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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에 투입된 일용 인부들이 22일 작업하고 있다.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에 투입된 일용 인부들이 22일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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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환경운동연합 회원인 우정희씨가 22일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과 관련해 일자리 분야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회원인 우정희씨가 22일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과 관련해 일자리 분야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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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발표대로 한다면 하루 현장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은 500~600명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 와서 보면 알겠지만, 40명 안팎 밖에 안된다."
"공사에 투입된 인력도 상시 근무하는 관리직이고, 신규 일자리 창출은 거의 없다. 일자리의 질이 중요한데 단순 노무 일용직이 많다."

이는 '낙동강 정비사업 일자리분야 시민모니터링단'에 참여하고 있는 조사요원들이 밝힌 내용이다. 운하반대낙동강시민행동은 지난 3월 23일부터 한 달 동안 "낙동강 정비사업 화명둔치 현장"에서 인력 투입 현황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22일 운하반대낙동강시민행동의 모니터링 현장을 취재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과 습지와새들의친구, 생명그물, 부산녹색연합은 돌아가면서 현장 조사하고 있다.

이들이 조사하고 있는 곳은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현장이다. 부산광역시가 시행청이며, 태안종합건설과 아남종합건설이 시행자이며, 별도의 감리업체가 있다. 기공식은 2007년 7월 열렸고, 2010년 12월 완공 예정이며, 총 383억 원이 투입된다.

남해고속도로 낙동대교와 공사가 한창인 화명대교 사이 낙동강의 부산 쪽 둔치를 말하는데, 이곳에는 야구장과 다목적광장, 테니스장, 농구장, 게이트볼장, 민속놀이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축구장, 중앙광장 등이 들어서고, 나루터와 수생식물원도 들어선다.

부산시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 3월 6일 부산 강서구 낙동강 둔치에서 `4대 강 살리기 선도사업'인 낙동강 대저지구 생태하천 조성사업 기공식을 가졌다. 부산시는 2015년까지 북구 화명동에서 사하구 하단동에 이르는 길이 20.26㎞의 낙동강 본류를 비롯해 서낙동강(18.55㎞), 평강천(12.54㎞), 맥도강(7.84㎞) 등 3개 지류의 물길을 복원하고, 생태공원과 에코 벨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화명지구는 '4대강 살리기 7대 선도사업'에 포함된 곳이다.

운하반대낙동강시민행동은 "낙동강권 선도 사업지구 중 화명둔치 사업지구는 1406명을 창출한다고 하고, 화명둔치 사업지구는 4대강 살리기 낙동강권 선도 사업지구 중 유일하게 공사가 진행 중인 곳"으로, 일자리 분야 모니터링을 벌이게 된 이유를 밝혔다.

22일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몇명 보인다.
 22일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몇명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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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식대로 할 경우 하루 500~600명 일해야"

시민행동은 정부 발표대로 할 경우 화명지구사업에는 하루 500~600명이 일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 시민행동은 정부의 일자리 방식에 따라 화명지구 일자리를 추산해 보았다.

시민행동은 "정부는 취업유발계수가 10억 원당 하루 16.6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데 화명지구 사업비를 비율로 따지면 하루600명 이상이 일하고 있어야 하고, 4대강 정비사업에 14조 원을 투입해 2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하는데 총사업비 비율에 따라 화명지구를 비율로 따지면 500명 이상이 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시민행동은 "화명지구를 통해 1회 1406명의 인력을 쓸 수 있다는 말이 있어, 기준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부산시와 정부 등에 문의했지만, 화명지구의 정확한 일자리는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시민행동은 모니터링에 들어가면서 "2007년 7월 23일부터 현재까지 토목분야에 투입누계인원은 인력 1만3078명, 장비 3528명이라고 한다"면서 "그러나 하루 평균 30여 명이 일을 한다고 해서 하루 3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지는 않을 것이며 이것이 정부가 말하는 '신규 일자리 창출'을 뜻하는 것인지는 의문이다"고 밝혔다.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의 하나로 조성된 광장(왼쪽)이며, 저 멀리 화명동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의 하나로 조성된 광장(왼쪽)이며, 저 멀리 화명동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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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하루 투입된 인력은 44명

화명지구 사업 현장에서는 감리업체가 시공사에서 보내온 인력 보고서를 받아 정리하고 있었다. 태안․아남종합건설에서 매일 투입된 인력을 감리업체에 보고하는 것이다. 이 보고서만 보면, 현장에 몇 명의 인력이 투입되었는지 파악할 수 있다.

