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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도에 사랑의지역아동센터 시설장을 맡기까지는 사회복지라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다니며 자원봉사를 했던 게 몸에 배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역아동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했고, 그 계기로 시설장까지 맡았습니다.

 

시설장을 맡기 전부터 음악학원에서 학원장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청소년들이나 교육문제에 관심이 많았어요.

 

한번은 가출한 청소년을 집에서 잠깐 보살펴 준 적이 있는데 이게 소문이 나서 그런지, 가출청소년들이 집에 꽤 찾아왔습니다. 저는 집에 아이들이 찾아오면 우선 밥을 배불리게 먹이고 설득해서 부모님과 연락을 취한 후 집에 다시 들여보냈던 적이 많아요.

 

그 아이는 부모와 중재자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제가 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9일 인천 부평구 청천2동 '사랑의 선교'교회(담임목사 장순홍) 2층에 위치한 사랑의지역아동센터에서 황미숙(47) 부평구지역아동센터협의회 대표를 만났다.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부평지부장과 부평구지역아동센터연합회장, 사랑의지역아동센터 시설장도 맡고 있는 황 대표는 살아온 삶 자체가 아동과 청소년의 복지를 위한 삶이었다. 오죽하면 지역아동센터의 시설장을 맡고 사회복지 공부를 시작하겠다고 하니 친구가 "네가 살아온 삶 자체가 사회복지인데 무슨 공부를 하냐"고 했을 정도다.

 

황 대표는 인천 도화동 출생의 인천토박이로 부평에는 1979년에 왔다. 1985년부터 음악학원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러다 1996년부터 사랑의지역아동센터(이하 센터)의 유소년 축구부 관련 봉사활동을 하다, 2004년부터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을 본격적으로 가르쳤다.

 

중간에 다시 학원을 운영할까, 고민도 있었지만 아이들과 센터 일을 나두고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을 마음이 허락하지 않아 계속 일을 했고, 결국 2005년에는 시설장까지 맡았다.

 

음악학원을 하며 만났던 아이들과 지금 센터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교육적인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 황 대표의 설명이다.

 

학원에서 만난 아이들은 유학을 갔다 오는 건 당연하고 부모가 입시학원에다 미술․음악학원까지 보내고 있으나, 센터의 저소득층 아이들은 학교 교육 이외에는 교육을 받을 곳이 없고 부모도 모르는 사이 방임되거나 방치되고 있었다.

 

"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이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돌보고 인성교육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공부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명방 정부의 교육정책에 의해 갈수록 교육의 양극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어요. 교육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일도 필요하고 지역아동센터가 저소득층 아이들과 학습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 지역아동센터를 그만두는 아이들이 많은데, 그 후 그 아이들을 책임질 공간이 없는 것 같아요. 고등학생 학습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이에 따른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센터에서는 지금 고등학생을 위한 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모두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가르치고 있다. 초등ㆍ중학생 학습프로그램도 고등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맡아 운영하고 있다.

 

황 대표는 정부에서 지원되는 220만원의 운영비로 센터를 운영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특히 센터에서 상근 중인 교사들이 많은 품을 내면서 힘들게 일하고 있는데, 임금을 많이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더 많은 품을 내달라는 요청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황 대표는 자신이 그 부담을 지고 일한다. 또한 미술심리치료ㆍ시간관리 프로그램ㆍ자기학습 프로그램 등 중ㆍ고등학생의 인성교육을 꼭 진행하고 싶은데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엄두를 못 내고 있다.

 

황 대표는 끝으로 각오를 밝혔다. "개천에서 용 났다는 말이 이제는 맞지 않다고 하지만, 현재의 상황에선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이 어려운 환경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중요한 것 같아요. 현재 운영 중인 센터나 맡고 있는 단체를 통해 아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린 내용입니다.


태그:#지역아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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