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근혜 전 대표(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표(자료사진).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4·29 재보선 패배 이후 쇄신 파동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 일각에서 '친박, 여당 분란 책임론'이 제기되자 박근혜 전 대표가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박 전 대표는 9일(현지시각, 한국시각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친이-친박) 당의 화합책은 어떤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화합책을 말하자면 갈등을 전제로 해야 하는데, 지금 당의 갈등이 뭐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무슨 화합을 해야 하느냐"고 도리어 반문했다.

이어 그는 "소위 친박이란 분들이 당이 하는 일에 발목잡은 게 뭐가 있느냐"며 "(친이 쪽에서) 친박 때문에 당이 안 되고 있다, 친박 때문에 선거에 떨어졌다고 하는데, 말이 되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박 전 대표의 반박은 4·29 재보선에서 친박을 표방하고 나선 무소속 정수성(경주) 후보 때문에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가 떨어져 5대 0 참패를 당했다는 친이 계열의 불만을 겨냥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또 박희태 대표의 '김무성(친박) 원내대표 임명 제안'에 대해서도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원내대표 문제는 이미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덧붙일 말이 없다"고 기존 답변을 되풀이했다. 앞서 그는 8일(현지시각) 미국으로 급파된 김효재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비서실장과의 면담에서도 '김무성 원내대표'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이 당 쇄신특별위원회를 띄우고, 원희룡(3선, 서울 양천갑) 의원을 위원장에 내정한 데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당의 쇄신책을 보니 공천시스템을 투명하게 하고, 당헌당규 정신에 맞게 한다는 것, 원내 상임위 중심으로 활동한다는 것, 원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 나와 있다"면서 "(내가) 당 대표 때 실천했던 일들인데, 새삼스럽게 그것이 쇄신책으로 나왔다는 것은 안 지켜지고 있다는 얘기 아니냐"고 비판했다.

'물 건너 간' 김무성 "원내대표 안 하련다"

11일 귀국을 앞둔 박 전 대표가 박희태 대표와 친이 계열의 '화합·쇄신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함에 따라 한나라당은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박희태 대표는 박 전 대표의 귀국과 동시에 면담을 추진중이다.

박 전 대표도 "안 만날 이유는 없다"고 말해 일단 만남은 성사되겠지만, 4·29 재보선 과정에서 불거진 '공천 불만' 등 양측의 간극이 워낙 커 해법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차기 여당 원내대표로 급부상했던 '김무성 카드'도 사실상 물 건너 갔다. 10일 오후 국회 국방위 일정에 따라 터키로 출국한 김 의원은 출국 직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려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서 "원래 생각대로 (원내대표를) 안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날 출국한 김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이틀 전인 19일 귀국할 예정이다.

김 의원이 사실상 원내대표 자리를 고사하면서, 원래 경선을 준비하던 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정의화, 안상수, 황우여 의원 등은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공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들은 11일 오후 이뤄질 박희태-박근혜 회동 결과를 지켜 본 뒤 출마선언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박근혜 전 대표의 '비협조' 속에서도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한 쇄신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한나라당 초선의원 모임으로 조기전대론 등 쇄신 파동에 불을 붙인 '민본21'(공동간사 김성식·주광덕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귀국한 뒤 따로 만나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기 전당대회를)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또 "작년과 같은 전대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조기 전대를 한다면 박근혜 전 대표도 참가하는 게 좋은 방법"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표가 특정 계파의 수장으로서가 아니라, 당의 책임 있는 지도자로서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당 쇄신특위원장으로 내정된 원희룡 의원도 일찍부터 "조기 전당대회를 포함한 모든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태그:#박근혜, #한나라당, #김무성, #박희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