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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회원들이 시국선언한 교사들의 출근저지에 나선 가운데, 부산시교육청이 "정당한 교사의 출근이 저지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혀 관심을 끈다.

부산자유교원조합, 한국교원노조, 대한민국교원노조, 광복회 부산지부, 한국자유총연맹 부산지부,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 부산기독교사회책임 등으로 구성된 나라사랑협의회(부산, 나사협)는 시국선언 교사들의 출근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나사협은 지난 13일 아침 남구 A초등학교 정문에서 시국선언 교사 2명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한 시위를 벌였다. 당시 나사협 회원 30여 명은 교사 출근저지에 반대하는 다른 시민단체 및 학부모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그러는 사이 해당 교사 2명은 정상 출근했다.

나사협은 16일 아침 부산 서구 B초교 앞에서도 시국선언 교사 4명의 출근을 저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단체는 앞으로 예닐곱 차례 더 시국선언 참여 교사의 출근을 막겠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시국선언 참여 교사들의 명단과 사진을 공개하고, 해당 교사의 수업거부운동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교육청 "정당한 교사 출근 저지는 안 돼"

이와 관련해 부산시교육청은 교사들의 출근 저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서권석 전교조 부산지부장 등 간부들은 15일 오전 부산시교육청을 방문해 설동근 교육감과 면담하고, 보수 단체의 교사 출근저지와 관련해 교육청이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남광우 전교조 부산지부 사무처장은 "설동근 교육감은 지난 13일 출근저지에 대해서는 사전에 몰랐고 이후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고 했다"면서 "설 교육감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교사들의 출근저지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으며, 학교장한테 모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부산시교육청 학교정책과 담당장학사는 "시민단체에서 교사들의 출근을 물리적으로 막는 것은 안 된다"면서 "교사들의 정당한 출근을 방해한다면 공무집행방해로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부서에서 해당 학교와 긴밀하게 연락해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광우 사무처장은 "보수단체의 교사 출근저지에 대해 전교조는 무대응한다는 방침"이라며 "집회를 하든 1인시위를 하든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들이 출근저지를 당하면 아이들이 받을 충격도 있고 교권침해이기에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지부 "교사 출근저지에 교육청이 왜 수수방관하나"

전교조 지부는 15일 "나라사랑협의회는 아이들을 볼모로 하는 백색테러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진정 아이들과 교육을 위한다면 이성 잃은 집단행동을 당장 멈춰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지부는 "말로는 이 나라 교육을 위해서라지만 자신의 뜻과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등교하는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에게 망신을 주겠다는 그들의 행동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비이성적이며, 교사들과 교육 당사자인 아이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야만 하는 학부모의 마음을 처참하게 짓밟는 백색 테러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교사들 그리고 교통지도를 위해 나선 학부모와 소식을 듣고 몰려든 지역의 주민들 모두의 가슴에는 지우지 못할 시퍼런 피멍이 들었다"면서 "후대들의 행복을 위해 가르치는 보람으로 사는 교사들은 이런 교육자로서 소명과 양심을 위협당한 것에 상처를 받았으며, 자식을 둔 어머니들은 내 자식에게는 결코 '이런 추태'는 보일 수 없다는 마음에 울분을 터트렸다"고 덧붙였다.

전교조 지부는 부산시교육청이 학교 앞의 예정된 집단행동을 그저 수수방관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지부는 "나사협은 지난 6일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여 초등학교 앞에서 출근저지에 나서겠다고 발표하고 구체적인 학교 이름까지 명시를 하여 보도자료를 언론에 내보냈다"면서 "그리고 1주일이 지나도록 부산시 교육청에서는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수수방관만 하였다"고 밝혔다.

나사협에 대해, 전교조 지부는 "정말로 나라와 교육에 대해 할 말이 있다면 당당하게 전교조로 찾아오시라"며 "열 배 백 배 양보해서 전교조 교사들의 시국선언에 대해 할 말이 있고,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할 말이 있다면 전교조 부산지부로 찾아와서 주장을 펼치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부산지역 보수단체 회원들이 시국선언한 교사들의 출근를 저지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부산교육개혁연대 등 단체들이 14일 오전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 교사 징계방침 철회를 촉구하는 모습.
 부산지역 보수단체 회원들이 시국선언한 교사들의 출근를 저지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부산교육개혁연대 등 단체들이 14일 오전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 교사 징계방침 철회를 촉구하는 모습.
ⓒ 전교조 부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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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검, 서권석 지부장 포함 2명 조사 벌여

한편 부산지검 공안부(부장 김승식)는 14일 오전 서권석 전교조 부산지부장과 남광우 사무처장을 불러 2시간가량 조사를 벌였다. 부산시교육청은 이들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었다.

또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부산교육개혁연대'와 '엠비(MB)악법 저지 부산시국회의'는 이날 오전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부당한 고발과 및 징계 방침 철회를 촉구하고, 교육청을 항의방문 했다.


태그:#시국선언, #전교조, #나라사랑협의회, #설동근 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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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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