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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신특위와 친이소장파들이 요구하는 지도부 사퇴에 대해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선화합 후전당대회'라고 분명히 선을 긋고 나섰지만, 정몽준 최고위원이 "바뀌는 모습을 국민과 당원에게 보여야 한다"며 반대하고 나서 지도부 의견마저 분열되는 양상이다.

 

박희태 대표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내 입장을 좀 밝히겠다"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에 유보적인 견해를 거듭 밝혔다.

 

박 대표는 "내가 조기 전당대회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반대하는 것은 반쪽짜리 전당대회이자 분열의 전당대회"라며 "반쪽짜리 전당대회를 국민에게 내놓고 쇄신했다고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어 "우리가 (4·29) 재보선에서 패배한 이유도 당의 분열 때문"이라며 "대화합을 위해 직을 걸겠다. 신명을 바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절대로 자리에 연연하겠다는 얄팍한 수가 아니다"라며 "모든 것을 걸고 대화합의 험난한 길에 나서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박 대표의 '선화합론'에 안상수 원내대표도 "인적 쇄신 문제도 중요하지만, 당의 개혁과 소통의 문제, 국민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제도적 쇄신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박 대표와 안 원내대표의 연속 발언으로 지도부의 의견이 '선화합 후전당대회'로 굳어지는 모양새였지만, 지난 주 해외출장으로 당내 논의에 참여할 수 없었던 정몽준 최고위원이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정몽준 "바뀌는 모습 보여줘야", 공성진 "MB정부 뒷받침 새 지도부 필요" 

 

정 최고위원은 "당내에서 제기되는 쇄신책으로 전당대회를 개최할지 여부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활발하고 진지하고 치열하게 논의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며 "어느 의견이 맞고 틀리다는 것을 사전에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화합'으로 의견을 정리하고 나선 박 대표를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여건이 성숙되지 않아 '전당대회가 아니라 반당대회가 되면 어떡하느냐'라고 하지만 한나라당이 새롭게 바뀌길 바라는 국민과 당원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뀌고 있다는 모습은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며 "국내외적으로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이것을 빨리 수습하고 국정에 몰입하는 한나라당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조기 전당대회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이 조기 전당대회 개최 필요성을 역설하자, 그동안 최고위원들 사이에서 외로이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해왔던 공성진 최고위원이 거들고 나섰다.

 

공 최고위원은 "현재의 최고위원들이 각 계파를 대리할 수 있는 분들로 구성됐다는 것을 시인해야 한다"며 이명박 정부의 국정 운영을 강력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새로운 지도부의 구성을 역설했다. 

 

공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에게 남은 시간이 4년이지만 실제로 남은 것은 많지 않다"며 "조기 전당대회로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된다면 1년밖에 남지 않은 이명박 정부와 운명과 책임을 같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기 전당대회는 7·8월이냐 9·10월이냐 내년 1·2월이냐 하는 결정만 남았다"며 "박희태 대표만 책임지고 대행체제로 갈 것이냐 비대위로 갈 것이냐, 무엇을 택할지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지도부의 분위기를 조기 전당대회로 몰아가는 듯한 발언을 했다.

 

민주당 "한나라당 완전 마비... 기만전술 관두고 민주당 요구 수용해야"

 

한나라당 지도부가 쇄신방안으로 거론되는 지도부 사퇴 여부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진 상황에서 9일부터 단독으로 상임위를 열기로 하고 세 교섭단체와 대화를 제의한 것에 대해 민주당은 "언론을 통해 국민에게 상황을 호도하기 위한 술책"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는 한나라당 원내대표로부터 상임위를 열자는 제안을 정식으로 받은 바 없다"며 "한나라당이 상임위를 열자고 하는 것은 자기 당의 내부 사정을 호도하기 위한 기만전술에 불과하다"말했다.

 

그는 "언론 보도에는 한나라당이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의 동의를 구해 내일부터 상임위를 연다고 하는데,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기자회견을 통해 정면으로 이에 반박하는 입장을 밝혔고, 친박연대 쪽도 마찬가지"라며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응하지 않아 국회를 열지 못한다는 기만 전술을 당장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지도부는 집안싸움 중단하고, 산적한 민생문제와 국회를 빨리 열기 위한 모든 조처를 위해야 한다"며 "우리 당의 요구사항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이 내일이라도 들어온다면 우리는 국회를 열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태그:#박희태, #정몽준, #공성진, #이강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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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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