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나주 영상테마파크. '주몽'과 '바람의나라'에 이어 '천추태후' 촬영장으로 쓰이고 있다.
 나주 영상테마파크. '주몽'과 '바람의나라'에 이어 '천추태후' 촬영장으로 쓰이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가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그곳에서 촬영했던 드라마나 영화가 인기를 얻으면 촬영지 또한 여행객들의 발길로 북적거린다. '왕건', '해신', '주몽' 등이 이에 속해 대박을 터뜨린 사례다. 그러나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촬영지 또한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여행객들의 발길도 뜸해지면서 관리 또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골칫거리가 되는 게 다반사다.

전라남도 나주시 공산면에 있는 '주몽' 세트장도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관람객 100만 명이 다녀갔다. 드라마가 방영되던 지난 2006년 5월부터 2007년 3월 주말이나 휴일이면 세트장으로 가는 2차선 도로가 정체되기 일쑤였다.

'주몽'이 끝난 이후에도 세트장에선 드라마나 영화 촬영이 줄을 이었다. '태왕사신기', '쌍화점', '바람의 나라', '이산' 등이 그것. 하지만 시청자(관객)들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하면서 촬영장은 애물단지가 돼 가는가 싶었다.

나주 영상테마파크 입구에 세워진 조형물 '삼족오의 비상'.
 나주 영상테마파크 입구에 세워진 조형물 '삼족오의 비상'.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나주 영상테마파크 '스타거리'. 드라마 '주몽' 등에 출연했던 배우들의 핸드프린팅과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나주 영상테마파크 '스타거리'. 드라마 '주몽' 등에 출연했던 배우들의 핸드프린팅과 사진들이 전시돼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하지만 기우였다. 나주시는 지난해 8월 지역 중견 건설업체에 위탁, 특화된 영상촬영지로 만들었다. 건설회사는 지난 7개월 동안 35억원을 들여 전면 개·보수를 하고 최근 다시 문을 열었다. 이름도 '나주영상테마파크'로 바꿔 달았다.

그동안 이곳에서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던 송일국, 한혜진, 이계인, 최정원, 정진영, 오윤아 등 주연배우의 핸드 프린팅과 출연사진을 배너로 표현한 '스타거리'를 만들었다. 세트장 입구엔 '삼족오의 비상' 조형물도 세웠다.

망루와 누각도 새로 지었다. 성문 주변도 고증을 거쳐 복원했다. 실내 스튜디오 한쪽엔 밀레의 '만종', 고흐의 '해바라기', 신윤복의 '미인도', 김홍도의 '무동'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그대로 실사(實寫)한 그림을 내건 '명화미술관'도 만들었다. 이 미술관은 전시작품을 직접 만지면서 손끝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나주 영상테마파크에 최근 새로 지어진 망루.
 나주 영상테마파크에 최근 새로 지어진 망루.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나주 영상테마파크 내 실내세트장. 슬비와 예슬이가 배우 흉내를 내보고 있다.
 나주 영상테마파크 내 실내세트장. 슬비와 예슬이가 배우 흉내를 내보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동부여궁 주변엔 4개의 망루를 새로 세워 웅장함을 더했다. 신단도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 수 있도록 복원하는 등 고구려의 옛 모습을 재현했다. 동부여궁 지하엔 드라마와 영화 촬영에 불편함이 없도록 실내세트장도 설치했다. 고구려왕과 부여왕의 편전을 옮겨놓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동부여궁은 넓은 계단이 자리 잡은 곳 양 쪽으로 단상을 설치하고, 정면 성벽에 4개의 누각을 조성했다. 이 곳에선 영산강 물길을 가르는 황포돛배와 다야뜰의 수려한 풍광을 내려다 볼 수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KBS대하드라마 '천추태후'가 이곳 고구려궁과 다야뜰 일원에서 촬영되면서 여행객들의 발길도 다시 늘고 있다. 종전과 달리 드라마 촬영현장도 관광객들에 공개된다.

나주 영상테마파크. 드라마 '천추태후'에서 거란의 황궁으로 쓰이는 곳이다.
 나주 영상테마파크. 드라마 '천추태후'에서 거란의 황궁으로 쓰이는 곳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나주 영상테마파크. '주몽' 촬영 당시 철기방으로 쓰였던 곳이다.
 나주 영상테마파크. '주몽' 촬영 당시 철기방으로 쓰였던 곳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초가집으로 조성됐던 저잣거리를 너와형태로 바꾸고 체험공방도 꾸몄다. 쪽과 황토를 활용한 천연염색과 대를 활용한 죽물체험, 압화나 가죽 등을 이용한 액세서리를 만들어보는 소목공예를 비롯 한과, 한지, 비누, 점토공예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현장에서 직접 만들고 즐기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관광객들을 불러들이자는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체험공방의 적극성이 부족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저잣거리의 위생상태가 청결하지 못한 건 옥의 티다.

나주시 관계자는 "앞으로 이 곳에 승마장 등 각종 레포츠시설과 꽃 공원, 수상공원 등도 조성할 계획"이라면서 "세트장 내 귀족촌을 관광객들의 체험 및 숙박시설로 활용하는 등 관광과 연결된 종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목사내아. 조선시대 고을을 다스리던 목사가 정무를 보던 동헌 근처의 살림집이다.
 목사내아. 조선시대 고을을 다스리던 목사가 정무를 보던 동헌 근처의 살림집이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한편 영상테마파크 인근엔 가볼만한 곳이 지천이다. 백제의 영산강 유역 진출 이전에 자리 잡고 있던 토착 마한세력자의 무덤인 '반남고분군'을 비롯 고려 태조 왕건과 장화왕후 사이의 로맨스가 배어 있는 '완사천'이 있다.

외적의 침입에 대비해 돌로 쌓은 성 '남고문'과 나주목의 객사건물인 '금성관', 조선시대 목사가 정무를 보던 동헌 근처의 살림집인 '나주목사 내아' 등도 있다. 다시면 회진리에 천연염색문화관도 있다. 여기서는 쪽과 치자 등 천연염료로 천에 물을 들여 보는 천연염색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다도면에 고찰 불회사도 있다. 한적함을 느낄 수 있는 불회사는 백제에 불교를 전한 인도승려 마라난타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사찰이다. 산사다움을 간직한 고즈넉한 분위기와 수령 수백 년 된 비자나무 2300여 그루가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돼 있다.

나주 영상테마파크에서 내려다 보이는 영산강.
 나주 영상테마파크에서 내려다 보이는 영산강.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나주 영상테마파크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 예슬이와 슬비가 보릿대 하나씩 뽑아 보리피리를 만들어 불어보고 있다.
 나주 영상테마파크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 예슬이와 슬비가 보릿대 하나씩 뽑아 보리피리를 만들어 불어보고 있다.
ⓒ 이돈삼

관련사진보기

덧붙이는 글 | ☞ 나주영상테마파크 찾아가는 길

○ 호남고속국도 광산 나들목-나주-영산포-공산-나주영상테마파크.
○ 서해안고속국도 무안 나들목-함평사거리-다시-나주영상테마파크
○ 문의 ☎ 061-335-7008



태그:#나주영상테마파크, #주몽, #천추태후, #바람의나라, #나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