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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쇄신 논의와 맞물려 소속 의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5일 "장고가 필요하다"며 지도부 사퇴보다는 친이-친박 화합책 모색을 우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 당 대표실에서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지금 우리 당이 승부처를 맞이하고 있다"며 "장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박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사퇴를 하든, 당직을 유지하든 거취를 함께하기로 했고, 그 결정은 박 대표에게 위임했다.

 

이날 회의에는 공성진·박순자·박재순·송광호·허태열 최고위원이 참석해 1시간가량  지도부 사퇴에 대해 논의했지만 지도부 사퇴와 반대 의견이 갈려 별다른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회의가 끝난 뒤 친박계 허 최고위원만 남아 박 대표와 10여 분간 독대했다.

 

이 자리에서 허 최고위원은 당 쇄신논의에 대한 친박측 의원들의 생각을 전달하면서 지도부 사퇴와 조기 전당대회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했다. 허 최고위원은 독대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지금과 별 차이 없는 지도부가 새로 구성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국민들은 지금보다 더 식상해할 것"이라고 자신과 친박계의 뜻을 전했다.

 

허 최고위원과 독대까지 끝낸 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근본적인 문제를 잘 알지 않느냐. 원천적인 화해가 없이는 당이 한 걸음도 못 나간다"며 "그걸 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쇄신논의가 친이와 친박으로 의견이 갈려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것을 하루 전 연찬회에서 똑똑히 봤던 만큼, 사퇴를 해도 친이-친박 간 갈등해소의 계기를 마련해놓고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도부 사퇴가 관철되지 않으면 활동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한 쇄신특위에 대해 박 대표는 "쇄신이 하루 이틀 해서 끝나는 것이냐, 긴긴 고뇌와 연구 끝에 나오지 않겠느냐"며 "쇄신특위 활동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내가 바둑 아마 5단이다. 5단에 걸맞은 장고를 하겠다"고 말해 '장고'가 길어질 가능성을 암시했다.


태그:#박희태, #허태열, #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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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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