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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규씨.(자료사진)
 강경규씨.(자료사진)
ⓒ 박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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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사회봉사는 내 삶의 비타민'이 되었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상습도박 혐의로 지난 2월 5일 법원으로부터 160시간 사회봉사명령을 선고 받았던 방송인 강병규씨가 사회봉사 활동을 마치며 밝힌 소감이다.

법무부 서울보호관찰소는 16일 "강병규씨가 지난 3월 9일부터 시작한 사회봉사 활동이 오늘 저녁 6시에 끝난다"며 "강씨는 그동안 사회봉사명령 집행을 성실히 수행했다"고 밝혔다. 

법무부 서울보호관찰소 사회봉사명령 담당 보호관찰관은 "강씨는 집행 기간 중 한 번도 지각을 한 적이 없을 정도로 성실한 태도를 보였으며, 간호사 등 병원 관계자와 봉사활동을 함께한 사회봉사자들도 강씨의 봉사활동에 대해 좋은 평가를 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자신이 직접 작성한 소감문을 법무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강씨는 이 소감문에서 "저에게 실망하셨던 모든 분들께 온몸으로 사죄드리며, 저 자신에게도 납득할 수 있는 진정한 반성과 더불어 다시 한 번 앞으로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이 시간을 기회로 삼겠다는 결연한 마음으로 두렵지만 사회봉사 활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씨는 "사회봉사가 저의 잘못에 대한 체벌로서의 시간이 아니라 '왜 진작 자발적으로 이런 참된 시간을 갖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너무 커서 몹시 창피하고 부끄러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또 강씨는 "한 때 '나만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거야'라고 우쭐했었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는지 관심도 걱정도 신경도 쓰지 않았다, 진심으로 반성하겠다"며 "오늘 이 마음으로 매사에 감사하고 항상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며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돕는데 앞장서겠다,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아래는 강씨가 법무부에 제출한 소감문 전문이다.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마치며
내 삶의 비타민이 된 사회봉사
이렇게 어느덧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마치게 되니, 지난 겨울 제 인생 최대의 고비에서 주저앉을 뻔 했던 시간들이 제 가슴을 스쳐 가네요. 정말 많은 분들께 죄송하며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저는 '사회봉사명령' 이라는 단어는 그저 TV 뉴스에서나 보는 저와 전혀 상관없는 먼 나라 얘기인줄 알고 살아왔으며 제가 직접 이 징벌 성격의 사회봉사를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실망하셨던 모든 분들께 온몸으로 사죄드리며, 저 자신에게도 납득할 수 있는 진정한 반성과 더불어 다시 한번 앞으로의 인생을 설계하기 위해 이 시간을 기회로 삼겠다는 결연한 마음으로 두렵지만 사회봉사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또 '과연 내가 사회봉사를 소화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들.. 그리고, 다른 사회봉사자와 자원봉사자들에게 방해가 되진 않을까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사회봉사명령 시간을 모두 마친 지금 이 순간 소감을 말씀 드리자면 이번 사회봉사가 저의 잘못에 대한 체벌로서의 시간이 아니라 '왜 진작 자발적으로 이런 참된 시간을 갖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너무 커서 몹시 창피하고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오늘, 지난 3월 9일 법무부 서울보호관찰소의 봉사 프로그램에 따라 시작한 서울시립어린이병원에서의 사회봉사활동 160시간을 마쳤습니다.

이곳에서 의사․간호사 선생님, 자원봉사자, 또 저와 같은 처지의 사회봉사자 등 여러분들과 중증 장애를 겪고 있는 아이들의 식사․목욕 보조, 청소와 기저귀 교체 등 병동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함께 했습니다. 서투르고 부족했지만 할 일이 참 많았고, 처음에는 아이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지만 간호사 선생님들을 보며, '아! 이런 분들이 세상에 있어서 아이들이 병마와 싸우며 삶의 무게를 이겨내고 있구나'라고 믿게 됐습니다. 지면을 빌어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처음 서울보호관찰소에서 봉사활동을 어린이병원에서 실시한다고 들었을 때에는 그동안 뉴스, 시사고발 프로그램 등에서 일부 아동병원이나 장애아 보육시설이 열악하고 허술하게 관리되는 장면을 본 기억이 있어서 걱정을 하였는데, 이곳 어린이병원에 도착하여 현대적 시설을 눈으로 보니 가슴이 뭉클했으며,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해 주는 따뜻한 치료에도 감동 받았습니다. 비록 부모에게 버림을 받은 아이들도 있었지만, 이곳에서는 간호사, 사회 봉사자들이 그들의 형, 누나, 엄마, 아빠 등 새로운 가족이 되어주었 습니다. 저도 사회봉사 활동을 통해 삼촌 역할을 조금이나마 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사회봉사는 이제 마치지만, 앞으로 세상을 살며 모든 것에 감사하고, 이곳의 천사같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겨낼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함께 사회봉사 활동을 했던 분들도 모두 저와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순간의 잘못이나 실수에 의해 사회봉사명령을 받았지만 모두 정말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시더군요. 봉사활동 기간 중 제가 제일 게으르지 않았나 싶네요.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어떤 사회봉사자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자원봉사를 하러 오겠다"며 눈이 촉촉해져서 돌아가는 모습을 제 두 눈으로 직접 보았습니다. 저 또한 지금 그와 같은 생각이고 앞으로 꼭 자원봉사 활동을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때 '나만큼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거야'라고 우쭐했었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는지 관심도 걱정도 신경도 쓰지 않았었습니다. 진심으로 반성하겠습니다.

끝으로 저 때문에 고생하신 서울보호관찰소 사회봉사 팀장님, 담당 계장님 '정말 이렇게 바쁘고 좋은 일을 하는 공무원들도 있구나'라고 느낀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앞으로 오늘 이 마음으로 매사에 감사하고 항상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며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을 돕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정말 너무도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

그러고 보니『사회봉사는 내삶의 비타민』이되었나봅니다. 감사합니다

2009. 4. 16. 강 병 규


태그:#강병규, #상습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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