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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의 한 초등학교의 다목적 강당 건설 현장. 공사 때문에 운동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자재들이 여기저기 쌓여 있어 위험해 보인다.
 인천 부평의 한 초등학교의 다목적 강당 건설 현장. 공사 때문에 운동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자재들이 여기저기 쌓여 있어 위험해 보인다.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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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가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며 추진 중인 예산조기집행으로 학교에도 부작용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인천 부평의 일부 학교들은 이를 위해 수업이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강당과 체육관 등의 공사를 진행 중이라 학생들의 안전이 우려되고 있으며, 한 고등학교는 학교장이 바뀌면서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들여 교장실을 리모델링하고 집기를 바꿔 호화 교장실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 북부교육청에 따르면 부평지역에서 현재 다목적 강당을 짓고 있는 학교는 6개 초등학교와 2개 중학교 등 8개 학교이다. 이외에도 학교 자체적으로 급식실 등의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학교도 다수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초교의 경우는 급식실 보수 공사와 다목적 강당 신설 공사를 함께 진행 중이다. B중학교의 경우는 다목적 강당을 신축하려다 재산권과 환경권의 피해를 우려하는 이웃 아파트 주민들과 마찰을 빚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에 따라 공사를 진행 중인 학교의 학부모들은 안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A초교 학부모 C씨는 "수업이 진행 중인데 운동장 절반 정도를 막고 강당 공사를 하고 있고 급식실 공사도 하고 있으니 수업이 잘 진행되는지도 모르겠고 아이의 안전도 우려가 된다"며 "교육을 위한 시설이 생기는 것은 좋지만 방학 중에 공사를 해도 될 텐데 꼭 학기 중에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부교육청 교육시설과 담당공무원은 "강당 공사의 경우 예산 조기집행 때문에 지금 공사를 하는 것은 아니고, 예전에도 따로 건물을 지을 때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학기 중에 지을 수밖에 없었다"며 "학생들이 조금 불편을 겪을 수는 있지만 안전하게 공사를 하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D고교는 1000만원이 넘는 학교 예산으로 지난 3월부터 4월 초까지 교장실의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모든 집기를 바꿔 일부 교사들 사이에서는 "경제도 어려운데 굳이 교장실을 호화롭게 꾸밀 필요가 있느냐"며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행정실장은 "학교가 들어선지 8년이 됐는데 한 번도 교장실의 집기를 바꾼 적이 없어 이번에 교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바꾸게 된 것이고, 내부 바닥이 너무 더러워 바닥 교체 공사를 했을 뿐"이라며 "1000만원이 조금 넘는 예산이 들어갔지만 예산조기집행에 맞게 진행했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받은 사항이기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북부교육청은 지난 4월 9일 관내 초등·중학교 행정실장을 대상으로 회의를 개최해 예산조기집행을 강력히 주문했다. 예산조기집행을 위해 북부교육청은 올해 학교운영비의 72%인 1690억원을 상반기에 배정하고 현안사업비 2억5900만원을 3월에 배부했으며, 2008년까지 7월에 배부하던 건물유지비 23억원도 3월에 배부했다.

또한 이날 나종필 북부교육청 관리국장은 "단위학교는 학교 교육비의 64% 이상을 상반기에 집행하는 데 힘을 쏟고, 교육청과 함께 노력해 국가적 경제위기 상황을 주도적으로 극복하는 역할을 담당해달라"고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그:#예산조기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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