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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은 21일 경남한살림 초청으로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강당에서 '행복한 생명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법륜 스님은 21일 경남한살림 초청으로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강당에서 '행복한 생명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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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지도법사할 때 학생이 집시법 위반으로 감옥에 갔다. 엄마가 매일 조계사에서 기도하며 풀어달라고 했다. 학생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집행유예로 나왔다. 그런데 3개월 뒤 교통사고로 죽었다. 그랬더니 부모가 감옥에 있었으면 안 죽었을 것이라고 하더라.그 학생은 집행유예를 받지 않았으면 죽지 않았을 것이다. 석방된다고 무조건 좋아할 게 아니다. 여러분들은 자꾸만 무엇을 해달라고 하는데 무엇을 알고 그러느냐."

"경제위기다. 다 부정적으로 가는데, 긍정적인 면도 있다. 환경적으로 보면 긍정적이다. 우리가 몇 십년을 운동하는 것보다 에너지 절약이 많아지고 소비도 줄어든다. 어떤 사건이나 일은 존재하는 것이지 긍정도 부정도 아니다. 좋게 보느냐 나쁘게 보느냐는 우리의 마음이다. 그러니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보아야 한다."

법륜 스님은 21일 오전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강당에서 경남한살림 초청으로 "행복한 생명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법륜 스님은 강연에 앞서 참가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는데 한 여성이 "미운 남편 사랑하는 법"에 대해 물었다.

이에 법륜 스님은 "이 말을 남편한테 꺼내면 싸움이 될 수도 있다"면서 "어떤 상황에서 그 말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옷을 벗어야 하느냐 입어야 하느냐가 있다, 목욕탕에 들어가면 옷을 벗어야 하고 밖으로 나오면 옷을 입어야 한다, 거꾸로 하면 안된다, 상황에 맞게 하는 것이 지혜다, 그런 지혜가 있으면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륜 스님은 "개인에 관한 것은 국가든 사회든 간섭하지 말라고 헌법에도 보장해 놓았다"면서 "그래서 타인의 신앙을 존중해야 하고, 그것을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하며, 시비하기 시작하면 내 것은 옳고 남의 것과 싸우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앙에 대해서는 논쟁을 하게 되면 시비가 일어난다"고 덧붙였다.

법륜 스님은 21일 창원에서 강연하기에 앞서 한 참석자한테 책에 서명하고 있다.
 법륜 스님은 21일 창원에서 강연하기에 앞서 한 참석자한테 책에 서명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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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롭다거나 행복하다는 마음의 작용이다. 배고프다는 육신의 작용이다. 육신의 작용은 육신을 통해서, 마음의 작용은 마음의 원리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 육신이지만 마음과 밀접하게 관계가 있을 때는 몸과 마음을 다 다스려야 한다. 남편 때문에, 시부모 때문에, 몸 때문에, 돈 때문에 괴롭다고 한다. 괴로운 게 대부분 사람과 돈, 건강이다. '무엇 때문에'라는 것을 버려야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는 태양이 뜨면 지는 게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다가 태양이 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구가 도는 것이다. 자기 눈에 보이면 해가 뜨고 안 보이면 지는 것이다. 해가 뜨고 지는 게 아니라 내 눈에 보이고 안 보이고의 문제다. 태양이 뜨고 안 뜨고는 내가 보이는 대로 생각하는 착각의 문제다. 그것은 내 착각이지 해와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런 것처럼 우리가 착각한다."

법륜 스님은 "행복도 마음의 원리를 몰라서 착각한다"고 말했다.

"남편이 왜 미울까. 내가 원하는 것을 늘 상대방이 해주면 내가 행복을 느끼고, 그렇지 않으면 미워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정말 마음이 그러냐. 상대방이 나를 끔찍하게 사랑해 주면 나는 과연 행복한가. 대표적인 게 성추행이다. 상대방은 좋다고 껴안아 주고 하는데, 그러면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 여기나. 아니고 성추행이다. 그런데 그 사람한테 물으면 사랑한 게 죄라고 한다. 그는 나를 좋아하지만 나는 그를 좋아하지 않으면 괴로운 것이다."

