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간빙기라 부르는 과거 약 10000년 동안의 기후 변화는 빙하기(1만~160만 년 전)의 기후변화에 비해 유난히 안정된 상태를 보인다. 이러한 안정된 기후변화 속에 인간은 농업의 기반을 구축하였다. 하지만 과거 10000년의 기후변화는 그 이전에 비해 안정(주로 온도의 변화 폭이 적음을 의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문명의 붕괴(collapse)를 초래하였다. 즉 인간은 기후변화 및 기후변화에 의해 야기되는 작은 환경변화에 대해서도 매우 민감하게 영향을 받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기후온난화에 관련되어 야기될 미래의 대규모 환경변화에 대한 미래의 대책이 필요하다. 기후변화와 문명의 붕괴에 관한 연구는 이제 초보의 단계이다. 하지만 최근에 마야(Maya) 문명의 붕괴가 기후변화 때문이란 증거가 많이 나오고 있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출판된 대백과사전에 의하면 마야문명의 붕괴 원인을 알 수 없다고 기록하고 있다.

마야문명은 3000년 전에 발달해서 기원후 750-900년경에 붕괴된 위대하고 거대한 문명이었다. 그러면 마야문명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은 무엇인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마야문명은 장기적으로 오래 지속된 가뭄에 의해서 붕괴되었다. 역사적으로 현대사회는 몇 달 내지 십 년 정도의 지속된 가뭄은 잘 극복해왔다. 하지만 수 십 년 혹은 수 백 년 지속되는 가뭄은 고기후의 기록에 의하면 문명의 붕괴 원인이 되었다. 즉 장기간의 가뭄에 의한 인류의 반응은 인구의 이동이 일어나며 도시가 황폐화되어 버려지게 되고 마침내 붕괴된다.

멕시코에서 채취한 코아의 화분화석, 산소동위원소 및 퇴적물 연구에 의하면 AD 800-1000년경은 과거 약 6000년의 기간 동안 가장 건조했던 시기이며 이 시기는 마야문명이 붕괴된 시기와 일치한다. 또한 습윤과 건조(wet and dry)는 마야문명의 흥망성쇠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또한 멕시코의 유카탄반도에 위치한 호수의 퇴적물을 채취하여 과거 2600년의 기후변화 연구결과에 의하면 가뭄이 200년 주기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주기는 태양활동의 변화에 의한 우주생성기원 핵종(carbon-14 and beryllium-10)의 생성주기인 200년과 비슷하다. 이러한 사실은 마야문명의 붕괴를 초래한 가뭄은 태양의 활동에 달려있음을 의미한다. 즉 변덕스러운 태양과 태양의 밝기의 미묘한 변화(subtle variation)는 급격한 기후변화의 방아쇠가 되었으며 마야문명의 쇠퇴를 부추겼다. 부언하면 과거의 기록에 의하면 수 천 년 지속되었던 가뭄이 문명의 쇠퇴를 가속시켰으며 200년 주기의 가뭄은 단지 200년마다 되풀이되는 하나의 가뭄에 불과할 따름이다.

남미의 볼리비아와 페루지역에서 채취한 과거 약 3500년의 고기후 연구에 의하면 기원전 1500년경에 농업이 출현했으며 AD 1100년에 Tiwanaku 문명의 붕괴는 급격한 기후변화와 일치한다. 즉 B.C 1500년 이전은 건조(aridity)한 기후가 농업의 발전을 방해했다. 하지만 B.C 1500년부터 A.D. 1100년 기간 동안의 습윤(wet)한 기후로 인하여 농업이 발달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농업의 발달은 인구의 성장과 광범위한 지역에 인간의 정착을 부추기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AD 1100~1400년 동안 지속된 장기간의 가뭄은 농업종사자의 수를 감소시켰으며 이로 인한 농경지의 방치 등은 문명의 붕괴를 초래하였다.

가뭄에는 여러 주기가 있다. 하지만 20세기의 가뭄과 과거 2000년간의 가뭄을 비교해볼 때 가장 큰 차이는 가뭄의 지속기간(duration)이다. 20세기 가뭄의 지속기간은 몇 달에서 수 년 정도였다. 하지만 과거(2000년간)의 가뭄의 지속기간은 수 십 년에서 수백 년 동안 지속되는 장기간의 가뭄이다. 이러한 장기간의 가뭄은 미래에 일어날 것이며 이것은 미래 인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신임철은 현재 기상청에서 연구관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마야문명#가뭄#기후변화#빙하기#간빙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