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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을 "빨갱이 꼭두각시"라고 표현한 한나라당 허태열 최고위원의 발언이 강한 역풍을 맞고 있다. 16일 민주당과 진보신당은 일제히 허 최고위원을 비난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허 최고위원에게 직접 '모욕당한' 민주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어제(15일) 허 최고위원을 곧장 비난하고 나선 민주당은 이날도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허 최고위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 특위를 보이콧하기도 했다. 지방행정체제개편 특위는 이날 오후 2시 회의를 열 예정이었다.

 

민주당 "공식 사과 요구"... 박희태 "사자후"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케케묵은 색깔론으로 이명박 정권의 실정을 덮으려는 허태열 위원장의 망언에 분노를 느낀다"며 "한나라당은 흑색선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국회 지방행정체제개편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허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한다"며 "사과하지 않을 경우 사퇴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방행정체제개편 특위 민주당 위원장인 최인기 의원은 "허 최고위원이 유감의 뜻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나온 게 없어 특위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사과 등 조치가 나오면 민주당 소속 특위 위원들을 소집해 회의 참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좌파는 곧 빨갱이"라는 허 최고위원의 발언에 진보정당도 화가 났다. 진보신당은 이날 오후 공식 브리핑을 통해 "허태열 최고위원은 넥타이를 맨 스킨헤드"라고 맹비난했다. '스킨헤드'는 인종차별주의자나 극우 혹은 극좌 성향의 사람들을 뜻한다. 유럽과 러시아 등에서 스킨헤드족은 타인종에 대한 무차별 테러와 살인 등 범죄를 저질러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진보신당의 김종철 대변인은 "21세기 집권여당 최고위원 입에서 '빨갱이'라는 말이 튀어나오니 역시 한나라당의 시계는 거꾸로 가는 것 같다"며 "정치사상과 이념의 자유가 보장된 인권선진국에서 허 최고위원과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예외 없이 스킨헤드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허 최고위원과 한나라당은 하루빨리 '빨갱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허 최고위원의 발언을 추켜세우는 분위기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어제 부산에서 사자후를 토하신 허 최고위원에게 언론인들이 많은 지원 부탁한다"고 말했다.

 

"자유주의 진보연합? 언제는 진보가 빨갱이라더니..."

 

한편 진보정당들은 '빨갱이' 논란 속에 이날 출범한 뉴라이트계열 단체 '자유주의 진보연합'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나섰다.

 

김종철 대변인은 "자유주의 진보연합은 진보의 가장 기본 덕목인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지 물어보고 싶다"며 "그 덕목이 없다면 진보라는 말을 입에도 올리지 마라"고 일침을 가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도 "뉴라이트 출신들이 (좌파를) 빨갱이라고 핏대 세울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진보진영의 성과 이름을 도용하는 것이냐"며 "자신들도 '수구'나 '보수' 소리는 듣기 싫은 모양"이라고 코웃음을 쳤다.

 

그는 "(진보) 이름을 도용한다고 역사성과 정체성까지 도용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자유주의 진보연합은 죽었다 깨어난다 해도 진보단체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그:#허태열, #빨갱이, #진보정당, #김종철, #스킨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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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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