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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끝나고 초등학교 체육대회 참석하니 30~40대 학부모들이 아주 반갑게 고생했다고 격려해주었다. 그들이 새벽길, 퇴근길에 왜 나를 찍어주었는지 설명해 주었다. 이번 4월 재·보궐선거 결과는 오만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민심이 회초리를 든 것이다."

 

4ㆍ29 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한 홍영표(52) 당선자를 11일 만났다. 홍 당선자는 향후 의정활동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하며, 지역 최대 현안인 GM대우 해법 모색을 위한 다양한 만남을 진행하고 있다고 당선 후 근황을 설명했다.

 

홍 당선자는 향후 의정활동의 방향을 GM대우 문제 해결과 함께 민주당의 정체성을 세워 범개혁세력을 결집시키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홍 당선자는 12일 산업은행 총재, 15일 기획재정부 장관, 20일 미국 방문 등 GM대우 해법 모색을 위한 분주한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GM대우가 GM본사 구조조정에서 '굿GM' 편입을 위해 외교적 노력과 함께, 지난해 2조원대의 '햇지' 투자 등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노력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홍 당선자와 나눈 일문일답 내용.

 

- 당선 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

"아직도 인사를 다 못 마쳤다. 당선되고 국회의원회관도 못 갈 정도다. 의정활동을 위한 자료를 모으고 공부도 하고 있다. 상임위원회는 지식경제위원회로 민주당에 요청했다. GM대우 문제 등으로 인해서 당에서 배려가 있을 것으로 알고 있다."

 

- 이번 4·29 재·보궐선거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번에 유권자의 표심이 작용했던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GM대우 살리는 문제와 MB정권에 대한 심판이다. GM대우 살리기는 임직원뿐 아니라, 가족, 하청업체, 자영업자를 비롯한 주민들이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GM대우를 잘 알고 살리는 데 도움이 돼야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작용했다고 본다. 

 

또 하나는 MB심판론인데, 선거 끝나고 나서 더 많이 느꼈다. 5월 1일 초등학교 체육대회 2곳에 갔는데, 30~40대 학부모들이 알아보면서 좋아했다. 그분들은 직장 나가기 전에 투표 했다고 했다. 퇴근 후 술자리도 마다하고 투표했다고 하는 분들이 다수였다. GM대우 분들은 GM대우 이야기했지만, 전체적으로 '이명박 정부 너무 못했다, 경각심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새벽에 투표했다'고 말했다.

 

정권의 독선과 오만에 대해 경고를 주고 싶었던 30~40대 유권자의 표심으로 보였다. MB정부에 대한 평가로 시작한 선거가 박연차 게이트를 시작으로 사정국면으로 변하면서 현 정권에 대한 평가와 심판이라는 재선거 의미가 실종됐다고 느꼈다. 일부 언론은 인터뷰를 해 놓고도 그 부분을 빼버렸다.

 

2월 초에 4월말까지 사정국면으로 도배를 할 것이라고 들었다. 역시 그렇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평시민들은 일관되게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국민들의 마음이 어디 있는지 정확히 보여준 것 같다. 부평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이 한국 민주주의를 지키는 데 주요한 초석이 될 것으로 본다. 민주당도 부족한 게 많지만 독선에 맞설 견제를 하기 위함 힘을 준 것이라고 본다."

 

- 민주당도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큰데 그 역할이 아직은 부족해 보인다. 주요하게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고 본다.  

 

첫째는 의석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구조조적 어려움이 있다. 내가 들어가서 겨우 84석이 됐다. 참여정부 때 한나라당이 자주 냈던 장관해임안도 못 내는 실정이다. 민주노동당 등과 합쳐도 장관해임안을 낼 수 없는 처지다. 정부가 견제 기관인 국회를 경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국회의원을 욕하고, 국회를 없애야 한다고 해도 그냥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에는 이런 일이 있을 수 없었다. 국민의 대의기관을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무시하고, 한나라당이 이를 묵인해서 그런 것이다. 장차관을 비롯한 관료들도 이런 분위기에 젖어 있다.

 

두 번째는 민주당의 정체성 문제다. 현실정치에 몸담은 지 1년 됐다. 이상과 현실정치의 괴리감을 민주당도 겪고 있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해서 일하느냐, 아니면 특권층을 위할 것인지는 다르다. 민주당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중도개혁세력으로 나아가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진보진영의 이상과 가깝다. 하지만 민주당의 정체성은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으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때 확고해진다고 본다. 지역현안을 보아도 계양산 골프장 건설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시민사회와 힘을 합칠 계획이다. 경인운하도 객관적이고 타당성과 효율성에 의해 추진해야 한다. 정부여당이 밀어 붙이기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 막아야 한다."

