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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색하다보니 이런 저런 이야기도 생각납니다. 혼자 말하는 법을 익혀 글을 짓기 시작했던 듯한데, 지금 그 증세(?)가 더욱 심해지는 느낌입니다. 사람은 혼잣말로 살아가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많이 배웠다는 대표자들이 위정자들 같은 데 그들은 매일 중얼거리지만, 우리네 범인들은 그 말이 너무나 많이 틀리고 잘못되고 그렇게 들리는 경우가 비일비재이니 말입니다.

 

아무튼 낯선 나라에서 낯설게 새벽을 깨우면서 조국의 역사였던 오늘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나칠 수 없이 시를 썼습니다. 그날의 기억이 아픔인 사람들을 생각했습니다. 누가 누구의 편이더라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이제는 모든 국민이 다 아는 세월이지요.

 

어느 새 29주년이랍니다. 이 아픔을 딛고 우리는 장하게 앞으로 가리라 믿습니다. 백의를 입은 민족의 기상을 단단히 챙기고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어 봅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아픔을 그리고 그리움을...

 

화가 두시영 선생님의 작품 <홍매화> 화가 두시영 선생님께서 최근의 작품을 보내오셨다. 내가 아래의 사진을 찍었을 때는 한참 작업 중이셨을 듯하다. 의미를 달리하고 보셨을지는 모르는 하늘이지만, 뭔가 닮았다는 느낌이 신비롭다.
화가 두시영 선생님의 작품 <홍매화>화가 두시영 선생님께서 최근의 작품을 보내오셨다. 내가 아래의 사진을 찍었을 때는 한참 작업 중이셨을 듯하다. 의미를 달리하고 보셨을지는 모르는 하늘이지만, 뭔가 닮았다는 느낌이 신비롭다. ⓒ 김형효

 

오월이 그립다 말을 걸어오네.

 

 

그리움을 말하는 사람아!

당신은 누군가를 위한 그리움이어 보았는가?

아픔을 말하는 사람아!

당신은 누군가를 위해 아픔이 되어 보았는가?

 

한 없이 한 없이

그리움으로 그리움이 되어

한 없이 한 없이

아픔으로 아픔이 되어

 

그리움으로 아픔으로

내가 달래줄 사람이 되자고

내가 달래줄 사람이 되자고

뒤늦은 후회와 뒤늦은 아쉬움으로

 

누군가의 그리움을

누군가의 아픔을

너무나 가볍게 냉대하지 않았는가?

그리움으로 아픔으로 살아가는 날들이라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리움이었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픔이었고

그런 세월의 무덤으로 눈물이 된

오월의 하늘이 반짝인다.

 

눈물이 되어 이슬이 되어

꽃구름 같은 청춘을 살았던

역사의 하늘이

오늘은 서럽다고 엉엉 울고 있다.

 

 

하늘 문! 하늘을 보았고, 허공이라 말하는 공중이 결코 허공이 아닌 무수한 의미로 채워져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두시영 선생님께서 저 그림을 이메일로 보내주셨다. 그런데 오늘은 오월의 그리움과 아픔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늘 문!하늘을 보았고, 허공이라 말하는 공중이 결코 허공이 아닌 무수한 의미로 채워져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런데 두시영 선생님께서 저 그림을 이메일로 보내주셨다. 그런데 오늘은 오월의 그리움과 아픔으로 보이기도 한다. ⓒ 김형효

 

왜, 나는 또 멀고 먼 오월의 하늘을 생각하면서

이역만리 이 낯선 땅에서 새벽불을 밝히며 눈물이 나는가?

 

 

누군가 말을 하네.

당신 가족이 북에 있느냐고,

당신 가족이 5월에 죽었느냐고,

내 가족 네 가족은 가려서 무엇 하는가?

 

사람이 살고 볼 일이지,

살고 나서 다음 이야기를 할 일이지.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고,

죽어버린 사람들을 보고

이 것 저 것 따지고 가려서 무엇 하는가?

 

그럴 일을 없게 하자.

사람을 살리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자.

오늘은 또 아픈 오월의 하늘이 보인다.

 

우거진 신록을 뚫고 저 청정한 청춘의 눈으로 주검이 되었던 사람들,

그리움이 되어 훨훨 날아가는 새가 된 사람들,

이제는, 이제는 하고 누가 잊자고 말을 할 건가?

누가 잊으라고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 그리움을 기억해내기가

그 그리움으로 사는 사람들,

그 아픔으로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가슴 저미는 일이겠는가?

나라면 눈물을 함께 흘리자고 말을 하겠네.

그만 그리워하고 그만 아파마라고 못하겠네.

 

차라리 엉엉 소리쳐 함께 울자하겠네.

나는, 나는, 나라면......, 그렇게 그 세월을 울며 가자하겠네.

실컷 원 없이 아프다고 말하고,

원 없이 그리워할 수 있게 되면 그제야 눈물도 멈추어지리.

 

그제야 서로는 부둥켜안을 수 있으리.

너와 나 없이 너나들겠네.

그 그리움으로 그 아픔으로 서로 웃겠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해피수원뉴스에도 게재 됩니다.


#우크라이나 니꼴라에프 시인 김형효#우크라이나에서 쓴 오월#우크라이나 한국어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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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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