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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2시, 언소주(언론소비자주권국민 캠페인) 회원들을 안양 범계역 부근에서 만났다. 이날은 안양에서 첫 번째 '판넬전' 을 하는 날이다. 판넬에는 '조중동' 을 비판하는 갖가지 내용이 적혀 있다. 

 

'광고 불매 운동은 합법'이란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신문기사를 스크랩해서 판넬 크기에 맞게 확대해 놓았다. 그 밑에는 '검찰, 광고 압박 네티즌 추적'이란 제목이 붙어 있다. 부제는 '기업 고발은 없어'다.

 

그 옆에는 '소비자 운동 법원에 다시 묻는다'라는 제목과 '언소주 회원 24명 전원 항소...조중동 광고 기업 불매 운동도 지속'이란 부제가 붙어 잇는 판넬이 있다. 이 두 개 판넬만 보고도 이들이 무엇을 알리기 위해 나왔는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촛불 때 조중동 왜곡 보도에 분개, 언소주 가입

 

'판넬전'에 열중인 김경환(52, 언소주 경기 인천 본부 중부) 지부장을 만났다. 김 지부장은 부동산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평범한 사업가다. 김 지부장이 언소주 회원이 된 이유는 이렇다.

 

"지난해 촛불 정국 때, 일 끝나면 시청 가서 살았어요. 당시, 조중동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촛불 배후에 좌파가 있다는 등 사실을 왜곡하고 색칠하는데 급급했지요. 우린 그저 광우병 쇠고기가 먹기 싫었을 뿐이거든요. 조중동 기사를 볼 때마다 분노가 일었어요. 그래서..."

 

그 때부터 김 지부장은 언소주에 가입, 활동을 시작했다. 자발적으로 회비도 내고 조중동 광고주에게 항의전화도 했다. 또 검찰에 기소된 언소주 회원 24명이 재판 받을 당시에는 법원 앞에서 1인 시위도 했다.

 

김영기(46) 씨는 언소주 '열성 회원'이다. 김씨도 지난해 촛불 정국 때 언소주에 가입,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김씨가 언소주에 가입한 이유도 김경환 지부장과 비슷하다.

 

"안양에 직장이 있어서 주말 오후에만 서울 시청에 갔어요. 촛불이 꺼질 때까지요. 조중동에 대해서 항상 불만이 있었어요. '좌파'니 '용공'이니 하면서 끊임없이 색깔론을 펴는데 질렸었죠. 그런 식으로 교묘하게 국민 눈 가린다고 늘 생각해 왔는데 촛불 때 그것을 확인 한 것이죠."   

 

김씨는 조중동이 말 바꾸기의 귀재라고 가시 돋친 칭찬(?)을 하며 한 가지 사례를 들었다.

 

"노무현 정부 때는 '광우병 때문에 미국 쇠고기 함부로 수입하면 안 된다고 보도했어요. 그런데 정권 바뀌니까 말이 싹 바뀌더라고요. 쇠고기 수입 적극 찬성한다'로. 이런 것을 보면 조중동 기자는 기자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사주들 입맛에 따라 기사를 쓰는 직업인 일뿐입니다."

 

지난해 광고주 불매운동 동안 <조선일보> 48면으로 줄이기도

 

언소주는 서울시청에 촛불이 활활 타오를 때 등장했다. 조중동이 촛불을 심각하게 왜곡하는데 분개, 누군가 인터넷에 카페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언소주 활동은 촛불 정국 때 활발했다. 조중동 광고 불매운동을 벌였다. 

 

조선일보는 광고가 넘쳐 최대 68면까지 발행하던 것을 '언소주' 활동이 활발했던 지난해 6월 12일 이후, 별지섹션까지 포함해 48면만 발행했다. 동아일보는 평균 48면 이상 발행해왔지만 6월 12일 이후엔 평균 40면으로 줄였다.

 

눈부신 활동 덕에 박수도 받았지만 상처도 입었다.  지난해 8월 업무 방해 혐의로 언소주 회원 24명이 검찰에 기소당했다. 검찰은 지난 1월 20일 회원 24명 중 16명에 대해 1년6개월~3년형의 징역형을 구형했고 나머지 8명에게는 벌금형을 구형했다.

 

다음달인 2월 19일, 서울 고등법원 이림 부장판사는 카페 개설자 이모씨에 대해 징역 10월·집행유예 2년, 운영자 양모씨에게는 징역 6월·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안모씨 등 3명에 대해서는 징역 4월·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들을 제외한 19명에 대해서도 100만~300만원의 벌금형이 선고했다. 이중 1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은 10인의 네티즌은 선고유예 처분됐다.

 

검찰 강하게 나오면 회원가입도 늘어납니다

 

언소주 회원 김경환씨와 김영기씨는 언론이 변해야 사회가 변한다고 입을 모은다. 언론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약자 편에 서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 하다고 한다. 특히 조중동은 강자 편에만 서서 약자들을 괴롭히는데  열을 올린다며 분개했다.

 

언론이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제 기능을 다하려면 우선 사주로부터 확실하게 편집권을 독립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재벌들이 뿌리는 돈으로부터 자유로워 져야 하고 정권과는 적당한 긴장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조중동 광고주 불매 운동을 벌였고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고. 

 

"삼성 불매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조중동에만 광고 하고  비판적인 신문(한겨레, 경향 등)에는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린 삼성이 광고로 조중동을 조종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가지고 있습니다."

 

가족들은 가장이 언소주 활동을 하는 것을 찬성하지만 은근히 걱정도 한다. 혹시 어느 날 갑자기 형사들이 들이닥쳐 조사라도 하지 않을까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두 김 씨는 별로 걱정을 하지 않는 눈치다.

 

"검찰이 강하게 나오면 회원들이 불어납니다. 지난번 24명 유죄 판결 받았을 때 회원들이 갑자기 2만 8천 명 정도 늘었어요. 또 광동제약 사건 때도 회원들이 갑자기 늘어서 지금 약7만 8천명 정도 됩니다."

 

'광동제약 사건'은 언소주에서 조중동에게만 광고를 주는 광동제약 불매운동을 선포하자마자 하루만에 '백기'를 든 사건이다.

 

지난 6월 8일 '불매운동 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조선·중앙·동아일보에 집중적으로 광고한 광동제약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광동제약은 9일 "특정언론사에 편중되지 않게 동등하게 광고를 집행하겠다"고 발표하고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에도 광고를 게재했다.

 

언소주 회원들은 검찰이 이상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작 불매운동 당사자인 기업들은 가만히 있는데 검찰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조사하러 다닌다는 것. 광동제약 불매 운동 때도 '위법성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광동제약 관계자들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고 한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노승권)는 조선·중앙·동아일보의 논조에 반대해 광고주를 상대로 불매운동을 벌인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이하 언소주) 김성균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30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태그:#언소주, #조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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