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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동네 입구에서부터 장대 같은 솟대들이 쭉 줄을 지어 서있다. 황토색, 진한 갈색, 검정색 등의 색깔과 모양도 각각 다른 솟대와 빨강, 분홍 보라색 등 다양한 색깔의 꽃들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네가 마치 거대한 솟대공원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솟대 전시장으로 들어갔다. 잔잔한 음악과 솟대가 있는 전시실의 분위기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난 5월 15일 충청북도 제천시 능강리에 있는 솟대전시장을 찾았다. 솟대의 종류도 그렇게 많다는것에 놀라웠다. 또 솟대만 만들어 전시를 해놓은 곳이 있다는 것이 새삼스러웠다.
 

솟대라고 하면 마을 어귀에 한두 개 서있고, 마을사람들이 작은 소원을 비는 아름다운 민간 신앙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생태공원 같은 곳에 가면 몇개씩 서있는 솟대를 보고도 반가웠는데 그날 셀수도 없이 많은 솟대를 보니깐 솟대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또 솟대작가 윤영호씨의 설명을 듣고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솟대란 높은 장대 위에 기러기, 오리, 까마귀, 까치 등 새의 형상을 조형물로 만들어 놓은 것. 솟대의 기원은 약 2만~3만 년 전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고 우리나라 역사와 함께 한다고 보면 된다고. 즉 고조선 때부터 하늘을 향한 인간의 소망(마을의 안녕과 풍요)을 기원하는 의미라고 말하기도 했다. 솟대작가 윤영호씨는 "솟대는 2004년 세계총회에서 대한민국 문화를 대표하는 공식적인 상징이 되기도 했어요"하며 강조하기도 했다.

 

실내에 전시되어 있는 솟대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조명해 놓아 집안의 장식품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새로운 예술품의 재탄생이라고나 할까? 자세히 보고 있으면 새의 형상이 마치 하늘을 향해 기도 하는 모양 같기도 했다. 작은 꿈은 개인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있지만 큰 꿈은 하늘의 도움이 있어야 이루어진다는 선조들의 말이 마음에 와 닿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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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현순

 

알게 모르게 전해 내려왔던 미풍양속에 이렇게 깊은 뜻이 숨어 있었다는 것이 새삼 감탄스럽기도 했다. 다음에 어디서든 솟대를 만나게 된다면 예전에 무관심했던 것과는 많이 다를 것 같다. 솟대전시장은  윤영호 작가가 직접 제작하고 사비로 전시장이 운영되고 있단다. 그런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맥을 잇고 있기에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 또 감사했다. 다음에 이사하는 집에는 '풍요와 희망'의 상징인 솟대를 사다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이는 글 | 지난 5월15일~16일까지 충청북도 제천을 갔다 왔습니다.


태그:#솟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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