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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망명길에 올랐다. 며칠 전 진보신당을 탈당한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자신이 박사학위를 받았던 독일로 결국 망명을 갔구나 생각하겠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새로 등장한 '사이버 망명'이다. 사이버 망명지는 '구글'이다.

 

진 교수가 사이버 망명을 떠난 이유는 변희재 미디어발전국민연합 대표가 진 교수의 다음 블로그 글이 자신의 권리를 침했다고 신고하자 접근금지(블라인드처리)처리 되었기 때문이다. 

 

 

진 교수는 자신의 다음 블로그(http://blog.daum.net/miraculix)에 '듣보를 듣보라 부르지 못하는 현실을 비관하여 망명갑니다. 호듣호보를 허용하라!'는 내용과 함께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구글의 블로그 (http://ch601.blogspot.com/)로 망명하여 첫 글로  '듣보잡'에 대한 단상'을 올렸다. '듣보잡'이란 '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라는 뜻으로 요즘 유행하고 있는 말로 변희재 대표를 '변듣보'라고 했기 때문에 변 대표는 명예훼손이라 주장하고 있다.

 

진 교수는 구글 블로그에서 "'듣보'라는 별명에 대해 왜 그렇게 민감한지 모르겠네요."라면서 "우리 듣보가 얼마전 제 입으로 이렇게 얘기했거든요"라면서 변희재 대표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길게는 2년, 짦게는 6개월 만에 나는 크게 성장해서 진출하고 있다. 즉 '듣보잡'이라는 용어는 낡은 386세대의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한 청년의 초고속 성장의 의미가 되어버렸다. 봐라, 조만간 용어의 개념이 바뀌게 될 것이다."

 

즉 변 대표가 "조만간 용어의 개념이 바뀌게 될 것이라" 한 것처럼 진 교수도 "'듣보'라는 용어를 "조만간 바뀌게 될 개념"으로 사용한 거라"면서 "나는 칭찬을 한 건데.... "라고 했다.

 

진 교수가 다음에서 구글로 사이버 망명하여 쓴 "'듣보자'에 단상"에 달린 댓글에는누리꾼 반응이 뜨겁다. 구글 블로그를 오래 사용했다는 누리꾼 '유마'는 "구글 블로거로 옮기신 것

을 환영"한다면서 "구글 블로거는 가히 한국 블로그계의 변방이지만 또 한 분의 한글사용자를 발견하니 반갑습니다."고 했다.

 

'듣보잡'에 대한 단상

'듣보'라는 별명에 대해 왜 그렇게 민감한지 모르겠네요. 우리 듣보가 얼마전 제 입으로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길게는 2년, 짦게는 6개월 만에 나는 크게 성장해서 진출하고 있다. 즉 '듣보잡'이라는 용어는 낡은 386세대의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한 청년의 초고속 성장의 의미가 되어버렸다. 봐라, 조만간 용어의 개념이 바뀌게 될 것이다."

 

저는 '듣보'라는 용어를 "조만간 바뀌게 될 개념"으로 사용한 거거든요. 다시 말하면, '듣보'란 용어는 "길게는 2년, 짧게는 6개월 만에 크게 성장해서 진출하고 있는 한 청년의 초고속성장"이라는 뜻입니다. 나는 칭찬을 한 건데....

누리꾼 'hapilwallii'이 쓴 글은 그냥 읽어 넘기기 힘들다. 그는  "백성이 다 망명하고 나면 지들 몇몇이 남아서 시청광장 싸안고 소주 병나발 불려나"고 이명박 정권을 향해 한 논객이 사이버 망명까지 하는 비극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지 답답함을 토로했다.

 

시민들이 다 망명가버리고 텅 빈 시청광장에서 쓴 소주 마시는 장면은 민주주의 조종과 같기 때문이다. 광장이 사람으로 흘러 넘쳐야 하는데 사람 하나 없는 광장은 민주주의가 아닌 것이다.

 

'아이들의 숲'은 "축하(?)드립니다. 정말 축하해야 할지 모를 일이지만. 참 희한한 세상이 되어 버렸다"면서 촌철살인으로 세상을 비판했던 논객의 사이버 망명이라는 씁쓸한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그리고 "몇 년 전 '놈현스럽다.'라는 그 말까지 국립국어원에 등재 될 정도로 난리를 치더니 듣보잡... 이 한마디로 진 교수님께서 사이버 망명을 하셔야 할 정도이니..."라면서 말 한 미디 제대로 못하는 대한민국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까막눈'은 "힘내세요"라면서 "지금 시대가 그리 정상적인 사회는 아닌것 같아서 슬픕니다.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는데..."라고 했다.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보장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 말까지 명예훼손이라면 참 씁쓸한 대한민국이다.

 

변희재 대표는 <빅뉴스>에 실린 '진중권을 대한민국 인터넷에서 추방시키며'라는 글에서 "시사블로거 진중권씨를 대한민국 포털 미디어다음 블로그에서 추방시키는데 성공했다."면서 "빅뉴스, 미디어다음, 네이버 등에 마구잡이로 모욕적 게시글을 늘어놓은 네티즌 개개인에 대해서도 모두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이들의 숫자가 천명이든 만명이든 관계없이 모두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법적 처벌을 받는 누리꾼들은 "나를 원망하지 말고, 위법성 게시글을 마구잡이로 올리는 것을 민주주의라 왜곡선동한 진보좌파 진영의 사이비 친자본주의자들을 원망하라."고 했다.

 

빈말이 아닌듯 변희재 대표는 <빅뉴스>를 통해 "막말 네티즌의 명예훼손 모욕성 게시글 18건에 대해서 6월 7일 12시 49분에 인터넷사이버수사대를 통해 종로경찰서에 신고하였다."고 했다.

 

진 교수와 변 대표 사이에 반박과 재반박, 그리고 변 대표의 법적 조처가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인터넷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주의로 가는 길은 이렇게 멀고 험난 길임을 우리는 지금 보고 있다.


태그:#진중권, #변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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