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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 민꼬나잉'.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 민꼬나잉'. ⓒ 5·18기념재단

2009광주인권상 심사위원회는 미얀마 민주화 운동가 민꼬나잉(47)을 2009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민꼬나잉은 세계가 주목하는 민주주의 운동가이며, 현재는 88세대 학생그룹(88 Generation Students Group)의 리더이자 대변인이다.

 

그는 지난 1988년께 전 버마학생연합을 조직해 이른바 '8888 항쟁'을 촉발시켰고, 이로 인해 20년형을 선고 받았다. 15년간의 수감생활 끝에 출소한 뒤에도 구속과 석방을 반복하며, 민주화 운동을 계속했다. 이후 2007년 샤프란(버마 승려복의 색인 선황색 상징) 항쟁으로 이어진 결정적인 시위행진을 조직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65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1988년 '왕을 정복한 자'라는 뜻의 민꼬나잉이라는 필명으로 ABFSU 강령에 서명한 이래, 이 이름으로 대중들의 주목을 끌었고, 그 때부터 동료들에게 이 이름으로 불려졌다.

 

2007년 시위를 조직한 혐의로 65년형을 선고받다

 

1980년대 중반 민꼬나잉은 시와 풍자만화를 통해 정치적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며, 딴 자(Than Gyat)라는 새해맞이 축제에서 민꼬나잉과 그의 예술단은 평화로운 '시민불복종'을 통해 국민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으며 버마의 자유와 민주주의 결핍을 주제로 공연을 펼치곤 했다. 민꼬나잉은 곧 동료 학생들과 버마 국민에게 영적인 지도자가 되었고 1988년 8월 ABFSU 의장으로 선출되었다.

 

당시 모든 형태의 시위는 군사정권에 의해 잔인하게 탄압을 받았고 수천 명의 운동가들은 국경지역으로 도피를 해야 했다. 기존 저항세력과 함께 무장투쟁을 벌이는 사람도 있었고 태국으로 탈출하는 사람도 있었다. 

 

민꼬나잉은 이 두 가지 길 중 어느 쪽으로도 가지 않았다.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꼬나잉은 사람들 곁에 남아 평화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 나가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1988년 <아시아 위크>와 한 인터뷰에서 그는 "저는 절대 죽지 않을 것입니다. 몸은 죽는다 하더라도 저와 같은 많은 사람들이 제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1989년 민꼬나잉은 혐의나 재판 없이 체포되고 구금되었다. 2년 후 민꼬나잉은 15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결국 2004년 풀려났다. 출소 후 1년도 되지 않아 1988년 봉기 때 두드러진 활약을 했던 운동가들과 함께 88세대 학생그룹을 설립하였다.

 

88세대의 지도자이자 대변인으로 민꼬나잉은 2006년 흰색 복장을 하고 정치 수감자를 방문하는 하얀 일요일 운동(White Sunday Campaign), 2007년 버마 정치위기에 대해 평화로운 해결책을 촉구하는 범종교 기도 모임(Multiple Religious Prayer campaign) 등 많은 운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다른 활동들은 교육, 인권에 대한 대중인식 제고, 시골 지역의 강제노동 근절, 에이즈 발병 퇴치를 목표로 이루어졌다.

 

운동가로 활동하는 내내 민꼬나잉은 "우리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우리에게 도전하거나 도발적인 행동으로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는 세력을 항상 염두에 두고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방식을 우리가 모방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가 온 것이다"라고 말하며 비폭력과 평화를 위해 계속 헌신해왔다.

 

평화적인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민꼬나잉은 또한 혼신을 다해 국제연대에 힘을 기울였고, 외부 세계에 버마 국민의 열망을 대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

 

군사정권에 의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88세대는 유엔, 전 세계 지도자 또는 국제 언론, 예를 들어 BBC,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 버마 민주의 소리(Democratic Voice of Burma)와 어떻게든 의사소통을 계속해 왔다. 게다가 버마 전역에서 편지를 모으는 열린 마음 운동(Open Heart Campaign)은 버마 정권에 의해 자행되는 체계적이고 만연한 학대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는 강력한 도구가 되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민꼬나잉은 2008년 미국 국제민주주의 대통령상, 2005년 미국 용기 있는 시민상, 2001년 노르웨이 학생평화상, 2000년 체코 호모 호미니(Homo Homini Award)상 등 주요 상을 여러 차례 수상하였다.

