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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축복의 땅 카프카스 3국은 옛 소련 남부의 카스피 해와 흑해 사이에 위치한 그루지야,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공화국을 말한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15개 공화국 중 3개 공화국이다.

       

실은 현재 러시아에 속해 있는 체첸이나 북오세티야, 잉구세티야, 다게스탄, 카바르디노 발카리야, 카라차예보 체르케시야공화국도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이 지역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카프카스는 극심한 민족이동과 아시리아, 페르시아, 스키타이, 그리스, 사산, 비잔틴, 아라비아, 이란, 몽골, 터키, 러시아 등의 지배를 받아 역사가 매우 복잡하지만, 카라반에 의해 동서남북을 연결하던 요충지이며, 유럽과 아시아를 이어주는 대륙의 교량으로서 독특한 문화와 전통을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북해의 유전과 맞먹는 180~350억 배럴 규모의 석유 매장량에다 천연가스, 몰리브덴, 철광석, 망간, 텡스텐, 아연, 화강암 외에 건축용 석재, 미네랄워터까지 지하자원이 풍부한 축복받은 땅이다.

 

유목민을 자처하는 여행 작가 이한신 선생은 중앙아시아 5개국을 9년간 돌면서 느낀 점을 한권의 책<중앙아시아, 마지막 남은 옴파로스>으로 담은 후, 카프카스 3국을 돌아본 이후 <숨겨진 보물 카프카스를 찾아서>(이지출판)를 연작으로 출간했다.

 

석유와 캐비아로 유명한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 스탈린의 고향인 그루지야, 세계 최초로 기독교를 국교로 받아들인 고대 문명의 발생지 중에 한곳인 아르메니아를 지금부터 둘러보기로 한다.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은 인구 8백만 명으로 카프카스 3국 중에서 가장 큰 나라이다. 농업기반과 유전, 가스 대국이다. 양의 수가 사람 수보다 많고, 석유 시추탑이 마을보다 많은 곳이다. 중세부터 동서간의 교통, 무역로 역할을 하였으며, 그 대가로 인접 강대국으로부터 수많은 침략을 당한 나라이다. 옛 소련 시절 거의 대부분의 석유를 생산했고, 지금도 석유 때문에 에너지 전쟁을 치르며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는 나라이다.

 

이곳 국민들은 멋대로 도로를 건너다니고, 자동차는 수시로 경적을 울려대지만, 경찰은 뒷짐만 지고 다닌다. 심지어 자동차 사고가 나도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다는 표정으로 순찰을 다닌다.

 

또한 이곳의 남성들은 너무 근사하다. 걸인들도 거의 정장을 하고 구걸을 하러 다닌다. 여성들이 우아한 중앙아시아에 비해 이곳 남성들의 패션은 과히 일품이다. 특히 중년 남성들의 중후한 모습은 과히 일품이다. 패션 잡지에서 본 이탈리아 남성들 뺨친다. 

 

여성들은 뾰족한 코가 인상적이다. 매부리코의 나라답게 얼굴 윤곽까지 또렷하여 정말 보기 좋다. 하지만 아쉽게도 물가는 유럽을 뺨치고, 통신비, 교통비나 호텔비도 상상을 초월하게 비싸 많은 여행자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가난한 여행자라면 근사한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맥주와 카스피 해 캐비아로 식사를 하는 것은 미리 접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재미있게도 간혹 한국인들이 이곳을 찾는지 식당에서 김밥을 팔기도 한다.

 

아쉽게도 꿈에 그리던 카스피 해는 쓰레기가 넘쳐나고, 길거리의 멋쟁이 무명가수는 노래도 잘하면서 아주 잘 생겼고, 패션 감각도 대단하다. 거기에 사람들은 인정이 넘치고 너무 좋아 고향 같은 느낌이 드는 나라이다.

