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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제부터 내리던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있다. 어제(13일) 오전의 일이다. 늘 그렇지만 월요일 아침은 왠지 분주하고 정신이 없다. 더욱이 어제 같이 비까지 오는 날이면 더욱 그렇다. 그런 가운데 휴대전화에서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벨소리가 들렸다.

"형 월요일 아침 한주 알차게...그리고 우울할 때 엘피지 신곡 장동건이효리 함들어봐"라는 문자였다. 순간 '뭐야 이건' 이라는 순식간의 기억만을 남기고 사라졌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서야 오전에 왔던 문자가 생각났다. 인터넷 통합검색에서 'LPG 신곡'을 검색하면 정말 노래 제목이 '장동건 이효리'라는 곡이 있다. 
지난 10일 <장동건 이효리>라는 댄스곡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 LPG 2기 <장동건 이효리> 지난 10일 <장동건 이효리>라는 댄스곡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 LPG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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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 이효리(임제나 작사 이주호 작곡)'는 신나는 댄스곡이다. 가사를 보면 이렇다.

장동건은 결혼을 왜 안하는 걸까 독특한 걸 좋아하는 취미가 있나 그렇다면 나에게도 희망은 있어 거울안의 주인님도 한 건 해야지

내 얼굴이 이효리가 아닌 것 슬퍼 효리 춤을 연습하면 허리가 아파
그렇지만 손가락은 완전 섹시해 어젯밤에 만져보다 기절했잖아

*) 못생긴게 죄냐 니 얼굴을 봐 니 거울은 폼으로 있냐
바보같은 니가 정신차리면 평생 너만 사랑해줄께

알아 나도 내 다리는 문제가 있어 안다니까 내 허리도 문제가 많아
그렇지만 눈동자는 완전 이효리 어젯밤에 거울보다 기절했잖아

*) 바보같은 놈아 나를 몰라 봐 거울도 나를 알아보잖아
바보같은 니가 정신차리면 평생 너만 사랑해줄께

바보같은 너를 사랑하는거야 나는 니꺼야 넌 내꺼 심플하잖아 바보

rap) 바보같은 남자친구 나보다 효리가 좋다고 속도 맘도 모르면서 나도 장동건이 좋아
정신차리면 평생동안 사랑해줄게 너만을 그저 날 기억해줘 사랑해
못생긴게 죄냐 니 얼굴을 봐 니 거울은 폼으로 있냐

바보같은 니가 정신차리면 평생 너만 사랑해줄께 바보같은 놈아 나를 몰라 봐
거울도 나를 알아 보잖아 바보같은 니가 정신 차리면 평생 너만 사랑해줄께


국내 남자 연예인 가운데 최고
▲ 영화배우 장동건 국내 남자 연예인 가운데 최고
ⓒ 장동건 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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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얼핏 들어보면 외모면에서 영화배우 장동건이나 인기가수 이효리보다 못한 자신이나 상대방(연인 또는 그 누구?)을 보면서 외모 지상주의를 이야기하는 듯하다. 그래서였을까?

아무 생각 없이 후배에게 늦은 시간 전화를 걸었다. "야, 너 아침에 문자 뭐야? 그리고 왜 그 노래를 들어보라고 한거야?"라고 하자, "형 나는 요즘 저에 대한 자신감을 많이 잃고 살아요. 그러다 어제 엘피지 노래를 듣고 한참을 웃었잖아요. 전 벌써 다 외웠어요.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고 높지 않은 음과 단조로운 멜로디가 쉽잖아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아니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고요?"라고 묻자 "우리 사회의 외모지상주의를 맘껏 비판하고 있잖아요. 이 노래는 가수의 실력을 자랑하기 위한 노래가 아니라 모든 대중을 위한 노래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나는 "이런 미친놈"이라며, 후배에게 막말을 퍼부었다. 그럼에도 후배는 "형 잘 들어보세요. 그 노래 속에는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교훈이 있어요. 남과 나를 비교하지 말고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갖자는 거죠. 전 그 노래를 들으면서 '인간의 불행은 남과의 비교로부터 시작했다'라는 말이 떠올랐어요"

조금 놀랐다. 요즘 내가 많이 공감하고 있는 부분을 이야기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노래를 들으면서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후배는 끝으로 "형, 요즘 힘들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아침에 비도 오는데 문득 생각나서 문자 보낸 겁니다. 형이 요즘 남과 비교하면서 자신 없어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머리가 '띵'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렇다. 요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무조건적으로 남들과 경쟁하면서 정작 자신의 진짜 모습은 모르고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한번 내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아봤으면 싶다.

마지막으로 어제 후배에게 하지 못한 말 한마디를 남긴다. "형이 오늘 네 덕분에 앞으로 최소한 며칠은 나를 생각하면서 살 수 있을 것 같다. 고맙다. 그리고 언제 시간나면 '아이코'(저와 후배만의 감탄사입니다) 한번 부탁할게"

덧붙이는 글 | - 남과 비교하다보면 자신을 정말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를 일이란 생각을 가끔하게 됩니다.
- LPG 이미지와 가사에 대해서는 어제 오후 소속사 관계자에게 메일을 보낸 후 직접 소속사에서 전화를 줘 사용을 허락 받았습니다. 늦게나마 관계자께 감사드립니다.



태그:#LPG, #장동건 이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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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경찰청에 근무하고 있으며, 우리 이웃의 훈훈한 이야기를 쓰고 싶은 현직 경찰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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