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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일 년 만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고시가 있던 지난해 6월 25일~26일 울산지역 노동자·시민이 한데 모여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이후 1년 만에 다시 울산 도심에서는 야당, 노동자, 시민 수 천 명이 거리로 나섰다. 달라졌다면 구호가 "고시철회"에서 "비정규직법·미디어법 강행 철회"와 "민주주의 회복" 등으로 다양하게 바뀌었다는 것.

 

11일 오후 5시부터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서 울산노동자대회를 마친 노동자와 야당, 시민단체, 네티즌, 학생 등은 오후 6시부터 2km 떨어진 울산시청을 거쳐 다시 울산대공원으로 행진했고, 김창현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위원장과 노옥희 진보신당 울산시당위원장 등이 플래카드를 들고 선두에 섰다. 

 

울산에서는 지난해 5월 31일 남구 롯데백화점 주위에서 학생 시민 등 1500여명이 경찰에 막혀 인도 행진을 한 후 6월 7일에는 2500여명이 고시철회를 외치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었다. 특히 1년 전 6월 10일 6.10항쟁 기념일에는 울산 사상 최대 규모인 5000여명이 촛불을 들고 도심 도로를 점령해 행진을 벌였었다.

 

"노무현 대통령 죽게 하고 사과 한마디 없어"

 

7월 11일 오후 5시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서는 민주노총 울산본부 산하 노조의 조합원 1500여명이 광장을 꽉 채운 채 노동자대회를 열었다. 파업중인 플랜트노조와 일제고사 및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징계에 항의하고 있는 전교조 등과 시민단체 회원이 차례로 나와 발언을 이어갔다.

 

시민단체 회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후 많은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명박 정부가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몰고 온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했지만 사과 한마디 않는다"고 성토했다.

 

전교조 울산지부 도상열 정책실장은 "일제고사 때 체험학습을 했다는 이유로 말도 안되는 중징계를 하려한다"며 "징계를 하려는 울산교육감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데, 누가 누구를 불법이라고 하나"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이런 사실을 기자회견까지 하며 알렸는 데 언론에는 한 줄 나오지 않는다"며 억울해 했다.

 

금속노조 울산지부 관계자는 "20년 일하던 노동자를 하루아침에 정리해고 하려는 사측에 맞선 쌍용차 노조원들을 잡아 가기 위해 지금 용역깡패들이 회사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며 "정말 노동자의 삶이 어려운 세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지금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 미디어법을 강행하려 한다"면서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고 하루라도 제대로 된 정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울산여성회 회원은 비정규직 아내로서의 설움을 토로하고 일제고사가 부활돼 아이들이 괴로워한다고 말한 뒤 "정말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다. 제발 물러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노동자 시민 2000여명은 이탈자 없이 한 시간을 도심 1개 차선을 차지한 채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 했다. 대오 중간에서는 "이명박은 물러나라" "민주주의 회복하자"는 구호가 나왔다. 

 

행진 후 다시 울산대공원 동문광장에 모였을 때도 출발전에 있던 자리가 그대로 꽉 찼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김주철 본부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민주주의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희생과 피로 만들어 진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노동자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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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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