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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의 호서대학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있는 신아롱씨. 올해 졸업반인 신씨는 지금껏 학교를 다니면서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을 6번 받았다. 대출이자로 매달 납부하는 금액은 7만원. 이자를 납부할 때마다 아롱씨는 '화'를 지울 수가 없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 라는데 왜 정부에서 실시하는 학자금 대출 이자는 7%가 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취업을 한다고 해도 몇 년 동안은 원금 뿐만 아니라 높은 이자까지 갚으며 살아야 합니다."

공주교육대학교 05학번인 오수민씨. 학자금 부담이 너무 높아 일반대는 꿈도 못꾸고 부모님 권유로 학자금이 싸고 취업이 안정적인 교대를 선택했다. 처음 대학에 입학해 그가 납부한 등록금 100만원. 4년이 흐른 지금 143만원을 내고 있다. 매년 10% 가량 인상된 셈.

"남들은 한 학기 학자금이 1천만원 이라고 하지만 얼마 되지 않는 국립대 학자금도 큰 부담"이라고 밝힌 수민씨는 9학기째 재학하며 학자금 대출을 6번 받았다.

수민씨는 "통장에 잔액이 부족해 미처 이자가 빠져나가지 못할때는 계속되는 독촉전화에 시달린다"며 "언제 교사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젠 이자도 모자라 원금까지 내야 하는 상황이 두렵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노동당 충남도당(위원장 김혜영)은 '충남지역 대학생 학자금 대출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13일 오전 천안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노당 충남도당은 충남지역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건수와 금액이 매년 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학자금으로 대출받은 금액 가운데 연체 금액은 전국에서 3번째로 많다며 학자금 이자 지원 조례 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자리에는 학자금 대출 이자의 고통을 증언하는 대학생 신아롱씨와 오수민씨도 동석했다.

민노당 충남도당 "학자금 대출 대학생 비율 20% 넘을 것"

민주노동당 충남도당의 대학생 학자금 대출현황 분석발표 기자회견 모습.
 민주노동당 충남도당의 대학생 학자금 대출현황 분석발표 기자회견 모습.
ⓒ 윤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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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충남도당에 따르면 나사렛대, 남서울대, 호서대 등 충남에 본교나 캠퍼스가 소재한 33개 대학의 2008년도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건수는 5만4365건. 2007년보다 2천9백10건 증가했다. 2008년 대출금액은 2178억800만원으로 2007년보다 242억5500만원 늘었다.

지난해 학자금 대출 현황 분석 결과 충남지역 전체 대학생 중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의 비율은 16.5%. 충남지역 대학생 1백명당 17명의 학생이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빚을 내 당장의 학자금을 마련한 학생들은 이 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많은 대학생들이 정부보증 말고도 기타 금융권에서 대출로 학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실제 대출을 받은 학생들의 비율은 전체 학생 수의 20%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

지영철 민노당 충남도당 사무국장은 "충남지역 33개 대학 중 전체 학생 대비 대출을 받은  학생 비율이 20%를 넘거나 가까운 학교도 많다"며 "대학생 5명당 1명 이상이 학자금 대출을 받는다고 봐야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충남지역 대학생 학자금 연체금액, 전국에서 3번째로 많아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현황 분석결과 충남지역은 연체금액이 다른 광역시도보다 많았다.

지난해 충남지역 33개 대학의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5만4365건 가운데 원금 또는 이자가 1개월 이상 밀린 연체 건수는 866건. 전체 대출 건수의 9.3%를 차지했다. 연체 금액은 31억9600만원으로 조사됐다. 16개 광역시도의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현황과 비교했을 때 연체금액은 경기, 서울에 이어 3번째로 많았다.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의 금리는 연소득에 따라 무이자, 저리1종(3.3%), 저리2종(5.8%), 일반(7.3%) 등 4종류로 책정된다.

2008년 충남지역 33개 대학의 학생들이 이용한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의 금리별 구성 비율은 금리가 가장 놓은 일반금리의 대출이 2만2124건(40.7%)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저리1종 25%, 무이자 22.7%, 저리2종 11.5%순으로 집계됐다.

지영철 사무국장은 "무이자나 저리 대출에 비해 고금리의 일반대출 비율이 매우 높아 학생들의 이자부담이 막중하다"고 말했다.

김혜영 민노당 충남도당 위원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학자금 대출과 높은 이자로 이중 고통을 받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며 "향후 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학자금 이자 지원 조례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천안지역 주간신문인 천안신문 523호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충남학자금대출, #민노당충남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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