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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일 열린 사천의 한 초등학교 운동회 모습
 5월1일 열린 사천의 한 초등학교 운동회 모습
ⓒ 하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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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회'하면 '가을운동회'가 떠오르는 기성세대에게는 요즘 초등학교 운동회가 한창이라고 하면 놀랍게 들릴지 모르겠다. 그러나 기성세대 중에도 초등학생을 둔 부모들은 잘 알겠지만 가을 학사 일정이 빠듯하다는 이유로 운동회는 대부분 봄에 열린다.

그 중에서도 5월초인 요즘 운동회가 많이 열린다. 그런데 노동절인 5월1일 오늘 하루, 유난히 운동회가 많았다. 사천교육청 소속 20개 초등학교 가운데 절반인 10개교가 오늘 운동회를 가졌다.

이를 두고 학부모들 가운데는 "왜 하필 노동절인 오늘이냐"고 불만 섞인 목소리를 털어냈다. 노동절을 맞아 회사 단위로 행사가 있거나 대규모 노동자대회에 참석해야 하는 이들의 불만이다.

노동절에 운동회가 몰려 '운동회 음모론'이 불거졌다.
 노동절에 운동회가 몰려 '운동회 음모론'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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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 창원에서 열릴 경남노동자대회 참가를 앞둔 한 노동자는 "노동자대회 방해하려 일부러 지침을 내려 보낸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우리 애 학교는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운동회 계획이 없었다"면서 "노동자대회 참가 뜻을 밝혔던 직원 가운데 상당수가 운동회를 핑계로 참석 불가 통보를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른 바 '운동회 음모론'이다.

'운동회 음모론'을 요약하면, 지난해부터 경제난이 가중되고 정부의 공기업선진화 등으로 인해 노사 또는 노정 사이에 갈등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정부가 미리 손을 써 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같은 '운동회 음모론'은 며칠 전부터 노동자 학부모 사이에 간간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사천교육청과 교사, 학교운영위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음모론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먼저 학사 일정은 각 학교의 고유권한이고, 개학 이전인 1,2월에 대부분 결정되며, 학교운영위원에서도 논의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또 무엇보다 학생들의 피로회복을 위해 공휴일 앞날 운동회를 하는 경우가 보통이므로 5월1일이 금요일인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나아가 "현 정권이 그리 똑똑하지 않다"는 우스개도 들린다.

초등학교 절반이 노동절에 운동회를 가짐으로써 등장한 '운동회 음모론'. 어쨌거나 술자리 안주거리는 될 성 싶다.

그럼에도 운동회에는 '아빠들'의 모습은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운동회에는 '아빠들'의 모습은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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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뉴스사천, #운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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