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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박물관이 '진주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한 유해 발굴작업을 벌이는 속에,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 매장지에서 유골이 나왔다.
 경남대 박물관이 '진주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한 유해 발굴작업을 벌이는 속에,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 매장지에서 유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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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에 있는 매장지에서 나온 두개골 모양의 유골로, 가운데 금이 가 있는 모습이 보인다.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에 있는 매장지에서 나온 두개골 모양의 유골로, 가운데 금이 가 있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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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년만에 유골이 나왔다. 경남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에서 1950년 7월 집단 매장된 민간인 유골이 발굴되기 시작했다. 경남대 박물관 발굴팀(팀장 이상길 교수)은 지난주부터 발굴작업을 시작해 토요일(18일)에도 계속하고 있었다.

'진성고개'라 불리는 곳인데, 지금 한국국제대 정문에서 진성면소재지 방향으로 500여m를 가면 나온다. 문산~진성 사이 2차선의 옛 국도에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간 감나무 과수원에 있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안병욱, 아래 진실화해위)로부터 '진주 유해발굴'을 의뢰받은 이상길 교수 등 발굴팀은 지난주부터 이곳에서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장마로 며칠 동안 작업을 하지 못했는데, 이날 비가 그쳐 재개한 것이다.

현재 이곳에서는 두개골 4개와 다른 부위로 보이는 유골 10여개, 탄피 7개를 발굴했다. 이들 유골은 땅 표면에서 얼마 파들어 가지 않았는데도 나왔다. 이곳은 옆에 있는 땅보다 조금 솟아 있었는데, 더 깊이 파내려 가면 유골이 더 나올 것으로 보인다.

1950년 7월 집단 학살된 민간인들이 매장된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이다. 과수원 주인은 매장지에는 나무를 심지 않고 그동안 보전해 왔다.
 1950년 7월 집단 학살된 민간인들이 매장된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이다. 과수원 주인은 매장지에는 나무를 심지 않고 그동안 보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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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박물관 발굴팀이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에서 유해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남대 박물관 발굴팀이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에서 유해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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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온 탄피는 'M1'이다. 이상길 교수는 "몇 개 유골과 탄피가 나온 것으로 볼 때 집단 매장지가 확실하다"면서 "앞으로 더 파내려 가면서 발굴하면 더 많은 유골이나 유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매장지가 있는 과수원은 지금 진주 문산읍에 살고 있는 이봉춘씨 소유다. 이씨는 1980년대 초 옛 주인으로부터 매입해 지금까지 감을 생산해 오고 있다. 그런데 이씨는 매장지로 알려진 땅에는 감나무를 심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이씨가 옛 주인한테 과수원을 살 때 이곳이 집단 매장지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제법 넓은 땅이지만 감나무도 심지 않았고 아무런 경작을 하지 않았다. 나무가 심어져 있었더라면 이번 발굴작업도 애로가 많았을 것인데, 이번에 잡풀만 거둬낸 뒤 곧바로 작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씨는 옛 주인한테 들었던 말을 서울에 살고있는 아들에게 해 주었고, 아들은 진실화해위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진실화해위가 '진주 민간인 학살사건'의 유해 발굴을 결정하면서 이곳을 포함시킨 것이다.

이상길 교수는 "과수원 안인데도 나무가 심어지지 않고 대체로 잘 보전되어 있었다"면서 "과수원 주인이 나무를 심지 않으면서 특별히 관심을 가진 것이라 할 수 있고, 매우 고마운 일이다"고 말했다.

경남대 발굴팀은 조만간 이곳에서 계속 발굴작업을 하게 된다. 현재 발굴하고 있는 매장지 바로 옆에도 돌이 있는데다 봉분 모양을 하고 있어 추가 발굴 대상으로 보고 있다.

진주유족회는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에 '학살 매장지'라는 안내문을 설치해 놓았으며, 경남대 박물관 발굴팀이 작업을 하고 있다.
 진주유족회는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에 '학살 매장지'라는 안내문을 설치해 놓았으며, 경남대 박물관 발굴팀이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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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용산리 2곳 발굴했지만 유골 나오지 않아

진실화해위는 지난 6월 10일 진주 명석면사무소에서 '진주 유해 발굴 개토제'를 지냈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2월 '부산경남지역 형무소 재소자 희생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진주형무소에서는 1950년 7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최소 1200여 명의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원들이 진주지구 CIC와 헌병대, 진주경찰서 경찰들에 의해 집단 살해되었다. 진실화해위는 당시 희생자 가운데 70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들의 유해는 명석면 용산리(2곳), 우수리(1곳), 관지리(3곳)와 문산읍 상문리(2곳)에 집단으로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경남대 발굴팀은 개토제를 지낸 뒤 매장 추정지에 대한 정비작업 등을 거쳐 6월 말부터 발굴작업을 시작했다.

먼저 발굴작업을 벌인 곳은 명석면 용산리 2곳이었다. 일명 '용산고개'인데, 진주에서 산청으로 가는 왕복 4차선 국도에 있다. 그런데 먼저 용산리 2곳을 발굴해 보았지만 유골이나 유품은 나오지 않았다. 진주유족회가 지정하고, 회원들의 증언 등을 통해 집단 매장지로 보았던 곳이다.

이상길 교수는 "진주유족회가 매장지로 지정하고, 증언도 있고 해서 발굴해 보았는데 유골이 나오지 않았고, 주변 지역도 중장비로 파 보기도 했는데 흔적은 없었다"면서 "간혹 다른 지역 민간인 학살사건에서도 발굴작업을 했지만 유해가 나오지 않는 곳이 더러 있었는데, 용산리의 경우 세월이 오래되어 유족이나 주민들이 정확하게 위치를 찾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굴팀은 앞으로 문산읍 상문리의 다른 한 곳과 관지리, 우수리의 매장 추정지에 대한 발굴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 매장지에서 유골이 나왔다.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 매장지에서 유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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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에 있는 매장지에서 발굴된 두개골 모양의 유골.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에 있는 매장지에서 발굴된 두개골 모양의 유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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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길 교수 등 경남대 박물관 발굴팀이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 매장지에서 유골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상길 교수 등 경남대 박물관 발굴팀이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 매장지에서 유골 발굴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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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 매장지에서 1950년 7월 매장된 것으로 보이는 유골이 흙 속에 묻혀 있다.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 매장지에서 1950년 7월 매장된 것으로 보이는 유골이 흙 속에 묻혀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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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에 있는 매장지에서 탄피가 나왔다.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에 있는 매장지에서 탄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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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박물관 발굴팀이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에서 1950년 7월 집단 학살된 민간인들의 매장지를 발굴하고 있다.
 경남대 박물관 발굴팀이 진주시 문산읍 상문리 과수원 안에서 1950년 7월 집단 학살된 민간인들의 매장지를 발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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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민간인학살, #진실화해위원회, #경남대 박물관, #이상길 교수, #진주유족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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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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