22일 화명지구 현장에 투입된 인력은 44명이었다. 인력은 토목과 장비로 나누는데, 장비는 덤프트럭 등의 운행에 들어간 인력을 말한다. 토목 분야에는 반장 4명과 직원 12명, 조경 3명, 전기 5명, 기타 13명이 투입됐으며, 장비 분야에는 백호우(2명)․로라(1명)․덤프(1명)․기타(3명)에서 총 7명이 투입돼 있었다.

시공사는 별도의 하청업체를 쓰고 있는데, 이날 감리업체에 보고된 인력은 하청업체까지 포함된 것이다. 인력 가운데 '기타'는 일용직 내지 비정규직이다.

모니터에 나선 부산환경연합 소속 우정희씨는 "매일 감리사무소에 들러 인력을 파악하고, 걸어서 현장을 돌면서 실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를 파악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초 광장 조성공사를 할 때 잔디를 심는 작업을 했는데, 그 때 아주머니 등 좀 많은 인력이 동원된 적이 있었고, 그것도 며칠 한 게 아니었다"면서 "관리직은 거의 그대로인데, 신규 일자리라고 해봤자 일용직 등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그는 "토목이나 건설 공사로 인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하지만, 부산지역의 경우 고층 아파트 등 재개발 공사를 많이 하고 있는데, 그러면 왜 부산은 경기가 살아나지 않느냐"면서 "정부가 밝힌 4대강 정비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은 허구라 본다"고 덧붙였다.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은 2010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은 2010년 12월 완공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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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에 투입된 포크레인이 서너명의 인부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에 투입된 포크레인이 서너명의 인부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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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링단, 자료 취합해 이달 말경 결과 발표

일자리 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김경철 습지와새들의친구 사무국장은 "정부에서 밝힌 자료에 의하면 이곳에는 하루 수백명씩 일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관리직까지 포함하더라도 50명 정도"라며 "4대강 정비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은 허구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는 사람이 손으로 하는 일보다 포크레인 등 장비로 하는 게 더 많다"면서 "거의 대부분이 일용직 등 비정규직이 많은데, 그것을 두고 '녹색 일자리 창출'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최대현 생명그물 사무국장은 "정부 발표대로 할 경우 화명지구에는 하루 평균 500~600명은 일해야 한다"면서 "그런데 관리직까지 포함해서 40명 안팎으로, 거의 일하는 사람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 사무국장은 "현장 모니터링은 24일까지 하게 되고, 자료를 취합한 뒤 분석해서 이달 말경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 공사 현장의 일부 구간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 공사 현장의 일부 구간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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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 공사 현장으로 한 장소에서 포크레인과 트럭이 동원되어 작업하고 있다.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 공사 현장으로 한 장소에서 포크레인과 트럭이 동원되어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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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용역 많아 ... 감리단장 "일자리 창출에 효과"

이날 화명지구 현장에서 하청업체 관계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지금 일하는 사람들은 인력시장에서 데리고 왔는데, 요즘은 평균 3~5명씩 데려오고 있다"면서 "언론에서는 일감이 없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편안한 일만 찾아서 그런지 일할 사람이 부족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용역 인부의 노임단가는 6만5000~6만8000원 정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감리업체 측은 인력 보고를 거짓으로 할 수 없고, 4대강 정비사업이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박광조 감리단장은 "시공사에서 인력 보고를 거짓으로 해봤자 이익 볼 게 없다"면서 "시공사에서 감리단에 올라오는 인력 보고서는 정확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에는 장비를 움직이려면 사람이 있어야 하고, 하도급을 하더라도 사람이 있어야 한다"면서 "4대강 정비사업을 할 경우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있고, 건설은 어느 정도 비정규직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회원 우정희씨가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의 일자리분야 모니터링을 위해 감리단 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부산환경운동연합 회원 우정희씨가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의 일자리분야 모니터링을 위해 감리단 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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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은 남해고속도로 낙동대교와 새로 짓고 있는 화명대교 사이에 조성된다. 사진은 화명대교 공사 현장 모습.
 '낙동강 화명지구 하천환경 정비사업'은 남해고속도로 낙동대교와 새로 짓고 있는 화명대교 사이에 조성된다. 사진은 화명대교 공사 현장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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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낙동강, #4대강 정비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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