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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내 한 신발공장에서 북측여성노동자들이 신발을 제작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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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측에서 파견한 개성공단 여성 노동자가 지난해 12월 탈북했다가 지난 3월 하순께 비밀리에 국내에 들어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국정원과 통일부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정부 당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개성공단의 북측 여성 근로자가 지난해 탈북해 외국을 거쳐 (최근) 국내에 들어왔다"며 "의미 있는 진성탈북자로 분류돼 국정원의 보호관찰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들어온 새터민의 수가 1만5천명이 넘은 가운데, 개성공단의 북측 노동자가 탈북해 입국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당국도 이번 경우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임금 지급 구체적 전모 드러나"

이 관계자는 "이 여성 근로자가 해외를 통해 국내로 들어온 지 2개월밖에 안 됐다"며 "그가 개성공단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남한 당국은) 그를 요주의 인물로 간주하며 신변안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 탈북자는 합동심문이 끝나면 하나원으로 입소하지만 합동심문 과정에서 의미 있는 탈북자는 국정원에서 별도로 관리한다"며 "특별한 정보 가치가 있거나 특이한 점이 있는 탈북자는 하나원에 입소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개성공단의 북측 여성 근로자가 탈북해 입국했다는 사실은 극비사항"이라며 "이 여성 근로자는 현재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데 그를 통해 그동안 추정만 하고 있던 개성공단 임금 지급의 구체적 전모가 다 드러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또한 대북사업에 정통한 한 인사는 "개성공단에 파견된 근로자들은 충성도가 매우 높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노동자가 탈북한 것에 북측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인사는 "남측 당국이 (이 근로자의 조사과정에서) 북측의 개성공단 근로자 처우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캔 것으로 안다"며 "향후 남측이 개성공단문제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 여성 근로자의 진술내용을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국정원측은 "지난해 12월 개성공단 여성 근로자가 탈북했다는 주장이 있어서 우리도 관심을 가지고 확인해봤지만 그런 사실은 없었다"며 "2개월 전에 국내에 입국한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도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통일부측도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자 "확인해본 결과 개성공단 탈북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탈북설 제기... 평안남도 출신의 28세 여성?

그러나 개성공단 여성 노동자 탈북설은 지난해 12월 한 탈북단체에 의해 제기됐다. 당시 김용화 탈북난민인권협회 회장은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북한 여성 근로자가 탈북해 제3국에 머물고 있으며 한국행을 희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의 당시 주장에 따르면, 탈북한 개성공단 여성노동자는 27세(현재는 28세)의 평안남도 출신으로 지난해 9월 말께 개성공단에서 개성 시내로 나온 뒤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북에 성공했다. 탈북의 표면적인 이유는 북한 당국이 자신과 사귀던 남성과 결혼하는 것을 허가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회장은 "그 전에 사귀던 (북한) 남성이 있었는데 북한당국이 공단 여성 근로자들에게 결혼을 허가하지 않아 고민했던 것 같다"며 "이 여성 근로자는 '이 문제로 경고도 한 번 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김 회장은 "북한 당국 처지에선 개성공단 근로자가 탈출했다는 것을 굉장히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아마 감시요원을 보내 이 여성의 행방을 뒤쫓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다만, 김 회장이 지난해 제기한 탈북설의 주인공이 이번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진 그 여성 탈북자와 같은 인물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북한 당국은 지난 3월 30일 현대아산 직원 유아무개씨를 '북한 체제 비난 및 여성 탈북 책동' 혐의로 붙잡아 지금까지 억류하고 있다.


태그:#개성공단, #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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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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