 정책 기조의 변화와 대외적인 전쟁, 지도자의 서거, 독재정치와 같은 정국의 불안요소와 더불어 전문가들의 예측성 발언 등이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기업과 주식시장은 다르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우리는 '미네르바' 사건을 통해서 시장의 판세에 있어서 한 사람의 발언이 얼마나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다. 세상 그 어떤 전문가가 정확하게 저점을 예측할 수 있단 말인가? 그가 발언한 주가 500설은 수많은 사람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그의 무모한 글 하나 하나가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급속도로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 심리 상태가 얼마나 우리 경제에 타격을 입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딴에는 해외투자자들의 손아귀에서 사람들을 구해내고 싶어서 그런 글을 썼는지는 몰라도 그가 일으킨 후폭풍은 거셌다.

 

그는 자신이 미국에서 은퇴한 경제전문가라는 신뢰감을 일으킬만한 거짓 지위를 가지고 직접적으로 정부에 대한 비판의 글을 올렸다. 나는 분명하게 말한다. 지금의 정부를 옹호하지 않는다.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나는 아고라에서 '미네르바'가 했던 그 경솔한 행위에 대해서는 결코 용서를 해줄 수가 없다.

 

어쨌든 이 책은 강세장이 반드시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를 꺼낸다. 그리고 어쩌면 역투자 방식이 더 나은 전략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역투자 방식은 정보를 가장 빨리 받아들인 소수의 몇 명만이 승리할 수 있는 게임이며 강세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주식시장은 투자자의 거래량이 시장을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망한 주식의 정보가 공개되고 그것에 자금이 몰리는 순간부터 많은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진다는 주장을 덧붙인다.

 

그렇다면 강세장을 공략해도 늦고, 약세장을 공략해도 늦는 일반인들은 어떻게 투자를 통해 수익을 거둘 수 있을까? 저자는 높은 수익률을 ?기보다는 그나마 안전한 배당주를 공략하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그리고 기술주 IBM과 배당주 엑손의 수익률을 비교하면서 성장속도가 높은 IBM보다 성장세는 크지 않지만 주가의 변동 폭이 심하지 않고, 배당시즌에 상당한 배당금을 지급하는 엑손이 더욱 수익률이 높았다는 증거자료를 제시해주고 있었다.

 

거기에 조금 더 공격적인 투자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몇 가지 또 다른 방법을 제시하고 있었다. 나 같은 경우엔 보수적인 투자자 기준에 속하는 것 같아서 그것들을 눈여겨보진 않았지만 아마 투자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위치에 따라 적절한 투자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이 책은 쉽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또 다른 투자 상품인 채권, 부동산등에 대해서도 간략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채권은 주식보다는 수익률이 높진 않지만 국채를 보유하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며, 부동산 같은 경우엔 신뢰성 높은 임차인과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할 수만 있다면 괜찮은 투자방법이 될 것이라고 소개시켜 주고 있었다. 그리고 경기침체의 시기가 도래할 것 같으면 금을 매입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일러주고 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조금씩 수익을 불려나가도 충분한데 꼭 나이대에 따라서 위험을 안으면서 까지 투자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주위의 설득에 무턱대고 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입으면 누가 보상해준단 말인가?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워랜 버핏이라던지 이 책의 지은이와 같은 전문 투자자들도 꾸준하게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작성했지 어떤 도박성 상품에서 몇 백%의 수익을 거둔 것이 결코 아니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주식시장은 패자들의 싸움이라는 것을…. 아무리 승승장구 하더라도 한순간에 주저 않아서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되는 전쟁터가 바로 주식시장이라는 전쟁터라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서 그 전쟁터 속에 숨겨진 안전한 요새를 찾을 수 있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네이버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마크 스쿠젠의 주식투자 레슨 - 월가를 움직이는 투자 고수

마크 스쿠젠 지음, 김기근 옮김, 팩컴북스(2009)


태그:#주식투자레슨, #마크 스쿠젠, #팩컴북스, #단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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