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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6시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6.15 남북정상회담 9주년 기념 강연이 열렸다. 주제는 6.15로 돌아가자
▲ 6.15로 돌아가자! 11일 오후 6시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6.15 남북정상회담 9주년 기념 강연이 열렸다. 주제는 6.15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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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남북정상회담이 올해로 9주년을 맞았다. 남북은 9년전 '긴장'의 관계를 '화해'의 단계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계속해서 남북간의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이 '화해'의 단계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긴장의 사이가 돼버린 우리나라와 북한, 우리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가들은 북한의 태도를 비난하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혼란 속에 빠진 남북관계. 올해 남북정상회담 기념 강연은 예전과 다른 분위기 속에 행사가 진행됐다.

야당 인사들 대부분 참석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원혜영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악수를 하고 있다.
▲ 반갑습니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와 원혜영 민주당 전 원내대표가 악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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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열린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은 정세균 민주당 대표, 원혜영 민주당 전 원내대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 정동영 의원 등이 참석했다. 그 외 수많은 외국 인사들도 행사장을 찾았다.

이렇게 수많은 야당 인사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그외에도 수많은 관계자들이 찾아 행사장이 비좁을 정도였다. 핵실험 위기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마음이 큰 듯했다. 주최측은 편의를 위해 위층 코스모스홀에도 자리를 마련했다.

"왜 이렇게 많이 오셨습니까?"

예상치 못한 인원이 모여들자, 주최측은 또 "역대 남북정상회담 기념강연 중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몰린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마음이 무거웠던 국민의례, 묵념


행사 시작 전에 열렸던 국민의례는 매우 경건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사회를 본 조순용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은 "남북 정상회담 개최 9주년이라는 뜻깊은 자리에 섰다. 그러나 요즘 현 정국은 요즘 혼란스러운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특히 순국선열들을 위한 묵념 시간에는, 특별히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자는 뜻에서 진행됐다. 행사장을 찾은 야당 대표인사들과 참가자들은 보다 더 경건한 마음가짐을 가졌다.

"대통령님, 좀 웃으십시요", 어두웠던 김대중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이 수행원의 도움을 받아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 몸이 아프지만, 그래도 참석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수행원의 도움을 받아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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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별강연이 있기 전, 행사위원장인 한명숙 전 총리의 개회사와 박지원 의원,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강연이 이어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님은 수많은 언론의 인터뷰 요청,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한 국민장 참석 등으로 과로를 겪고 계십니다. 게다가 식사까지도 제대로 하지 못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행사만큼은 반드시 참석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해받았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지금 동교동에서 출발하셨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정부 시절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던 박지원 의원의 말이다. 문정인 교수의 강연 전에 행사장에 입장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지원 의원의 언급처럼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청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입장한 그는, 시종일관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그의 입장에 수많은 사진기자들이 관심을 갖자 사회자의 권한으로 1분간의 짧은 포토 타임을 가졌다.

포토타임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부인인 이희호 여사도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오죽하면 조순용 사회자가 특별주문까지 할 정도였다.

"대통령님 기자들을 위해 한번 웃어보시죠."

기자들의 포토타임에서, 생각에 잠긴듯 무표정의 얼굴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 흠... 기자들의 포토타임에서, 생각에 잠긴듯 무표정의 얼굴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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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이명박 대통령, 국민이 불안해 하는 것 꺠달아야, 행동하는 양심 필요"

문정인 교수의 강연 후 이어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별연설. 그는 시작 전에 수많은 청중들에게 성원에 보답하는 듯 손을 흔들었다.

어두운 표정을 지었던 포토타임과 달리, 그는 연설 초반 분위기를 밝게 이끌었다. 자신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닮은 점이 많다는 말에 청중들은 웃음을 자아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연설 시작 전,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반갑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연설 시작 전,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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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잠시뿐이었다. 곧바로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남북공동선언을 재빨리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명박 정부는 나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룩한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하루빨리 이행하십시요. 개성공단 철수와 금강산 관광중단은 우리가 너무 일방적으로 철수한 것과 다름없습니다"

그의 현 정부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에 청중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곧이어 그는 '행동하는 양심'에 대한 부분을 언급했다. 특별강연에서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내용이었다.

연설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 그의 말을 김정일이 듣고 있을까?
▲ 행동하는 양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연설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 그의 말을 김정일이 듣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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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는 또 국민이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50여년동안 피흘려 이룩한 민주주의가 현재 너무나도 위험합니다. 흐트러질까 걱정입니다. 우리가 좋은 나라를 이룩하려면 무조건 행동하는 양심을 지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100년이 흐르든 1000년이 흐르든 간에 무조건 전쟁을 통해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내가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로 연설을 마쳤다.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해마다 열리는 특별강연. 올해는 더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진행됐다. 최근에 안좋은 소식들로 몸이 안좋아졌다는 그. 그가 전한 '행동하는 양심'을 현 정국이 수용할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터,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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