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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사진은 찰나의 순간을 담는 것이니만큼 연출은 하되 의도하지 못했던 장면을 담는 매력이 있다. 의도하지 못했던 사진을 얻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도 있으니 거저 얻는 사진도 아니다.
 
아무리 쉬워 보이는 일에도 땀방울이 들어 있으며, 심지어는 나쁜 짓을 하는데도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가? 그런 점에서 운 좋게 얻은 사진이라기보다는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는 가운데 물방울이 주는 깜짝 선물이 아닐까 싶다.
 

 
물 한 방울은 지구의 피요, 생명이라고 말한 바 있다. 누군가는 물에는 영혼이 들어 있다고 하고, 물도 감정적인 표현을 하며, 그저 맑은 물이 아니라 기분이 좋은 물과 나쁜 물이 있다고 하니 그 작은 물 한 방울도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이다.
 
물방울 소리 '퐁!'하고 들려오고, 튀는 물방울에 피부가 시원함을 느끼고, 어떤 모양일까 바라보다보면 내 마음도 맑아지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런 일들마저도 사치인듯하여 죄송스러울 때가 있다.
 

 
정확하게 몇 초의 시간인지는 알 수 없다. 그냥 짧은 순간의 단위를 나타낼 때의 '0.1초' 혹은 '눈 깜짝할 새'인데도 물방울은 그 짧은 순간의 모습을 만들어간다. 그래서 물은 어쩔 수 없이 자연이다. 자연은 마지막 그 순간까지도 대충 살아가는 법이 없으니까.
 
인간의 삶에서도 무상한 것들이 참으로 많다. 천년만년 갈 것 같지만 부귀와 권력과 명예, 이 모든 것들도 지나고 보면 순간이다. 그런데 누구나 이 순간이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을 한다는 것, 그것이 인간의 비극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대충 살아갈 것은 아니고 그렇기때문에 사람답게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어떤 이들은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고 싶어도 그 누군가에게 빼앗김으로 인해 비인간적인 삶을 살고, 어떤 이들은 자기 스스로 비인간적인 삶을 택한다. 가장 인간적인 삶이요, 성공적인 삶이라고 착각하며 비인간적인 삶을 살아갈 때에 인간의 양심은 마비되고, 마비된 양심은 영혼의 눈과 귀와 입을 잃어버리게 된다.
 
강제로 인간적인 삶을 박탈당한 사람들은 항거를 하기도 하고, 운명이라며 순응하기도 한다. 항거하는 이들은 억압을 당하고, 때론 체제를 뒤흔드는 세력으로 매도되기도 한다. 항거하는 이들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 항거가 약자들의 항거인 경우에는 거의 항상 옳다. 그에 비해 가진자들의 항거는 거의 대부분 옳지 못하고 비열하고 잔인하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누구에게나 들어있다. 우리는 그것을 인간의 양면성이라고 한다. 손가락질을 하며 증오하던 사람의 위치에서면 그보다도 더 저질스러운 인간이 될 수 있는 것이 인간이다. 마음의 창을 깨끗하게 하는 일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이유이다.
 

 
작은 물방울은 이슬방울이 그런것처럼 온 우주를 담는다. 그 작은 물방울 속에 담겨진 일출의 바다와 해와 섬은 신비스럽기만 하다.
 
모나지 않은 둥근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온 세상을 품을 수 있다는 표징일 수도 있겠다. 세상은 자꾸만 날을 세우라 하고, 각을 세우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남을 공격하지 않으면 경쟁하는 세상에서 살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다.
 
그러나 그 경쟁의 구조에서 잠시 빠져나와보면 그리 숨차지않게 살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은 느릿느릿의 삶을 추구하는 용기있는  이들이 이미 경험하고 있는 기쁨이다.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에 다시는 담을 수 없을 찰나의 순간을 담으며 보냈다. 나는 시간을 붙잡은 것인가, 아니면 보낸 것인가?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카페 <김민수 목사님의 들꽃교회>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물방울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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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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