법륜 스님은 "괴로울 수밖에 없는 수많은 핑계를 대고, 그것을 합리화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불행한 것이고, 불행은 자기가 만들고 있는 것이며, 불행한 것은 굳이 말하면 자업자득이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자업자득이 보복의 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내가 전생에 저 사람한테 돈을 빌려서 지금은 돈을 빌려주었는데 못 받는 것이라고 여기면 안된다. 그것은 잘못이다.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면 괴로워진다. 사랑하는 마음은 내가 행복해진다는 원리다."

"이 세상에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은 좋은 사건과 나쁜 사건이 없다. 일 자체는 일일 뿐이다. 누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문제다. 누가 죽었다고 하면 다 슬픈 일이 아니다. 미운 사람이 죽으면 웃는 일도 있다. 죽음 자체는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아니다. 그것은 내 마음의 작용이다."

법륜 스님이 21일 오전 대한적십자가 경남지사 강당에서 강연하기에 앞서 참석자들과 몸풀기를 하고 있다.
 법륜 스님이 21일 오전 대한적십자가 경남지사 강당에서 강연하기에 앞서 참석자들과 몸풀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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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은 "남편에게, 자식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나는 잘한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남편도 아이들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유는 마음의 원리다. 문제는 그것을 아느냐 모르느냐의 문제이고, 그것에 따라서 자기의 삶을 사느냐의 문제다"고 설명했다.

"남편이 어떤 여자와 차를 마셨다면 뽀뽀 안한 것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잤다고 하더라도 살림 차리지 않는다면 다행이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바람을 피운 것을 합리화하는 말이 아니다. 내가 그 사건을 알았을 때는 이미 일어난 사건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문제다. 늘 사건을 자기가 괴로울 수밖에 없도록 받아들이는 게 문제다. 사건에는 재앙이 없는데 내가 재앙을 만든다."

법륜 스님은 "마음이 맑나 탁하나도 중요하다"면서 "마음을 맑게 갖는 것은 욕심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욕심이 많으면 마음이 탁하다. 욕심을 내면 더럽다고 한다. 심보가 검다고 하는데, 욕심을 적게 가지면 그만큼 행복해진다. 적게 가지면 그만큼 행복해진다. 그래서 우리가 마음을 가볍게, 맑게, 긍정적으로 사물을 보면 누구나 행복해진다."

"아이가 1등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이가 2등만 하면 짜증을 낸다. 5등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아이가 2등을 해오면 행복해 한다. 공부야 잘하든 못하든 학교라도 잘 다녔으면 좋겠다고 여기거나 학교는 잘 안 다니더라도 사고나 안 쳤으면 하는 부모가 있을 것이다. 모두 마음의 문제다."

법륜 스님.
 법륜 스님.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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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일찍 들어오든 늦게 들어오든 자유로워져야 한다. 남편이 언제 들어올지 시계만 보고 있으면, 남편에 매달리는 것이다. 왜 거기에 전전긍긍하며 사느냐. 그렇다고 나도 밖에 나가서 바람을 피워라는 말이 아니다. 남편이 늦게 들어오면 그 시간에 자기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일찍 들어오면 대화도 할 수 있다. 문제는 자기 존재 자체를 하찮게 여기지 말라는 말이다."

법륜 스님은 "주부들의 입장에서는 여자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신적 존재다"면서 "요즘은 강한 엄마가 아니라 연약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아이한테도 나쁜 영향을 준다"며 걱정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나이가 들어 애를 낳았지만 엄마가 안됐다"면서 "옛날에는 나이 열일곱에 시집 가도 엄마가 됐다"고 덧붙였다.

"초첨은 내한테서 비롯된다. 남편과 아이, 경제위기를 탓할 게 아니라 내 탓이다. 내가 큰 죄를 지었다고 여겨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내 마음의 문제다."

법륜 스님은 21일 오전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강당에서 경남한살림 초청으로 '행복한 생명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법륜 스님은 21일 오전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 강당에서 경남한살림 초청으로 '행복한 생명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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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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