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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죽나무와 가죽나무는

이파리 생김새가 비슷해서

구별하기 무척 어렵지요

 

이파리 끝에

잔 톱니 가지런한 게

참죽나무

큰 톱니 서너 개에

사마귀가 붙어 있는 게

가죽나무

 

참죽나무는

절집 중들이

많이 먹는다고 해서  

참중나무라고도 부르지요

냄새가 지독해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가죽나무는 가중나무

한자말로는 가승목(假僧木)이니  

풀어쓰면 가짜 중나무

 

쌀과 뉘가

뒤죽박죽 섞여 사는

요즘 세상
참중나무와 가중나무를

적확히 구별하는 일  

말처럼 쉬운 일 아니지요

 

예나 지금이나 

참 중보다는 

가(假) 중이 판치는 세상

그래서 한 소식 깨친

참 중마저 도매금으로

한데 취급당하는

이하동문(以下同文) 시절이니

더욱 그렇지요

 

초파일 하루 앞둔

오늘 새벽 산책길

계족산 용화사 앞에서 만난

참죽나무 한 그루

뭐가 그리 쑥스러운지

연상 뒤통수만 긁적이고 있었지요

부처님 볼 염치 없다며

눈 내리깐 채

마냥  땅만 쳐다보고 서 있었지요.

 


#참죽나무 #가죽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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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을 지향하는 눈(眼)과 한사코 사물을 분석하려는 머리, 나는 이 2개의 바퀴를 타고 60년 넘게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나는 실용주의자들을 미워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게 내 미래의 꿈이기도 하다. 부패 직전의 모순덩어리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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