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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발표를 보니 작년 한해 동안 우리나라에서만 판매된 술의 양이 329만 KL로 성인 1명당 평균 소주 72병, 맥주 107병을 마신 셈이 된다고 합니다. 평소에 술을 아예 드시지 않는 분들도 있으니, 술을 즐겨마시는 분들의 주량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어마어마한 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부분 이렇게 과도하게 술을 마시면 간이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술은 간에 아주 안 좋습니다. 폭주하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상습적으로 술을 마시는 사람의 90% 이상에서 나타난다는 지방간, 간경화의 전조 증상으로 여겨지는 알코올성 간염 그리고 간암의 흔한 원인이 되고 있는 간경화 등 술은 간에 손상을 일으킵니다.

특히 간경화를 동반한 알콜성 간염환자의 사망률은 4년에 대략 60%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과도한 알코올 섭취가 간경화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술에 의한 간경화는 수치가 크게 높지는 않지만 점점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하지만 술이 간에만 좋지 않을까요? 간 수치만 정상이면 아무 걱정없이 술을 계속 마셔도 되는 것일까요?

술이 간에만 해롭다고 생각하십니까?

술을 많이 마시는 분들에게 잘 걸릴 수 있는 간 질환 이외의 질병들입니다.

급성/만성 췌장염

췌장은 우리 몸에서 여러가지 소화효소들을 분비하는 곳으로, 췌장염은 그런 소화 효소들이 췌장 내에서 활성화 되어 자기 자신을 소화시킴으로써 췌장의 괴사와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음주는 급성 췌장염에서는 둘째, 그리고 만성 췌장염에서는 첫째 원인이 됩니다.

대개 췌장염의 경우 복부에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급성 췌장염의 경우 대증요법만으로도 3-7일 이내에 저절로 낫는 경우가 많지만, 만성 췌장염으로 진행된 경우에는 췌장암이나 다른 합병증 들로 인해서, 10년 생존율이 65%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알코올성 심근병증

알코올성 심근병증은 확장 심근병증의 하나로 장기간 알코올 중독을 보이는 경우에 발생합니다. 확장 심근병증은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서 심실의 수축력에 장애가 생겨서 좌심실이나 우심실이 커지는 질병으로 심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심부전의 흔한 원인이 됩니다.

확장 심근병증 중에서 알코올성 심근병증은 2차성 심근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심부전이 생기기 전에 음주를 중단하면 다행히 일부의 경우에서는 심장이 제 기능을 찾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음주를 계속 하게 된다면 3년 이내에 75% 이상이 사망하게 됩니다.

맬러리바이스증후군

맬러리바이스증후군(Mallory - Weiss syndrom)은 심한 구토나 구역질 혹은 기침에 의해서 식도에 점막이 찢겨져서 생기는 질병으로, 대개 과음 후나 알콜 중독자에게서 흔하게 나타납니다. 과음 후에 자주 구토나 구역질을 하다 보니 위식도접합부 바로 아래의 위 점막이 손상돼 출혈을 하거나 식도염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증요법으로만으로도 대개 저절로 낫는 경우가 많지만, 출혈이 계속된다면 내시경으로 지혈을 해야 하고 지혈에 실패할 경우 전체 사망률이 3-8%에 이릅니다.

베르니케 코르사코프 증후군

이 병은 쉽게 말해서 장기간에 걸친 음주 때문에 기질적으로 뇌에 문제가 생긴 경우를 말하는데 베르니케 증후군 (Wernicke syndrome)과 콜사코프 증후군(Korsakoff syndrome)을 합하여 부르는 명칭입니다.

베르니케 증후군은 알콜성 정신병 중에서도 가장 정도가 심하고 예후가 나쁘다고 알려진 것으로 의식장애, 혼미, 착란, 기억장애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콜사코프 증후군은 만성 알콜중독에서 나타나는 증후군으로 건망증이나 작화증(말을 만들어 내는 것), 지남력 장애나 다발성 신경염 등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티아민 결핍이 직접적인 발병의 원인으로 장기간의 음주에 의해서 티아민이 부족해 생기는 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단 발병하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태아알코올 증후군

임산부가 과도한 음주에 빠졌을 경우 태아알콜증후군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과도한 음주의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임산부가 술을 많이 먹는 경우 태아알콜증후군에 걸리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에 대개 임신중에는 술을 먹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태아알콜증후군에 빠진 태아의 경우 성장제한이나 행동장애 혹은 심장, 뇌, 척수, 두개안면골에 기형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위식도역류성질환이나 수면 무호흡증, 흡인성폐렴이나 알코올 환각증 등 많은 질병에서 과도한 음주가 원인이 되거나 악화인자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예후가 좋지 않거나 심각한 질환을 주로 고르다 보니 일반인들에는 생소한 질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질환들 모두 지나친 음주가 원인이 되거나 악화인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요즘 간접흡연에 대해서 관심도 높아지고 금연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참여하고 있지만, 술에 관대한 문화 때문인지 금주에 대해서는 그렇게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서 보신 것처럼 지나친 음주는 간질환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질환들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도 올렸습니다



#술#알코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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