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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예방책으로 천안지역에 '노인보호구역(실버존)'이 처음 설치됐지만 생색내기에 그칠 우려도 있다.

 

작년 4월부터 '노인보호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규칙'이 시행됨에 따라 노인복지시설 주변에는 실버존을 지정.설치할 수 있게 됐다. 실버존으로 지정되면 노인보호구역임을 알리는 표지판과 운전자들의 과속을 방지할 수 있는 과속방지턱, 미끄럼방지시설 등의 교통안전시설물이 필요에 따라 설치된다.

 

천안에서는 지난 4월 쌍용동의 천안시노인종합복지관 일대가 처음으로 실버존으로 지정됐다. 천안시의 신청을 받아 경찰서에서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며 일대는 교통안전시설물이 보강됐다.

 

노인종합복지관 정문을 지나는 도로의 양켠에 "여기부터 140m 노인보호구역"이라는 표지판이 2개 설치됐다. 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왕래가 가장 많은 도로의 바닥에는 적색 아스콘이 포장됐고 과속방지턱 3개가 신설됐다.

 

또한 도로가에는 주정차 금지의 황색선이 그어졌다. 실버존 지정에 따른 교통안전시설물 설치에는 시 예산에서 3000만원이 소요됐다.

 

노인종합복지관은 실버존 지정과 시설물 보강을 반기는 표정. 신규철 노인종합복지관 과장은 "운전자들은 더욱 주의하고 어르신들은 안심하는 것 같다"며 "어르신들의 통행을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 차량들을 이동해 달라는 요구도 한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노인보호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실버존은 노인주거복지시설, 노인의료복지시설, 노인여가복지시설에 지정.설치할 수 있다.

 

5월 현재 천안은 쌍용동 노인종합복지관 외에 병천면에 아우내은빛복지관이 소재한다. 같은 노인복지관이지만 아우내은빛복지관은 실버존으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 아우내은빛복지관 김용석 과장은 "교통사고 위험을 잠재적으로 안고 있다"며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시설정비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복지관 말고도 실버존 설치에 해당하는 노인복지시설로 천안은 경로당이 6백20개소, 노인요양시설도 15개소에 달한다. 실버존 설치가 필요한 지역은 상당하지만 시는 쌍용동 노인종합복지관 외에 정확한 대상지 집계 조차 갖고 있지 않다.

 

여기에는 장기적인 실버존 확충계획 없이 WHO 세계안전도시 실사팀의 지난달 현장방문을 앞두고 쌍용동 노인종합복지관 일대의 노인보호구역 지정과 교통안전시설물 보강을 서둘러 시행한 영향도 있다.

 

장기수 천안시의회 의원은 "한번 지정되고 끝나면 실버존 운영의 효과가 없다"며 "보편화된 스쿨존과 달리 실버존의 이해는 운전자와 어르신 모두 많지 않은 만큼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또 "대상지를 물색해 연차적으로 실버존 지정과 정비를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천안시 노인복지팀 관계자는 "올해나 앞으로 노인보호구역 확충이 계획된 곳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26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노인보호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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