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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밀리면 안된다"는 생각에 언론노조 파업 때 매일 새벽까지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글 남기고 했다던 자동차공장 노동자! 언론 내주면 안돼요. 꼭 이겨야 해요. 잘 싸우세요. 같이 하고 있습니다 - 知所-

 

"대형종합TV 방송의 조중동과 재벌에 대한 특혜는 일본에서 이미 실패하였습니다. 일본이 선진국 가운데 정치적 후진국을 면하지 못하는 원인은 여기에 있습니다" - 대구시민

 

언론을 정권이, 자본이 움직일 때 어떻게 되는지를 우리는 오래전에 경험했었습니다.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게 노력하시는 여러분과 함께 하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시민들의, 국민들의 눈과 귀와 목소리를 지켜주세요. 힘내세요!! - 시민-

 

"그리움이 사무치면 꽃이 된다", 언론파업 하더라도 밥 먹고 힘내가며 파이팅 하세요♡. 미디어악법 out! - 김영숙-

 

아직 켜지지 않은 무수한 촛불들이 여러분을 지킬 것입니다. 힘내십시오! - 시민-

 

글은 말을 다 담아내지 못하고, 말은 뜻을 다 담아내지 못한다 하였습니다. 행동, 실천하는 당신들이 아름답습니다. - 시청자-

 

"…" 이것이 방송장악의 결과이다. - 시민-

 

이명박 정부의 역주행에 우리 민생들이 시달림과 수고스러움을 마다하지 않고 노력하심에 격려와 찬사를 보냅니다. 5년 후, 10년 후 세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준비하고 미래를 향해야 함에도 구시대적 발상으로 국민을 교육하려는 이명박 정부를 규탄합니다. - 김귀현-

 

 

전국언론노조 소속 MBC, YTN, SBS, EBS, CBS노동조합, 기업형 노조 KBS노동조합까지 21일, 22일을 기점으로 총파업에 돌입합니다.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대구·포항·안동 MBC, 대구CBS, TBC, 대구KBS총국 등이 이에 동참하며 서울로 집중하게 됩니다.

 

대구에 살면서, TV화면과 신문지면에 보도되는 국회 본회의장의 팽팽한 긴장감을 유사한 강도로 느끼긴 힘듭니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강행하려는 미디어법이 국회를 통과되었을 때 그 효과로 나타나는 처절한 지역현실은 그 누구보다 먼저 체감할 수 있습니다.

 

대결로만 치닫는 남북관계, 노동자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는 비정규법, 강의 생명력을 끊어버리는 4대강 살리기(죽이기), 공권력 투입을 앞두고 있는 쌍용자동차, 대통령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6개월째 장사도 못 지낸 채 용산사태 등 산적한 현안을 두고 카메라와 마이크, 각종 장비를 놓을 수밖에 없는 언론인들, 당신이 선택의 옳고 그름은 역사가 평가할 것입니다.

 

정작, 싸움의 성과를(혹은 폐해를) 나눌 시민들

 

지난해 12월부터 올 7월까지 장기간 진행되는 미디어법 정국으로 인해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는 언론인들과 누리꾼들, 시민들이 다소 지친 것은 사실입니다. 열띤 토론과 재치있는 아이디어가 넘쳤던 각종 사이트도 상대적이긴 하지만 연초에 비해 반응이 식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유야 여러 가지겠죠. 지리한 협상 과정에 "아직도 해결 안됐어?"라며 외면할 수도 있고, 팍팍한 삶에 지쳐 옆과 뒤를 돌아볼 여유가 없기도 합니다.  눈만 뜨면 사건사고가 터지는 이 정부 아래서 맘 편하게 사는 방법을 '뉴스 외면'으로 선택했을 수도 있겠죠.

 

시민단체 활동가로서 지난 7개월여 동안 기자회견, 문화제 등 현안 대응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정부규탄 목소리를 높였지만, 정작 우리 싸움의 성과를(혹은 폐해를) 함께 나눌 시민들의 반응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엽서를 들고 시민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민주화교수협의회 토론회장, 낙동강지키기 답사현장, 2.28 앞 농성장, 단골 식당, 슈퍼 등등. '힘내라! 언론노조,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라는 취지의 엽서를 설명하고, 미디어법의 문제에 대해 짧게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어?'. 무뚝뚝하고 자기 표현에 서툰 경상도인이라는 저의 고정관념은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정치인들이 주장하는 복잡한 숫자와 어려운 방송용어에 대해선 '골치 아프다'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언론노조 100시간 파업..."힘내세요!"

 

사실, 저도 각종 토론회에서 제시된 소유지분, 규제완화 비율, 외국사례, 준종합편성 채널 등 어렵고 힘든 용어, 그들 간의 상관관계에 대해 누구 말이 맞는지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여론다양성, 언론의 책임 등이 실현될 수 있는 정책과 이 정국 이후 소통 가능한 그룹에 대해 지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가 만난 50여 분의 시민들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들 대부분은 '역사가 뒤로 가고 있다', '답답한 정부다', '최소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있다' ' 이 법이 통과되면 특정 몇 명만 배부르게 된다'에 공감대가 높았던 것이죠. 미디어법 문제는 '법 타당성'에만 머물지 않고, 산적한 사회현안에 대해 뉴스를 선택하는 문화로까지 진보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언론인들에게 보내는 '힘내라' 메시지를 엽서에 담았습니다. 엽서에 담긴 내용은 22일 촛불문화제 때부터 2.28 농성장에 전시될 예정입니다. 비록 엽서 매수는 많지 않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의 폭과 깊이는 기존 서명운동과는 다를 것 같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박재동 교수(전 한겨레 화백)가 지난 18일, <한겨레신문> '박재동의 손바닥 아트'에 표현한 '괴이한 꿈'. '세상의 모든 소식을 알린다는 주막, 집집마다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지만, 그 소식통들이 모두 한목소리뿐이라 짜증이 나 소리쳤더니 '국론통일에 방해된다'며 포졸이 잡아가고, '역적'이라며 이메일 뒤지고'.

 

이 끔찍한 꿈이 우리의 미래가 아니었으면 합니다.

 

언론노조의 100시간 파업, '괴이한 꿈'이 현실이 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뭔가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언론파업, #박재동, #다양성, #미디어법,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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