 

"정동영 민주당 복당, 동의할 수 없는 정치적 선택"

 

- 정동영 당선자 복당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민주당은 전국정당이 돼야 한다. 그래야만 지방선거도 승리하고 수권정당으로 차기 대선에서도 정권을 찾아올 수 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DY(정동영) 문제가 나오면서 곤욕스러웠다. 부평 유권자도 지역주의를 상당히 극복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민주당은 민주개혁세력에 토대를 두고 가야하는 것이 맞다. 지역주의적인 유혹에 빠져서 지역정당으로 추락하면 안 된다. DY는 대선후보로서 영광을 누렸다고 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대선에서 531만 표 차이로 대패했다.

 

DY 개인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지만, 최소한 지지했던 분들을 생각하면 책임을 져야한다. 이번 재선거에서 수도권에 나오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당의 지도자로 지역주의를 극복하려는 지도적 위치에 있는 분이 편안한 지역구를 선택했다. 그것도 당과 상의도 없이. 이해가 안 된다. 당은 10월경 출마를 권유했는데, 무엇이 급해 6개월을 못 참고, 이렇게 당의 분란과 갈등을 일으켰는지 의문이다.

 

더 납득이 안 되는 것은 신건 당선자와의 무소속연대다. 민주당을  무너뜨리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동의할 수 없는 정치적 선택이다. 복당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이 과정에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 GM대우 문제에 대한 해법이 궁금하다. 

"GM대우를 둘러싼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GM과 GM자회사가 GM대우 지분의 72%를 갖고 있다. 나머지 28%는 산업은행이 갖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한국정부나 산은도 해법 모색이 어렵다. GM은 미국 정부와 의회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달 말에 미국정부와 의회가 정책을 정할 때까지 GM대우와 GM, 산은 등 어느 누구도 대안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GM대우는 쌍용차와 비교를 해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외국계 기업이다 보니 해법을 당장 마련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GM대우의 문제는 5월말 지나면서 GM본사 구조조정 시 '굿GM'에 편입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GM대우 임직원들은 GM과의 관계에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있다. 고통을 감수해도 전략적 파트너로 GM이 GM대우를 인식해 투자하고 기술제공도 하면 되는데, 그렇지 않아 보인다.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국적기업도 현지에서 일할 수 있도록 현지법인화가 필요하다. GM대우에 독립성과 자율성을 줘야 한다. GM대우 경영진에 대한 책임도 일부 물어야 한다. 하지만 정치인은 정치인이다. 시시콜콜하게 경영에 간섭할 수는 없고, 맞지도 않다."

 

- 향후 의정활동 방향은?

"상임위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무엇보다도 GM대우를 정상화시키는 데 가장 주안점을 두겠다. 12일 산업은행 총재를 면담하고, 15일 기획재정부 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또한 20일에는 송영길ㆍ김진표 의원과 함께 미국을 방문해 의회와 정부 관계자를 만날 계획이다. 오바마 정부 자동차산업 구조조정팀을 만나 GM대우 상황을 설명하고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설득할 계획이다.

 

이명박 1년 동안 서민경제는 파탄났고, 어렵게 구축한 형식적 민주주의마저도 후퇴하고 있다. 또한 분단을 극복하기 위한 남북화해정책은 실종되고 위기 상황으로 남북관계가 치닫고 있다. 이런 이명박 정부의 오만과 독선을 견제하는 것이 현재 민주당의 역할이다. 특히 6월에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일명 'MB악법'을 다시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이도 막아내는 것이 주요한 과제다. 내년 지방선거와 다음 대선에서 승리하는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민주개혁세력을 하나로 묵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작게나마 그 역할을 담당하고 싶다."

 

- 인천에서 민주당의 지역 정치활동이 미비해 보인다.

"지역위원장으로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야당이라 제약이 많다. 중소기업인을 만나 간담회를 해도 실질적인 성과로 만들 수 있느냐고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부평에서 민주당은 얼마 전까지 국회의원이 없었다. 구청장, 시의원 모두 한나라당이다. 지역 현안 등에 대해서 끼어들 틈을 주지 않았다. 앞으로는 적극 참여하고 개입해야 한다.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 사업도 당장 추진해야 한다. 작년에 출마할 때 공약으로 했는데, 인천시는 예산이 없다고 하더니, 올해 초 박희태 대표 출마설이 나오니 바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지금은 다시 잠잠하다. 여야를 떠나서 정략적으로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현안 문제를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그분들의 힘을 모아서 관철시킬 것이다. 국회의원 혼자 힘으로 떠들어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 GM대우 문제도 마찬가지다. 선거과정에서 말 했지만, 국회의원 한 명이 GM대우 같은 세계적 기업을 죽이고 살릴 수 없다."

덧붙이는 글 | 비슷한 기사가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평을 재선거, #홍영표 당선자, #민주당, #GM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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