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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사람이 지나가네"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23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노동연대(KIWA)에 설치됐다.

 

'대한민국 제16대 노무현 대통령 남가주 추모위원회'(실행위원장 김기대 평화의 교회 목사, 박상준 민화협 상임위원장)가 주관하는 이번 분향 행사에는 10여 개의 한인 사회단체들이 참여했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가족장으로 결정될 경우 다음 주 목요일까지 현재의 장소에서 분향소를 매일 유지할 계획이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분향에는 6.15 미 서부 위원회, 종교평화협의회 등의 지역 사회단체장들의 방문이 이어졌으며 일반 한인 동포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서 조문객들은 갑작스러운 서거에 침통함을 금치 못하면서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1982년에 이민을 온 제임스 오(LA 노사모 회원)씨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남북문제의 평화적 해결, 지역정치 타파, 권위주의 척결 등을 위해 노력했음에도 전체적으로 볼 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해왔다"면서 "마치 씨를 말려 죽이려는 듯한 무차별 수사 과정에서 인간으로서 참기 어려운 수모를 겪은 노 전 대통령이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기는 힘들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제임스 오씨는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은 정치적 순교로서 살아있는 자들에게 새로운 의지와 힘을 부여하려는 것이었다"면서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지니고 있었던 상징적 가치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에 대해 비판적 지지를 보여왔던 '내일을 여는 사람들'의 김인수 간사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회를 위한 원칙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던 분"이라면서 "원칙을 지키면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기쁨과 신념을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주저없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꼽는 김인수 간사는 "한미 FTA, 이라크 파병 등 정치적으로 비판을 받을 부분도 물론 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의 가치를 일깨워줬다"면서 자신의 인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가장 닮고자 하는 대상이라고 말했다.

 

23일 시작된 로스앤젤레스 동포들의 분향소는 현지 한인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음에도 총 100여 명의 조문객들이 방문했으며, 사회단체에 소속되지 않은 한인들도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에서 분향소를 찾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소셜 워커로 일하고 있는 윤수태씨는 밤 10시 경에 분향소를 찾아 비통함에 젖어 잠시동안 말문을 열지 못하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존재였는데 그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이제 우리는 꿈을 잃게 되었다"면서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울먹였다. 윤수태씨는 또한 "그동안 언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놓고 집단적 광기를 보여왔다"면서 언론의 무책임한 태도도 지적했다.

 

한편 추모위원회는 오는 29일 고인의 명복을 비는 '추모의 밤'을 개최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추모위원회 참가 단체 : 6.15 미 서부 위원회, 민화협, 종교평화협의회, 한미인권연구소, 민주평통 LA 협의회, LA 노사모, 한반도평화통일포럼, 부산상고 동문회, 남가주 호남 향우회, 한인타운노동연대.


태그:#노무현, #분향소,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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