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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상을 엎어라>
<밥상을 엎어라> ⓒ 리즈앤북

개인적으로 무는 참 좋아하지만, 무말랭이는 싫어하는 편이다. 냄새가 별로 좋지 않아서 인 것 같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밥상을 엎어라>(리즈앤북)에 따르면 "무를 말리면 비타민D가 증가하기도 하지만, 비타민C의 함유량이 날것보다도 오히려 더 많이 생성된다. 식이섬유는 날것의 17배에 달하기 때문에 대장암과 현대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싫어도 많이 먹어야겠다.

 

된장의 항암 효과는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어느 연구 결과를 보면 오래 묵은 된장이 금방 발효된 된장보다 항암효과가 높다고 한다. 2년 정도 묵은 된장이 가장 좋다고 하니 담가서 보관해 두었다가 오래된 것들부터 먹는 게 좋을 듯하다. 된장은 폐암, 전립선암 등의 예방에 효과가 크기 때문에 날된장으로 먹거나 국, 찌개 등으로 자주 활용하면 암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디를 가든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뽕나무다. 뽕나무는 몸을 보호하는 강장제이며 여러 가지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도 좋은 식물이다. 뽕나무는 흔하디흔한 식물이라 하여 우습게 여기지만 치료효과는 대단하다. 뽕잎을 어떤 방법이로든 장복하면 당뇨병, 고혈압을 비롯하여 폐질환, 관절염, 중풍, 거담, 두통, 눈병, 해열에 효험이 있다.

 

과일은 우수한 비타민과 당분 공급원이다. 잘 익은 과일은 맛이 뛰어나다. 벌레들도 이 맛을 알아서 과일이 익어 가면 자연히 벌레들이 많이 꼬이게 된다. 벌레의 공격을 막아 매끈하고 잘 생긴 과일을 생산하기란 쉽지 않다.

 

딸기처럼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과일의 경우 자연 상태에서보다 병균과 해충이 번식하기 쉽다. 따라서 더 많은 농약을 뿌리게 된다. 포도는 '다이센'이란 농약을 5~7월 사이에 열흘 간격으로 뿌릴 정도로 농약을 많이 쓴다. 수박에는 단맛을 내기 위해 설탕물을 주입하기도 한다.

 

덜 익은 귤은 카바이드를 써서 인공적으로 노랗게 익힌다. 귤을 싱싱하고 보기 좋게 하기 위해서 표면에 '왁스'를 바르기도 한다. 손으로 만져보면 반짝반짝 빛나는 물질이 묻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왁스가 벗겨진 것이다. 겨울 과일인 귤을 여름에 비싼 가격으로 팔기 위해 오랫동안 보관해야 하는데 이때에도 부패 방지용 약품을 쓴다. 윤기 나고 반짝반짝하고 탱탱한 모양 좋은 과일들은 위험한 식품들이다.

 

그래서 <밥상을 엎어라>의 저자는 반드시 제철과일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과는 수돗물을 틀어놓고 박박 씻어 먹어야 한다. 유기농 사과가 아니라면 껍질의 영양분을 포기하고 벗겨먹는 것이 좋다.

 

딸기는 5분쯤 수돗물을 세게 틀어놓고 흐르는 물에 씻어 먹는다. 그래도 표면이 울퉁불퉁하여 제대로 씻어지지 않는다. 소금물이나 세제를 쓰면 오히려 농약이 안으로 스며들 염려가 있다. 씻은 다음에 숯가루를 넣은 물에 담가놓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숯을 넣은 물에 과일은 1시간, 채소는 10분 정도 담가놓으면 숯에 유해 물질이 흡착된다. 숯은 햇볕에 말렸다가 다시 쓸 수 있다. 귤껍질은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껍질로 귤차를 끓인다거나 할 때에는 꼭 유기농 제품을 쓰도록 한다.

 

<밥상을 엎어라>의 저자 김제경 선생은 "우리나라의 전체 사망자의 4명 중 1명이 암 환자라는 이야기를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매년 약 10만 명 이상이 새로 늘어날 것이라고 보건복지부에서 추정하고 있다. 그런데 걱정스러운 것은 더 악화되면 되었지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라는 고민 속에서 책을 출간하게 된다.

