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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죽나무와 가죽나무는
이파리 생김새가 비슷해서
구별하기 무척 어렵지요
이파리 끝에
잔 톱니 가지런한 게
참죽나무
큰 톱니 서너 개에
사마귀가 붙어 있는 게
가죽나무
참죽나무는
절집 중들이
많이 먹는다고 해서
참중나무라고도 부르지요
냄새가 지독해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
가죽나무는 가중나무
한자말로는 가승목(假僧木)이니
풀어쓰면 가짜 중나무
쌀과 뉘가
뒤죽박죽 섞여 사는
요즘 세상 참중나무와 가중나무를
적확히 구별하는 일
말처럼 쉬운 일 아니지요
예나 지금이나
참 중보다는
가(假) 중이 판치는 세상
그래서 한 소식 깨친
참 중마저 도매금으로
한데 취급당하는
이하동문(以下同文) 시절이니
더욱 그렇지요
초파일 하루 앞둔
오늘 새벽 산책길
계족산 용화사 앞에서 만난
참죽나무 한 그루
뭐가 그리 쑥스러운지
연상 뒤통수만 긁적이고 있었지요
부처님 볼 염치 없다며
눈 내리깐 채
마냥 땅만 쳐다보고 서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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