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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5일에 대전시청 대회의실에 갔습니다.

그날은 그 이전에 제가 신청한

'대전광역시 시내버스 서비스 시민평가단' 교육이 있는 날이었거든요.

 

대전 시내버스 운전기사님들의 평소 운전습관과 고객에 대한

응대 행태 등을 직접 현장에서 보고 모니터를 하라는

일종의 '암행어사' 역할로서의 교육이었습니다.

 

교육이 끝난 뒤 해당부처인 대전시청의 교통정책과에서는

취재수첩 형식으로 된 걸 나눠주었습니다.

거기엔 '시내버스 평가서'라고 하여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복장과

용모상태에서부터 운행실태와 안내체계, 그리고 차량시설의 이모저모에

이르기까지를 꼼꼼히 관찰하고 기록하도록 아예 세부내역이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끝으론 '기타 제보사항'이라고 하여 모니터 요원이

별도로 메모 내지는 평가를 기록하게끔 해 놓았습니다.

이러한 수순에 의하여 인터넷에 접속하여 평가서를 직접

작성해 제출하는데 매달 의무적으로 다섯 건 이상은 제보를 하여야 합니다.

 

그렇게 성실하게 하지 않으면 임의로 언제든 해촉되는 때문이죠.

뭐든 기왕지사 하기로 '칼을 뺐으면 끝을 보자'는 철저주의자입니다.

고로 지금도 열심히 시내버스 시민평가단의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중입니다.

 

다만 불만인 것은 추측으로만 따져도 작년 말부터 시작한

대전 시내버스 노선의 전면개편 작업엔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갔을 터인데

시내버스 시민평가단의 활동자금(?)으로는 고작 매달 1만 원이라는 점입니다.

 

아무튼 현재도 성실하고 꼼꼼하게 제가 객관적으로 보는

시내버스 운행실태의 모든 부분을 가급적이면 예리하고

보편타당하며 중도적 위치에서 관찰하고자 노력중입니다.

 

오늘까지 총 43건의 평가서를 작성하여 제출했는데

아직도 아쉬운 건 시내버스 기사님 중의 상당수는

여전히 승객에 대한 인사 태도가 100점 만점으로

치자면 겨우 30~40점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던 중 오늘은 정말 획기적인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환승을 하고자 하차한 서대전 네거리역에서 기다렸다가 314번 시내버스에 올랐지요.

 

그러자 오른쪽에 핀 마이크를 장착한 기사님이

"어서 오세요~!"라며 우렁찬 인사를 하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대저 기사님이 인사를 먼저 하시면 승차하는 승객은

금세 이심전심으로 맞대응의 인사를 하는 법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도 "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당연히 하였지요.

지난 3월에 시내버스 서비스 시민평가단 교육을 받을 당시

해당 부처의 과장님 말씀으론 장차 대전 시내버스의 기사님들

전원에겐 핀 마이크를 장착토록 한다고 했습니다.

 

하여 인사하는 분위기로 일신하겠다는 각오가 엿보였었습니다.

하지만 벌써 석 달이 지나도록 핀 마이크를 장착한

기사님은 빙산의 일각일만치로 눈에 띄질 않는 게 현실입니다.

 

아무튼 오늘 핀 마이크로써 승객들에게 활달하고

기분 좋게 승차 시와 하차 시에도 넉넉한 인사를 아끼지 않으신

금성교통 9510호 기사님은 정말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할 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이런 생각도 함께 들었는데요...

그건 바로 '한국인은 어쩔 수 없는 천상 마이크 체질(體質)이 아닌가?' 라는 것이었습니다.

 

왜 있잖습니까!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무시로 가는 노래방이건만

평소엔 점잖고 말도 없던 이가 하지만 마이크만 잡으면

갑자기 돌변하여 용감하고 노래도 잘 부르는 '야누스의 젊은 청년'으로

돌변하는 그런 한국적 특유의 현상 말입니다.

 

고루한 얘기겠지만 친절한 인사의 나눔은 가뜩이나

팍팍한 일상이라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하는 것처럼 반갑고 달콤한 법입니다.

 

차제에 당사자는 다소 불편하겠지만 시내버스 기사님들께

핀 마이크를 모두 장착토록 하여 승객에게 인사 잘 하는

풍토의 착근이 이뤄졌음 하는 바람입니다.

 

물론 그렇게 인사를 받는 승객은 당연히(!)

그에 준하는 고마운 맞인사를 하여야 하겠고요.

덧붙이는 글 | sbs에도 송고했습니다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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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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