 

암뿐만 아니다. 500만에 이르는 환자들이 당뇨로 고통을 받고 있다. 어린이들까지 아토피에 노출되어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질병으로 고통 받는다는 것은 우리가 너무도 자연을 멀리했고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으며 사랑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경북 울진의 한농마을에서 자연의 근본이 되는 흙만 해도 엄청난 치료의 힘이 담겨 있다는 것을 체험하며 살고 있다. 실제로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갔을 때 상처 부위에 흙을 덮어두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접합이 되는지 야생 동물들은 잘 알고 있다. 숲 속에 있으면 피톤치드(phytoncide) 향이 피곤한 심신을 새롭게 회생시켜 준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

 

자연의 품에 들어가 보면 산과 들과 바다에 건강식품과 치료 식품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흔하디흔한 쑥이며, 냄새가 싫다고 쳐다보기도 싫어하던 마늘이 얼마나 우리 몸에 좋은지 비로소 알게 된다.

 

하지만 우리의 식생활은 자꾸만 서구화되어가고 있다. 인스턴트식품에 인이 박히어 자신도 모르게 서양인들이 만들어 놓은 입맛에 끌려들어가 빠져 나오지 못한다. 이런 현상들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면, 어린이 성인병도 없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암으로 고통 받지 않을 것이다.

 

2006년 중국에서 수입한 김치는 17만 8천 톤이었다. 2001년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 유전자 변형(GMO) 콩의 수입은 625만 톤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다 400가지가 넘는 화학적인 식품 첨가물과 1,800가지의 향신료로 범벅이 된 가공식품이 더해져 우리의 건강은 방벽 없이 무너지고 있다.

 

최근 한 보고서에서는 청소년 범죄의 증가 원인을 이러한 인스턴트 식품, 오염된 식품을 섭취했기 때문이라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알레르기를 유발시키는 원인으로는 농약과 식품 첨가물, 대기 오염, 집안의 화학 물질, 먼지 등 다양한 인자가 있다. 인공 화합 물질에는 생명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유전자를 약화시키는 작용이 있다. 이런 것들이 몸속에 축적되면 성격이 난폭해지고, 나중에는 기형아 출산 위험마저 있다는 것이다.

 

유기농법은 화학 비료나 농약에 의존하는 근대적 농법의 폐해를 물리치고 환경 파괴를 수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력을 배양해 건강한 농작물을 생산하는 농법이며 유기농산물은 그의 결과물이다.

 

유기농업이 확대될수록, 유기농산물의 생산이 확대될수록 우리의 환경이 제대로 보전될 것이고, 환경 공해가 극복될 것이고, 우리 모두는 티 없는 웃음을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먹는 먹을거리와 환경에 정말 관심을 가지고 살아야 될 때이다. 유기농산물을 한 번 먹는다고 건강이 금방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먹는 것은 습관이다. 내가 유기농산물을 먹는다는 사실조차 잊을 정도로 습관이 되면, 어느새 감기를 달고 살던 이이가 쉽게 감기를 이기고, 언제부터인가 모르게 감기에 잘 걸리지 않게 되고, 예전보다 피곤을 덜 느끼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밥상을 엎어라>의 저자 김제경 선생은 20년 넘는 유기농업과 유기농식사를 통하여 스스로가 체험한 유기농음식에 대한 자료를 책으로 정리했다. 이 책에는 아픔은 어디에서 오는가? 무엇을 먹어야 하며, 무엇을 마셔야 하는가? 잠은 어디에서 자야하며 무엇을 입고 즐겨야하는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또한 약이 되는 음식으로 솔잎, 쑥, 민들레, 질경이, 진달래, 냉이, 쇠비름, 더덕, 참나리, 달맞이꽃, 옻나무, 칡, 인진쑥, 익모초, 산삼 등의 효용과 복용법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아울러 건강밥상을 위한 음식들로 청국장, 된장, 김치, 미강, 콩, 율무, 깨, 작두콩, 고구마, 도라지, 당근, 마늘, 생강, 양파, 배, 포도, 토마토, 딸기, 가지, 고추, 미나리, 브로콜리, 새싹채소, 신선초, 부추, 알로에, 미역, 다시마 등의 효용과 복용에 대해서도 다루었다.

 

<밥상을 엎어라>의 저자 김제경 선생은 1964년 경북 영주시 출신으로 삼육대를 졸업하고서, 경북 울진의 한농마을에서 20년 전부터 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농부이자 유기농 전문가다.

 

자연을 사랑하는 환경 친화적인 삶을 실천하기 위해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하면서, 자연의 순리에 따라서 자연의 풍요에 동참하여 생명을 돌보고 기르는 사람이다. 현재 전국유기농생산자연합회 지도위원, 한농마을 영업이사로 일하고 있다.


밥상을 엎어라

김제경 지음, 리즈앤북(2009)


#밥상을 엎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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榴林 김수종입니다. 사람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으며, 간혹 독후감(서평), 여행기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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