 

2009광주인권상 시상식은 5·18기념행사 당일인, 다음달 18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수상자에게는 한화 5000만원과 금장메달, 상장 등이 수여된다.

 

역대 수상자로는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전 대통령(2000년), 바실 페르난도 아시아인권위원회 상임위원장(2001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2002년), 단데니야 G. 쟈얀티 스리랑카 실종자기념회 사무국장(2003년), 아웅산 수지 버마민족민주동맹 사무총장(2004년), 와르다 하피즈 인도네시아 도시빈민협의회의 사무총장(2005년), 말라라이 조야 아프가니스탄 국회의원, 앙카나 닐라파이지트 태국 인권운동가(2006년. 공동수상), 레닌 라흐바니쉬 인도 PVHCR 의장, 이롬샤밀라 인도 인권운동가(2007년. 공동수상), 무니르 말리크 파키스탄 인권변호사(2008년) 등이다.

 

2009 광주인권상 수상자 결정문

 

버마의 민주주의와 인권상황은 여전히 암담합니다. 수많은 민주화운동가들은 아직도 차디찬 감옥에서 고단한 수감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는 버마의 민주화운동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버마 군사정부를 압박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나라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버마 문제를 애써 외면하고 있습니다. 2008년 유엔의 감바리 특사가 버마 군사정부의 샤프란 항쟁 유혈진압 후 버마를 방문하여 아웅산 수지 여사를 면담하는 등 국제사회의 관심을 직접적으로 나타냈지만 이 역시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버마의 민주화를 바라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실망만을 안겨 주었습니다. 이에 따라 버마의 민주화를 바라는 국제사회와 양식 있는 사람들의 보다 깊은 관심과 지원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입니다.

 

1962년 버마의 수도 양곤에서 태어난 민꼬나잉(Min Ko Naing)은 1988년 전국적인 규모의 全버마학생연합을 조직하여 이른바'8888 항쟁'을 촉발시켰고, 이로 인해 20년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그 후 15년간의 수감생활 끝에 출소한 후에도 구속과 석방을 반복하며 항쟁을 계속하였습니다. 그러다가 2007년 샤프란 항쟁으로 이어진 결정적인 시위행진을 조직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65년 형을 선고받고 끝을 알 수 없는 수감 생활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인권단체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버마에는 시위와 반정부 활동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민꼬나잉과 같은 양심수가 2,000여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2007년 5월 엄청난 자연재해가 버마를 휩쓸어 처참하고 비참한 상황이 지속되어 국제사회가 구호의 손길을 내밀었을 때도 버마의 군사정권은 이를 거절하더니, 이후 승려들이 주축이 되어 전국으로 이어진 샤프란(버마 승려복의 색인 선황색을 상징) 민주항쟁 역시 이를 취재하던 외국 언론인을 포함하여 최소 수백 명이 무력진압에 희생당하고 수많은 이들이 연행, 구금되었습니다.

 

2009년 광주인권상 심사위원회는 올해의 수상자로 버마의 민주화운동가인 민꼬나잉씨를 선정하였습니다. 버마의 민주화를 위해 자신의 삶을 바쳤던 민꼬나잉과 그 동료들의 모습은 오월 광주가 기억하고, 함께 하고자 하는 바로 그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심사위원회는 민꼬나잉과 버마의 정치범들이 조속히 석방되고, 버마의 민주화가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입니다.

 

 2009 광주인권상 심사위원회

 

 심사위원장 : 문영희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이사장

 

 심사위원

 김칠준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윤광장 5ㆍ18기념재단 이사장

 이정현 국회의원

 차성환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


#광주인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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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인 공무원으로서, 또 문학을 사랑하는 시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또 다른 삶의 즐거움으로 알고 사는 청소년선도위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과 아름다운 일들을 찾아 알리고 싶어 기자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한 일, 시정소식, 미담사례, 자원봉사 활동, 체험사례 등 밝고 가치있는 기사들을 취재하여 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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