 

다음은 와인의 나라 그루지야공화국이다. 옛 소련 시절 와인과 브랜디 생산지이자 차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휴양지가 많은 그루지야. 지리적인 특성 때문에 역사적으로 많은 국가들의 영향을 받아 사고가 역동적이며, 정치도 변화무쌍하다. 지방색 또한 뚜렷하다.

 

세계에서 가장 혼란스러운 인종 분포를 보이고 있으며, 장수 국가에 아름다운 합창단이 유명한 음악의 나라. 2003년 러시아에 대항한 장미혁명으로 러시아에 밉보여 모든 상품 수출이 중단되어 경제적인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작가는 스탈린의 고향 고리에서 그를 위해 건배를 들기도 하고, 와인으로 유명한 텔라비에서는 맛있는 와인을 신나게 마시기도 한다. 수많은 고성을 돌면서는 그루지야의 역사를 몸으로 느꼈다.

 

또한 소수민족과의 갈등으로 분리 독립운동이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는 남부지역을 둘러보면서 두려움에 떨기도 했다. 장수국가답게 노인들이 많고 술과 맛있는 차가 넘치는 곳이라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

 

마지막으로 코냑과 매부리코의 나라 아르메니아공화국은 주로 유대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고대 로마보다 더 우수한 문자와 숫자를 가진 나라 아르메니아. 유구한 역사와 과학의 발전, 아름다운 문화유산이 넘치는 곳으로 살아있는 야외 박물관을 걷는 느낌이 드는 나라이다.

 

비극적인 역사와 잘 아울리는 구슬프고 애절한 음악이 있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코냑이 넘치는 나라. 하지만 민족 간의 분쟁이 심하여 피의 역사로 점철된 곳이다.

 

BC 3세기 세계에서 최초로 기독교를 국교화한 아르메니아. 특히 수도 예레반은 전 세계의 몇 안 되는 고대 도시 중 하나이며, 상술이 뛰어나며 국민들의 교육수준은 매우 높아 문맹률이 1% 미만이다. 화산지대의 전형적인 산악국가로 평균 해발고도가 1800미터로 국토는 벨기에보다 작다. 

 

또한 아르메니아의 아름다움의 극치인 세반 호수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즐겁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환상적이다. 작가가 아르메니아에 간 이유 중 가장 기대를 갖고 있던 곳이 세반 호수이다.

 

카프카스에서 가장 거대하며, 100개 이상의 자연호수 가운데 가장 큰 세반 호수는 예레반에서 북쪽으로 60킬로미터 위에 있다. 해발 900미터나 되는 산 속에 국토 면적의 5%를 차지하는 세반 호수는 차라리 바다에 가깝다.

 

세반 호수에는 아주 특별한 음식인 생선 샤슬릭을 맛볼 수 있다. 주로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에서 먹는 샤슬릭은 주로 양고기다. 간혹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먹기도 하지만, 세반 호수의 샤슬릭은 남다르다. 호수에서 방금 잡아 올린 물고기를 숯불에 구워 보드카와 함께 먹는다. 그 맛은 아이스크림 녹듯 입안에서 녹는다.

 

<숨겨진 보물 카프카스를 찾아서>는 전문작가가 아닌 여행가가 쓴 글이라 글이 거칠고, 1차 자료가 너무 부족한 탓에 역사 문화에 대한 구체적인 서술이 거의 없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인들에게 너무나 생소한 지역인 카프카스를 소개한다는 의미에서 새로운 여행 교과서로 의미가 있다.

 

유목민을 자처하는 저자 이한신 선생은 옛 소련 전문여행가이자 중앙아시아포럼 사무국장이며, 중앙아시아 지역 전문가로서 중앙아시아 NGO 활동에 몸담고 있다. 저서는 <중앙아시아, 마지막 남은 옴파로스> <숨겨진 보물 카프카스를 찾아서>가 있으며 <발틱 3국 -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와 <몰도바, 벨라루시, 우크라이나 여행기> 출간 준비하고 있다.


태그:#카프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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榴林 김수종입니다. 사람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으며, 간혹 독후감(서평), 여행기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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